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버스 보조금 정책 변경 국내 기업 차질 불가피
  • 2016-03-07
  • 김언한 기자, unhankim@elec4.co.kr

중국이 전기 자동차 배터리 보조금 정책을 변경함에 따라 중국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KOTRA)의 최근 공시자료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설비공업사 장샹무(張相木) 사장(司長)은 지난 1월 23일 개최된 ‘2016년 전기 자동차 백인회 포럼’에서 리튬이온(Li-ion) 배터리를 전기 버스 배터리 보조금 대상 품목에서 잠정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기존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 배터리에 비해 진보한 기술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셀, 모듈, 팩 분야 등에서 안전성 확보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중국 정부는 안전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보조금 지급 방침을 유예한다는 입장이다.
잠정 조치이긴 하지만 중국 정부의 노정된 방침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재정부의 2017년 전기차 보조금 20% 규모 축소 및 2020년 이후 최종 폐지 계획과 동일한 맥락이라는 의미다. 
올해 초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역시 전기 자동차에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을 잠시 유예하는 방안에 대해 회원 기업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다수의 사람이 탑승하는 전기 버스에 리튬이온 배터리가 부적합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12월 홍콩에서 발생한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 버스 폭발 사건이 불씨를 당겼다.


국내 업체 차질 불가피
이로써 중국 전기 자동차 시장을 타깃으로 설정해 지난해 대규모 생산 라인을 구축한 국내 기업들의 계획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LG화학은 중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지난해 10월 중국 난징에 중국 투자 회사 2개사와 합작해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 자동차 5만 대(PHEV 기준 18만대) 공급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 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 만큼 2020년까지 생산 규모를 현재의 4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은 또 상하이 자동차, 동펑 자동차, 디이 자동차 등 중국의 유명 자동차 기업들에게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현재 공급 중이다.
삼성SDI도 지난해 10월 중국 시안에 연간 약 4만 대의 고성능 전기 자동차(순수 EV기준) 배터리를 제조하는 최첨단 생산 라인을 설립했다. 세계 버스 1위업체인 중국 위퉁사와 중국 내 트럭 1위 업체인 포톤 등 10여 개 현지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2015년 기준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HS Code 850760) 대외 수입 시장은 한국이 1위(31.58%)를 차지하고 있음에 따라 피해 규모는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진우 KOTRA 베이징 무역관은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전기 승용차 및 전기 트럭은 해당 사항이 없지만 전기 버스는 신에너지 자동차 목록에 등재될 수 없다”며 “배터리 업계의 핵심인 전기 버스는 차량 가격이 2 ~ 3억 원 수준이지만 1억 원 이상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는,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시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술적 한계로 아직 LFP 방식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 업체들이 전기 버스에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비중은 27%로 이번 정부 정책이 자국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020년 中 전기차 생산량 150만 
최근 2년간 중국 전기 자동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정부의 지원 정책 때문이다. 최근 중국 환경부 역시 2016년 계획으로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방출을 각각 3% 감소, VOCs(휘발성유기화합물)의 제로 증가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KOTRA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는 전년 대비 371% 증가해 10만 대에 육박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작년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의 생산량은 37만 9,000대를 기록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은 안정적인 성장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생산량은 150만 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NCM 배터리, 안전성 확보 시급
2015년 2월, 중국 과학기술부는 ‘국가 중점 연구개발 계획-전기자동차 중점 실시 방안’을 발표하고 전기 배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제시를 통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 개발을 요구해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의 커다란 수혜가 예상됐다. 국내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 NCM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순전기 자동차에는 대부분 NCM 배터리가 사용된다.
그러나 전기 버스에 주로 사용되는 배터리는 LFP(리튬 인산철 배터리) 배터리다. 2015년 11월, 중국 순전기 버스 총 생산량 중 LFP 배터리가 사용된 비중은 64.9%(1만 4,143대)에 이른다.
리튬 NCM 배터리가 갖는 안정성에 대한 단점 때문이다. 200 ℃ 이상의 온도, 손상, 합선 혹은 물과 접촉 시 폭발하는 위험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반면, LFP 배터리의 열 안정성은 NCM 배터리보다 높다. 350 ℃ 이상의 온도에서도 폭발하지 않는다. 손상되고 합선되어도 마찬가지다. 안전성 면에서 이점을 갖춘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LFP 추월
그러나 전기 자동차 배터리의 발전 방향은 리튬이온 배터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리튬이온 배터리는 2018년 생산량이 LFP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시장 점유율 25%를 넘어 2017년 50%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배터리 추진 정책과도 일치한다. ‘중국 중점 연구계획 신에너지자동차 중점 프로젝트 실시방안’에서 역시 2015년 말까지 전기 승용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200 Wh/㎏에 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90 Wh/㎏에 달한다. LFP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수준이 120 Wh/㎏에 머무는 것과는 큰 격차다. 분명한 것은 국내 기업이 당면한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성 확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세가 분명한 만큼 국내 기업은 NCM 배터리의 안전 관리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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