IT공룡, 차세대 이동성 주시
  • 2015-02-10
  • 윤범진 기자, master@elec4.co.kr

미래 이동성(mobility)은 운전자와 주변 환경, 인프라, 일상생활의 모든 요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연결성을 요구한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 기업들이 가슴 설레는 이유다. 이미 자동차에는 다양한 IT 기술이 접목돼있다. 향후에는 자동주행을 목표로 새로운 IT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구글은 일찌감치 자동주행 자동차 개발에 착수했다. 또 인텔과 엔비디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 IT 기업들과 닛산, 토요타, 재규어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공동으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축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인 오토모티브 그레이드 리눅스(Automotive Grade Linux, AGL)”를 추진하고 있다.

똑똑해지는 자동차
자동차와 IT의 융합은 더 이상 낮선 현상이 아니다. 자동차와 IT 기술은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예를 들어 최근 자동차 엔진은 모두 전자적으로 제어되며 점화 타이밍, 연료 분사량 등이 ECU라고 불리는 컴퓨터에 의해 제어된다. 스티어링이나 브레이킹도 다양한 부분에서 컴퓨터에 의한 전자 제어가 이뤄지고 있다. 항공기는 전선을 흐르는 전기 신호로 제어하는 조종 시스템을 플라이 바이 와이어(fly-by-wire)라고 부르지만, 자동차는 그것을 모방해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 by-wire)라고 부른다. GPS 위성으로부터의 신호나 자동차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자이로센서와 가속도 센서 정보로부터 자세나 위치를 추정하고, 목적지까지의 최적 경로를 보여주는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일종의 컴퓨터다.
또 최근에는 차고지 진입이나 긴급 제동 등을 자동으로 판단해 운전자를 지원하는 기능을 탑재한 차도 등장했다. 예를 들어, 지능형 주차보조 시스템은 차량 측면에 있는 초음파 센서가 주차 공간을 탐지해 운전자가 별도로 핸들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을 알아서 조작한다. 향후에는 운전자가 주차장 입구에서 하차해 차량에 주차신호를 주면 차가 알아서 주차공간을 찾아 주차를 하는 무인주차 시스템도 개발될 것이다. 이는 다양한 IT 기술이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Google Car

지금까지 자동차에 IT 기술은 다수 탑재됐지만, 이러한 기술은 기본적으로 자동차 제조사가 주체가 돼 개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IT 회사들이 자동차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구글이 그 대표적인 회사다. 구글은 너무나 잘 알려진 검색 엔진과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 등의 인터넷 관련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IT 회사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과 미국의 유력한 로봇 벤처를 잇달아 인수하는 등 로봇 기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또 자동주행(셀프 드라이빙)의 실현을 목표로 셀프 드라이빙 카 프로젝트에도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토요타와 닛산, 아우디 등 유명 자동차 제조사가 자동주행 자동차 개발을 목표로 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그 투입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자동차 제조사는 몇 안된다.

반면, 구글은 20128월 프로토타입 자동주행 자동차의 총 주행거리가 무사고 30만 마일(48km)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후에도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 시가지에서 실증실험을 개시해 누계 주행거리 70만 마일(113km)을 기록했다. 처음에는 렉서스 등의 시판 차를 기반으로 개발했지만, 20145월에는 시판 차 기반이 아닌 처음부터 자체 개발한 자동주행 자동차를 발표했다. 이 신형 자동주행 자동차에는 지금까지 실증실험에서 쌓아온 제어 시스템이 탑재돼 있으며, 차 지붕에는 주위 360도를 커버할 수 있는 레이저 스캐너가 있다.

자동주행 자동차로 처음부터 설계됐기 때문에 핸들과 액셀, 브레이크는 포함돼 있지 않다. 대신 대상을 지정하는 터치스크린과 주행 시작 버튼, 정차 버튼이 준비돼 있다. 구글은 자동주행 자동차를 약 100대 생산해 2014년 여름에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그러나 주행 테스트 시에는 운전자에 의한 운전 조작이 가능한 차량을 사용함). 구글은 자동주행 자동차를 2017년에서 2020년 사이에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애플의 꿈
자동차는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교통수단의 하나이지만, 최근의 자동차는 센서와 컴퓨터, 네트워크 기능을 갖춘 정보 단말기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주행하는 자동차에서 얻은 데이터를 프로브카 데이터(probe car data)’ 또는 플로팅카 데이터(floating car data)’라고 하는데,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통정보를 생성하는 기술이 이미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을 통해 실용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혼다는 양방향 통신형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 인터 내비게이터에서 회원의 주행 데이터에서 생성된 교통정보를 이용해 정확한 경로 탐색이나 핀 포인트 일기예보 등을 실현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서비스는 닛산과 토요타, 노무라종합연구소, 파이오니아 등도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에 대응한 자동차는 통신 모듈이 탑재돼(휴대전화를 연결하는 타입도 있다) 있다.
자동차의 정보 단말기화에 따라 구글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공룡들이 이를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주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20143월에 출시한 iOS 7.1에서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의 연계 기능 카플레이(CarPlay)’를 도입했다. 카플레이는 아이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라이트닝 케이블로 연결해 SMS 및 통화, 음악재생, 지도 등 아이폰의 기능과 응용 프로그램을 자동차의 대시보드 화면과 음성인식 기능 시리(Siri)’를 이용해 사용하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지원이 필요한데, 현재 혼다, 페라리, 현대기아차, 벤츠, 볼보 등이 카플레이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알파 로메오, 아우디, 재규어, 포드, 푸조, 시트로엥, 미쓰비시, 닛산, 토요타, 스즈키, 스바루 등이 카플레이의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알파인과 파이오니아는 애프터마켓 시스템을 통해 카플레이를 추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
AGL

자동차에 탑재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해마다 고기능화 되고 있지만, 그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오픈소스로 개발하려는 프로젝트 오토모티브 그레이드 리눅스(AGL)”등이 활발히 추진돼고 있다. AGL20129월에 비영리 조직인 The Linux Foundation이 중심이 돼 시작된 프로젝트다. 현재 토요타, 닛산, 재규어 등 자동차 제조사와 인텔, 엔비디아, 파나소닉, 삼성전자, 후지쯔 등의 IT 기업, 덴소와 아이신 등 자동차 부품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AGL의 목표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레퍼런스의 제공이다. 20146월에 이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초판이 공개됐다. 이 소프트웨어는 리눅스 기반의 플랫폼 “Tizen IVI”에서 동작하며,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대시보드, 구글맵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블루투스를 통해 이용하는 전화 기능, SNS와의 연계 기능, 음성인식과 얼굴인식 기능 등 다양한 컴포넌트가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와 자동차 부품업체는 공통 기반이 되는 AGL을 이용해 고도화하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발기간을 크게 단축하는 한편 비용절감과 품질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교통사고 없는 세상
IT 회사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모빌리티의 관계는 해마다 더욱 공고해지고 있어, IT 기업의 차기 엘도라도로 표현해도 과장이 아니다. 특히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자동으로 핸들과 브레이크를 조종해 사고를 방지하는 등 첨단 운전자 지원 기술과 궁극적인 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 완전 자동주행 자동차는 IT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지금 추세라면 10년 이내에 자동주행 기능을 탑재한 자동차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또 최근에는 고령자의 운전 실수에 의한 사고가 늘어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운전지원 기술과 자동주행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가 보급되면 이러한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IT 기업의 본격적인 진출을 통해 자동차는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차세대 모빌리티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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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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