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노트] 3, 39.1, 74 … 경이로운 숫자
  • 2021-05-11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3나노

지금 10억분의 1m(나노미터)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전장은 반도체 초미세공정을 사이에 둔 대만TSMC,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시장이다. 반도체 회로의 선폭 단위인 나노미터(nm)는 최첨단 공정의 바로미터가 됐다. 선폭 크기가 작을수록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과 직결된다.

특히 같은 성능이라도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은 고성능 저전력을 추구하는 테크놀로지 트렌드와 부합된다.초미세 공정 7나노 이하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기업은 현재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이 두기업은 5나노 공정 상용화에 이어 이제는 3나노에 도전하고 있다. 초미세 공정에 들어서면서도 그랬지만 앞으로 그야말로 ‘머니게임’이다.

특히 공정이나 규모에서 TSMC에 밀리는 삼성은 3나노 공정에서 이를 역전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TSMC도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3’ 나노 공정 상용화는 향후 첨단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39.1

인간이 띄운 비행 물체가 지구아닌 행성에 처음 떴다. 미국 나사가 지난 2월 화성으로 보낸 퍼시비어런스 탐사로버에 실린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 이야기다. 화성 드론이라고 불리는 이 헬리콥터는 지난 4월 19일 드디어 첫 비행에 성공했다. 약 49cm, 무게 1.8kg의 초소형 헬기는 1차 비행 이후 5차까지 시도하여 비행 거리를 늘려갈 예정이다. 지금까지 주로 로버를 이용해 화성을 탐사했지만 비행체를 이용하면 훨씬 넓은 지역을 연구할 수 있다.
 
NASA의 Perseverance Mars 로버와 Ingenuity 헬리콥터(사진: NASA)
 
NASA의 Ingenuity 헬리콥터가 지난 7일, 화성의 라이트 브라더스 필드에서 남쪽으로 129미터(423 피트)의 새로운 비행장까지 편도 여행을 시도, 다섯 번째 비행을 완료했다. Ingenuity는 높이 3m, 39.1초 동안의 첫번째 비행에 이어 다섯번째 비행에서는 10m 고도 비행을 기록했다.(동영상 출처: NASA)

인저뉴어티가 화성 상공에 뜨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대기 밀도이다. 화성은 지구 대기 밀도의 100분의 1에 불과(중력은 1/3)해 지구처럼 날개를 회전해서는 비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지구 헬리곱터보다 8배 빠른 분당 2400회까지 회전(회전날개 1,2m)하여 비행할 수 있는 양력을 만들었다. 이렇게 3m 높이의 첫 비행에서 인저뉴어티가 머무른 시간은 39.1초였다. 이 짧은 시간으로 인저뉴어티는 단어 그대로 ‘독창성’을 발휘하며 인류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74

배우 윤여정이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당당히 오스카를 품은 이 배우의 나이는 74세. 연기경력 50여 년이 넘는 관록의 배우에게 오스카는 어쩌면 한 개의 트로피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단지 서양인 일색이었던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동양인 여배우라는 이력으로 전 세계의 이슈가 되었다.

그녀가 출연한 미국의 독립 영화 ‘미나리’는 한인 이민자 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영화로, 어디서든 잘 자라는 식물 미나리를 상징한다. 미나리라는 말 자체가 ‘물에서 자라는 풀 또는 나물’이라는 뜻으로 물기가 많은 곳이면 산다는 생명력과 적응력을 말해 주기도 한다. 3나노라는 장벽을 넘으려는 반도체 기업, 39.1초 동안 화성의 상공을 비행한 드론, 74세의 나이로 식지 않은 열정을 인정받은 배우의 나이. 이 경이로운 숫자들에 말 그대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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