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해전술 통한 반도체 굴기 본격화
  • 2015-12-08
  • 김언한 기자, unhankim@elec4.co.kr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위기요인을 진단하고 대응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지능형 반도체 오픈톡 릴레이’가 지난 11월 4일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서울시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개최됐다. ‘지능형 반도체 시장 및 글로벌 경쟁동향’을 주제로 발표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의 안기현 본부장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설명한 것은 중국의 급성장이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공포스럽다. 인해전술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워 한국의 텃밭이던 메모리 산업에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기현 본부장의 강의를 정리했다. 
“최근 매스컴에서 주로 보도되는 내용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다.
작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9.2% 성장한 3,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디지털 가전 등의 등장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 중이다.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시장 규모는 매년 5%에서 10%씩 증가한다. 호황기 땐 10%, 불황기 땐 5%씩 성장하는 식이다. 반도체는 전자제품의 진화와 더불어 수요가 증가하기에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암담하지 않다. 일례로 스마트폰에 채용되는 반도체 비중은 2010년 35%에서 작년 47%로 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우울한 전망은 어디로부터 나온 것일까. 시스템 반도체 산업에 대한 낮은 경쟁력과 중국의 빠른 성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전 세계 반도체 판매액 3,500억 달러 중 시스템 반도체의 비중은 전체 중 60%에 육박한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20%가 조금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기업의 반도체 판매액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약 16.2%를 차지했다. 세계 2위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 때문이다. 문제는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의 고르지 않은 분포, 즉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편중에 있다.” 




中, 메모리 반도체 진입
“최근 중국은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을 통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전문업체 샌디스크(Sandisk)를 우회적으로 인수했다.
웨스턴디지털의 최대 주주는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으로 지분율 15%를 보유한 실질적인 주인이다.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1위 산업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 메모리 산업의 미래에 대한 관심을 폭발시켰다. 국내 관계자들도 중국이 한국을 따라오는데 5년이 걸린다느니 10년이 걸린다느니, 불가능하다느니 가능하다느니 의견이 제각각이다.
그러나 한국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경쟁력이 시장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가질 수 있는 최대 강점인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중국 정부가 그간 가장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이었다. 정부는 메모리 반도체 진출 기반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해오고 있다.
올 3월 중국의 서밋뷰 캐피털(Summi tview Capital)은 미국의 D램 설계업체 인터그레이티드 실리콘 솔루션(Intergrated Silicon Solution Inc., ISSI)을 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지난 4월엔 중국의 동심반도체가 한국의 메모리 설계업체인 피델릭스를 85억 원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꾀하는 모습이다.”   
中 팹리스, 상위 기업 9개로 증가
“반도체 산업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 IDM(종합반도체업체)이 주도했던 시대는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분업화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의 행보다. 팹리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 먹거리를 키워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대만의 기술력과 비교하면 다소 격차는 있지만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고 있다. 중국이 추진할 다음 정책은 공정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중국 팹리스 업체의 수는 2013년 580여개로 집계됐지만 실제론 8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숫자 뿐 아니라 영향력도 증대되고 있다.
세계 팹리스 상위 50개 기업에 포함된 중국의 팹리스 업체는 2009년 1개에서 2014년 9개 기업으로 늘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하이실리콘(HiSilicon)은 작년 매출액이 32억 달러를 기록해 8위에 랭크됐다. 이제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포함된 기업은 실리콘웍스(Siliconworks)가 유일하다.
2013년 중국의 상위 20개 팹리스 기업의 매출은 약 70억 달러 규모다. 우리나라 팹리스 전체 매출(17억 달러)의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국 팹리스의 제품 영역은 통신 분야가 전체의 4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가전(10%), RF(10%), 컴퓨터(9%), 스마트카드(9%), 멀티미디어(9%), 시뮬레이션(9%)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팹리스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팹리스의 규모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가공 능력 연 700만 장 
“중국의 파운드리 역시 성장하고 있다. 작년 중국의 파운드리는 세계 시장의 6.4%를 점유했다. 세계 10위 안엔 SMIC(5위)와 Hua Hong Grace(9위)가 진입해있다.
SMIC는 중국 내 12개의 팹을 보유함에 따라 총합 월 22만 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파운드리다. Logic, CIS, RF 등 다양한 공정을 제공한다. 작년 매출은 19억 6,900만 달러였다.  
Hua Hong Grace는 2012년 Grace Semiconductor와 Hua Hong NEC이 공동으로 설립한 기업으로 주력인 파워 소자를 비롯해 Logic, Mixed Signal, eNVM, CIS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하이에 12인치 팹 1개와 8인치 팹 3개 총 4개의 팹을 보유하고 있다. 합하면 월 15만 장 이상의 웨이퍼를 생산한다. 작년 매출은 6억 8,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파운드리 산업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장강삼각주에 가장 많이 분포해있다. 8인치와 6인치 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가공 능력은 연간 700만 장 수준으로 종사자는 2만 명으로 추산된다. 한국 파운드리의 가공 능력은 520만 장이다. 중국의 7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위 15개 파운드리 업체로 포함된 기업은 삼성(4위), 동부하이텍(10위), 매그나칩(12위) 3개 기업이다.”


수입량 감소…자급률 높아진 탓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의 행보가 연일 화두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한 반도체의 55.6%를 소비하는 최대의 반도체 소비 국가다(2013년 기준). 따라서 현재 중국이 원하는 것은 제품의 국산화다.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1.7%로 1/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으로 인해 전환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써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2013년 2,313억 달러에서 작년 2,184억 달러로 5.6% 감소했다. 중국 현지 기업의 성장때문이다. 
일본의 지능형 반도체 시장 쇠퇴로 인한 반사 이익 역시 미국과 대만, 중국이 가져가면서 중국의 작년 지능형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3.2%로 늘어나 우리나라와의 차이를 축소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시스템 반도체 생산은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생산액의 15.4%를 차지해 전년 대비 1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반도체 성장 목표
“중국 정부가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중국에 남아있는 공산주의 시스템은 목표 달성에 대한 추진력을 강화시킨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반도체 산업 연간성장률은 18%다. 또, 반도체 생산량 1,500억 개를 돌파하고 매출액 530억 달러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내수 시장의 국산화율은 30%로 잡았다.
이외에도 중국은 2020년까지 14나노 공정을 통한 양산을 실현시킨다는 방침이다.
주목해야할 것은 우리나라와 겹치는 사업 영역이다. 중국 역시 우리나라처럼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스마트 단말 등 중점 분야의 IC 설계 기술을 글로벌 수준으로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2030년 중국 정부의 시책은 간단히 말해 미국과 똑같이 가겠다는 것이다. 세계 일류 시장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팹리스 성장 방안 마련 시급
“그렇다면 이제 우리나라를 보자. 한국의 경우 팹리스의 수는 약 150개 정도로 추산된다. 문제는 수치상으로 과거 10년 동안 큰 변동이 없었다는 점이다. 창업과 사라짐의 반복이다. 최근 2 ~ 3년 동안은 창업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는 중소 팹리스 중심인데 인력, 투자, 신(新)시장 창출 등의 한계로 성장이 정체되면서 시스템 반도체 산업 역시 동반 정체의 길을 걷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팹리스를 대표하던 1세대 기업의 성장 역시 정체됐다. 대기업 종속 관계의 팹리스 매출만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들의 대기업 선호 역시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대학을 통한 인력 배출 규모엔 20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한국의 팹리스는 해외 진출 면에서도 중국, 대만 업체들에 비해 현지화 및 가격 경쟁력이 뒤쳐진다. 
중국의 확장으로 인해 주변 국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대만 역시 한국과 비슷한 처지다. 대만의 시장이던 중국을 중국 기업에게 빼앗기고 있어 시름이 깊다. 한국과 대만이 공조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새로운 숙제다.
이에 앞서 중국의 인해전술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규모를 늘리는 등의 대응책을 시급히 강구해 나가야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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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중국  

  • [ 방길남 2015-12-28 오후 5:0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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