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웨어러블 핵심 ‘배터리’ 기술이 차세대 기술 가른다
  • 2020-07-07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국내 연구진, 배터리 소재 및 용량 증가 등 성과 잇달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호가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전기차, ESS 등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소재 기술이 주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들이 최근 배터리 관련 연구에서 잇달아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화제다.



먼저, KAIST 강정구 교수와 숙명여대 최경민 교수 공동연구팀이 공기 중에 널리 퍼져있는 산소로 충전되는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공기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소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약 10배 큰 에너지 밀도를 얻을 수 있어 친환경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숙명여대, 리튬-공기 배터리용 에너지저장 전극 소재(촉매) 개발

연구팀은 원자 수준에서 촉매를 제어하고 분자 단위에서 반응물의 움직임 제어가 가능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공기 배터리용 에너지 저장 전극 소재(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소재개발을 위해 기존 나노입자 기반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원자 수준의 촉매를 제어하는 기술과 금속 유기 구조체(MOFs, Metal-Organic Frameworks)를 형성해 촉매 전구체와 보호체로 사용하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했다.


금속 유기 구조체는 1g만으로도 축구장 크기의 넓은 표면적을 갖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신소재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물 분자의 거동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물 분자를 하나씩 제어하는 기술도 함께 활용했다. 이 결과, 합성된 원자 수준의 전기화학 촉매는 금속 유기 구조체의 1nm(나노미터) 이하 기공(구멍) 내에서 안정화가 이뤄져서 뛰어난 성능으로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낮은 에너지 밀도의 한계로 인해 전기자동차와 같이 높은 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장치들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시스템들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높은 에너지 밀도의 구현이 가능한 리튬-공기 배터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다만 리튬-공기 배터리는 사이클 수명이 매우 짧아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기 전극에 촉매를 도입하고 촉매 특성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원자 수준의 촉매 도입 후 사이클 수가 3배 정도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촉매의 경우 크기가 1nm(나노미터) 이하로 작아지면 서로 뭉치는 현상이 발생해서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공동연구팀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원자 수준 촉매 제어기술을 사용했는데 물 분자가 금속 유기 구조체의 1nm(나노미터) 이하의 공간에서 코발트 이온과 반응해 코발트 수산화물을 형성했고, 그 공간 내부에서도 안정화를 이뤘다. 안정화가 이뤄진 코발트 수산화물은 뭉침 현상이 방지되고, 원자 수준의 크기가 유지되기 때문에 활성도가 향상되면서 리튬-공기 배터리의 사이클 수명 또한 크게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

KIST, 고용량 리튬이온 이차전지 제조 기술로 배터리 용량 25% 증가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소의 에너지저장연구단 이민아 박사, 에너지소재연구단 홍지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최근, 고용량 배터리를 위한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계 음극(-) 소재보다 전지 용량이 4배 이상 큰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의 고질적인 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기차의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리튬 배터리의 음극 소재인 흑연보다 에너지를 4배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실리콘이 음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계 음극이 포함된 배터리는 생산 후 첫 번째 충전 시 전력저장에 사용되어야 할 리튬 이온이 20% 이상 손실돼, 전체 배터리의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실될 리튬을 미리 추가하는 ‘사전 리튬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 제시된 리튬 분말을 이용한 방법은 폭발 위험성 및 높은 비용이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분말이 아닌 용액을 활용하여 ‘사전 리튬화’를 위한 전처리 기술을 개발, 실리콘계 음극의 리튬 소모를 차단했다. 개발한 용액에 전극을 5분 정도 담그기만 해도 전자와 리튬이온이 음극 구조 내부로 들어가는 ‘사전 리튬화’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손쉬운 공정이 가능해진 것은 리튬 분말을 전극에 첨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전극 내부로 전처리 용액이 빠르게 침투하여 균일하게 실리콘 산화물 내부로 리튬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용액을 이용해 5분간 전처리를 거친 실리콘계 음극은 첫 충전 시 리튬 손실이 1% 이내로 감소하여 99%를 상회하는 높은 초기 효율을 보였다.

KETI, 플렉서블 배터리 상용화 난제 극복해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전극 물질과 섬유 소재를 일체화하여 기계적 변형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고, 성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개념 전극 구조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사물인터넷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기계적 변형이 발생하는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성능 구현이 가능한 플렉서블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플렉서블 이차전지의 전극은 휘고 구부리는 기계적 변형에 취약한 금속박을 탄소 기반 기판이나 전도성 물질이 코팅된 고분자 직물로 변경하는 기술들을 중심으로 연구되어 왔다.

이 중 탄소 기반 기판의 경우 복잡한 제조 공정과 높은 비용이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고분자 직물의 경우 기계적 변형 시 균열 등이 발생하여 전극 구성 요소가 쉽게 분리되고 용량이 매우 작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에 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유지상 센터장과 우상길 박사팀이 국민대학교 김재헌 교수 팀, UNIST 이상영 교수 팀과 함께 개발한 전극은 PET 고분자 직물과 전도성 금속인 니켈(Ni) 층을 일체화시킴으로써 기계적 변형에 대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였으며, 갈바닉 치환법을 적용해 니켈의 일부를 리튬 저장이 가능한 주석(Sn)으로 치환하여 기존 대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 즉, PET 직물과 니켈?주석 합금이 일체화된 신개념 전극 구조체(Sn@Ni 섬유전극)를 개발함으로써 화학적·구조적 고유한 형태를 갖게 되어 기계적 내구성이 뛰어나며, 기존 전극보다 이온과 전자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이 기술은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국제 학술 저널 중 재료과학 분야 상위 10%에 드는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4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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