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조기 진단하는 스마트한 바이오칩 / 센서
  • 2012-05-18
  • 편집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우리나라 학문 발전 및 연구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 연구 과제를 선정, 지원하고 있다. 전자과학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주요 연구성과 중 바이오칩/센서 연구, 태양에너지 활용 연구, 에너지 수확을 위한 나노 발전 기술 연구, 고효율 메모리 반도체 기술 연구에 관한 내용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인간이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감기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암 같은 난치성 질환까지 말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많은 질병을 정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인간의 평균수명도 크게 늘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모든 질병은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미 발병한 경우라면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질병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각종 바이오칩/센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수용체 단백질 기반 인공 후각/미각 센서
후각 수용체는 냄새물질을 인식하는 생체물질이다. 인간이 냄새를 인식하는 것을 모방해서 만든 인공 후각 바이오센서는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박태현 씨가 개발했다. 원리는 후각 수용체를 1차 신호변환기로 이용해서 생성된 1차 신호를, 다양한 2차 신호변환기로 증폭했다. 세포막에 발현시키기 어려운 후각 수용체를 대장균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했다. 인간의 후각 신경 신호를 모사하는 인공 후각 세포 유래의 나노베지클을 제조하여 탄소나노튜브 전계효과 트랜지스터(swCNT-FET) 등의 신호변환기에 적용해 인공 후각 바이오센서가 만들어진다.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미각 수용체를 이용해 미각 수용체 기반 인공 미각 센서도 개발했다.
수용체 기반 인공 후각/미각 센서는 기존에 상용화되어 있는 전자 코와 전자 혀의 선택도와 민감도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수용체를 직접 이용하므로 신경/신호전달을 가장 비슷하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냄새나 맛을 분류하기 위해 개발된 평가 척도는 식품, 생활용품, 더 나아가 생활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냄새들을 표현하기에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감각을 표현하는 적합한 용어나 코드를 정의하기 위해 인간이 느끼는 것과 같은 센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태이다. 인간의 감각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한 수용체 기반 인공 후각/미각 센서는 관능검사에만 의존하는 냄새나 맛 물질의 분류 및 정량적 분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인공 후각 센서는 식품, 음료, 환경 감시 등을 포함한 여러 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용체 생산 기술과 수용체 단백질 기반 바이오센서 제조 기술은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GPCR의 생산과 이를 이용한 GPCR 센서의 제조에도 응용되어 신약 개발 및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등에 연관되는 질병의 진단에 널리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체-비생체 융합 기반 3차원 바이오센서
바이오센서 신기술 및 진단시스템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유래의 단백질 나노입자를 유전공학적으로 재설계해 3차원 나노구조체와 융합함으로써 ‘고민감도’, ‘동시 다중 검출’을 구현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이지원 씨가 개발한 초고감도 진단시스템은 기존의 2차원 진단시스템이 갖는 검출 한도를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attomolar(10-18 M) 수준으로, 유전공학적 표면 개질을 통해 biotin과 protein A가 동시에 표면 표출된 바이러스 나노입자 및 3차원 석영 나노구조체를 이용해 ▲프로브 항체의 배향성 최적화 ▲항체의 활성감소 문제 해결 ▲항체의 3차원 고집적 고정화 ▲avidin 기판에 대한 범용적 응용성 확보 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조기에 검진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마련되어 질환 치료 및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현재, 단백질 나노입자 자체를 이용한 3차원 다층 나노구조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3차원 다층구조는 주로 비생체 고분자를 이용해 극단적인 pH 및 온도 조건에서 유기용매 화학처리를 포함한 장시간의 공정을 거쳐 제조됐다. 하지만 바이오센서 신기술은 DNA에 친화력을 갖는 박테리아 단백질 나노입자 및 금 나노닷 어레이를 이용하여 단백질 나노입자의 3차원 다층 나노구조체 어레이를 제조한다. 이 같은 구조의 진단시스템은 한 번에 유방암 및 대장암 표지인자를 동시 다중 검출할 수 있어, 단일 질환 진단에만 국한되어 있는 현재 진단기술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다.
사용된 단백질 나노입자는 대장균 배양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간단한 유전공학적 재설계를 통해 다양한 질환 특이적인 표지인자를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단백질 나노입자 프로브 제조도 가능하다. 비생체 3차원 나노구조체와의 융합으로 현재 진단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고민감도’ 및 ‘동시 다중 검출’을 모두 구현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진단시스템 개발에 범용적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질환 진단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종 병원체 및 유해물질 검출용 환경 모니터링 센서, 식품안전성 평가 센서 등 다양한 측정용 센서에 적용할 수 있다. 신약 선도물질의 초고속 검색시스템, 약물전달 나노시스템 응용 연구 등의 적용 분야가 매우 폭넓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압타머-질량분석 기술융합 통한 민감도 향상된 질병 진단 칩 시스템
동국대학교 의생명공학과 김소연 씨는 기존 바이오칩 시스템에 압타머와 질량분석기술을 적용해 진단시스템의 민감도를 기존 대비 1,000배 이상 향상시켰다. 질량분석기술은 항체를 이용해 질병진단 마커인 단백질을 검출하는 데 이용됐다. 이를 압타머로 대치함으로써 질량분석의 노이즈 문제를 해결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압타머는 제작방법이 복잡하고 전문성을 띠어 합성하는데 장기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이 기술을 대량생산기술로 개발함으로써 질병진단의 전처리 및 질량분석 노이즈 제거 기술로 사용해 질병진단의 민감도, 특이도를 향상시켰다.
질량분석기의 기술적인 한계에 지연되어 오던 질병진단 방법이 압타머와의 융합으로 다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압타머는 항체와 비슷하게 개발됐지만, 질병진단 응용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질병 진단 칩 시스템을 통해 질병진단 마커로서의 압타머 활용이 질병진단뿐만 아니라 환경진단, 식품 등 다양한 검출 분야에 응용될 것이라 기대한다.

3차원 나노구조체 기반의 광전기화학 세포 칩
3차원 나노구조체 기반의 광전기화학 세포 칩이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최정우 씨에 의해 세계 최초로 제작됐다. 새로운 광전기화학 세포 칩은 하나의 세포 칩에서 전기화학 측정과 광학적 측정법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다. 세포 칩 기술은 신약개발, 환경 모니터링과 같은 복합 생체 정보 분야의 필수 기술이나 효과적인 세포 측정 기술 및 바이오 플랫폼의 부재로 실질적인 응용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세계 최초의 3차원 나노구조체 기반 광전기화학 세포 칩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세포의 생화학적 구조 분석 및 세포 활성 분석을 동시에 탐지해 ▲암세포 측정 ▲항암제 스크리닝 ▲유해물질 탐지 ▲유해물질 세포 독성 평가 등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광전기화학 세포 칩의 파급 효과는 크게 국내 원천기술의 확보, 신산업 분야의 창출, 선진 의료 시스템 확립 및 보건 향상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광전기화학 세포 칩 연구 중 개발된 나노구조체 기술과 광전기화학 동시 측정법은 타 바이오칩 분야에도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어 진단/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칩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BT, NT, IT의 차세대 핵심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신산업 분야의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세포 칩을 재생의학의료 분야에 응용하면 환자 맞춤형 치료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새로운 형태의 진단 및 치료법을 제공해 보건시스템 향상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차원 나노구조체 기반 광전기화학 세포 칩은 기판 위에 살아 있는 세포를 직접 고정화하고 전기화학 측정법 및 라만 분광법을 도입해 세포를 다각도로 정밀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 전기화학 측정 및 라만 분광법은 프로브 표식 없이 세포의 생리 활성 변화를 고감도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항암제 효능 평가 ▲신약 개발 ▲독성 물질 측정  ▲물질 세포 독성 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최근 대체 의학 분야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는 줄기세포 기술을 결합시킬 경우,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고효율 줄기세포 칩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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