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전달하는 초고속 광전소자
  • 2016-12-05
  • 박종배 기자, jbpark@elec4.co.kr

- 2차원 반도체와 금속나노선를 융합한 신개념 나노광전소자회로를 구현

우리는 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빅데이터 시대를 살고 있다. 머지않아 사물인터넷이 본격적으로 구현되면, 현재 광범위하게 쓰이는 실리콘기반 전자소자의 정보처리 속도로는 늘어나는 데이터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전자의 이동속도가 갖는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이에 연구자들은 전자소자 대비 100배 이상 빠른 동작이 가능한 나노포토닉스(nanophotonics, 나노광자학)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나노포토닉스 기술의 핵심은 빛과 전기의 상호 전환을 이용해 신호를 만드는 광전소자이다.

광전소자의 성능을 실리콘 전자소자 수준 이상으로 높이려면, 우선 소자의 크기를 나노미터(nm) 수준으로 줄여 집적도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 통상 수백나노미터의 파장을 갖는 빛은(가시광선의 파장은 약 380~700nm) 회절한계1)에 부딪혀 성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전자회로를 좁은 수로, 전자를 돛단배, 빛을 여객선이라 가정한다면, 여객선이 돛단배보다 훨씬 빠르긴 하지만 비좁은 수로를 지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돛단배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속도가 훨씬 빠른 모터보트라면 어떨까?

 

나노구조물리 연구단(단장 이영희) 이현석 연구위원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 물질로 제작한 단일층 트랜지스터 위에 은나노선을 다리처럼 연결한 복합소자를 만들어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복합소자는 빛을 엑시톤이나 플라즈몬으로 전환시켜, 회절한계를 극복했다.

복합소자의 2차원 반도체가 빛을 받으면 엑시톤(exciton)이 만들어지며 광자를 방출한다. 광자는 지름 200나노미터, 길이 수십 마이크로미터의 은 나노선의 표면 플라즈몬(surface plasmon)으로 전환돼 나노선을 따라 지나가게 된다. 플라즈몬 광신호는 건너편 2차원 반도체 소자에 전달돼, 다시 엑시톤이 생긴다. 이 엑시톤은 다시 플라즈몬으로 변환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며, 정보를 담은 광신호가 전자의 움직임 보다 훨씬 빠르게 전달된다.

연구진은 엑시톤-플라즈몬 간 상호변환 뿐 아니라 서로 다른 2차원 반도체 물질 간 광에너지의 흡수·발광·변환에 의한 파장 변환 및 다중화 메커니즘을 실험으로 규명했다. 또한 은 나노선의 고효율 표면 플라즈몬 도파 로 광컴퓨팅에 필요한 엑시톤 트랜지스터, 엑시톤 파장 다중화장치, 고효율 플라즈몬-전기신호 변환기 등 나노광전소자회로 구성의 필수 요소들을 상온에서 구현해냈다.

복합소자에 활용된 2차원 반도체는 상온에서 엑시톤 발광의 전기적 제어가 가능하고 대면적 제작도 용이해 차세대 광컴퓨터 구현을 위한 소재로 적합하다. 기존에 널리 연구되어온 양자점(quantum dot)5)이나 양자 우물(quantum well)6)은 우수한 발광 효과를 가지고 있는 반면, 얇고 균일한 대면적 소재를 양산하기 힘들거나, 저온(1.4K 이하)에서 동작해 상용화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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