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일본이 2차 수출규제 한다면, 유력 소재 부품은 바로 이것
  • 2019-11-26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전자과학 신윤오 기자] 일본이 2차 수출규제를 단행한다면 이번엔 어떤 품목이 후보가 될까.

일본이 지난 7월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부품을 불시에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하면서 이 문제는 외교 문제로까지 번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이 수출규제 품목은 수출이 사실상 모두 허가되었지만, 수시로 변하는 외교 문제 상황에서 2차 수출 규제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에 이은 2차 수출규제가 단행된다면 그 후보는 어떤 소재 부품이 유력할까. 
 

최근 개최된 미래유망기술세미나에 나선 KISTI 데이터분석본부 김은선 본부장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발표를 통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 수출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데 직접적 의미가 있다”며, “사실상 추가적인 수출규제에 나선다는 것을 시사하고 결과적으로 공급의 불확실성과 수입 지연에 따른 관련 국내 기업들의 생산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산화니켈, 블랭크 마스크 등 7개 유력 후보  

이에 KISTI는 소재, 부품, 장비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공급망을 크게 흐트러뜨리고 수출통제 장기화 시 수습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품목들을 꼽았다. 일본이 추가적인 수출규제에 포함시킬 수 있는 품목의 조건 전제는, 대일 수입 의존도가 크고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공급 독점력이 절대적인 품목들이다. 다시 말해, 기술 격차가 커서 쉽사리 따라올 수 없는 품목 또는, 대체제가 없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 국가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품목이 그 대상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KISTI는 767개 품목을 분석하였고 대일 수입 비중(30% 이상), 수입액 1000만 달러 이상 품목을 대상으로 전문가 리뷰 등을 거쳐 최종 160개 후보군을 도출하였다. 이렇게 정밀한 분석을 통해 선정된 최종 위기 대응 전략 품목 10개는 ▲고순도 불화수소 ▲수산화니켈 ▲평판디스플레이용 블랭크 마스크(Blank mask) ▲반도체 제조용 포토레지스트 ▲실리콘 웨이퍼 ▲반도체 제조용 에폭시 수지 ▲수소연료 저장용 탄소섬유 ▲석영 도가니 ▲웨이퍼 가공용 CMP 장비 ▲포토레지스트 도포/현상기(Coater/Developer) 등이다. 

또한, 최종 위기 대응 전략품목 중 후보 품목은 ▲바니시(lacquer) ▲이차전지 제조용 분리막 ▲반도체 제조용 기기의 진공펌프 ▲저항가열식의 노(爐)와 오븐 ▲반도체 웨이퍼 wet etching machine ▲반도체 웨이퍼 세정장비 ▲패턴형성기 ▲수치 제어반 ▲전하결합소자 ▲반도체 웨이퍼용 검사기 등을 도출했다.  

대일 수입 의존도 최고 99.2% 품목도 있어

이 가운데 1차 수출규제 품목을 빼면 "수산화니켈, 평판디스플레이용 블랭크 마스크, 반도체 제조용 에폭시 수지, 수소연료 저장용 탄소섬유, 석영 도가니, 웨이퍼 가공용 CMP 장비, 포토레지스트 도포/현상기)" 등 7개 품목 중에서 2차 수출 규제 품목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들 소재 부품의 특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먼저 HEV, EV용 이차전지 양극활성물질인 수산화니켈은 대일 수입의존도가 98%에 이르는 소재이다. 수산화니켈은 니켈염 수용액에 수산화 알칼리를 가하여 생성된 녹색의 결정성 무기화합물로 산화 환원 특성이 강한 불용성 화합물이다. 주로 휴대 전화, 전동 공구, 디지털카메라, HEV EV 등에 사용되는 양극활성물질 및 첨가제로 사용된다.

니켈 수산화물 기반 배터리의 긴 수명, 최고의 신뢰성 및 우수한 성능이 품질을 좌우하는 품목으로 Norilsk Nickel, Kanssai Catalys, SMM 등이 주요 기업이다.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에 따른 관련 이차전지의 생산 증가로 양극재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2015년 이후 대일 수입이 급증하고 수입의존도가 최근 5년간 연평균 90%에 달한다. 일본이 이 품목을 수출 규제에 나선다면 영향을 많이 받을 후보 품목이다. 
 
품 목 명 전체
수입 금액
대일 수입 의존도 무역 수지
금액 비중 전체 대 일본
고 순도 불화수소 15,951 6,686 41.9 -14,377 -6,686
수산화니켈 7,381 7,235 98.0 -7,262 -7,235
평판디스플레이용
블랭크 마스크
2,780 2,322 83.5 -1,442 -2,284
반도체 제조용 포토레지스트 32,069 29,889 93.2 -24,416 -29,663
실리콘 웨이퍼 160,683 84,870 52.8 -859,740 -75,765
반도체 제조용 에폭시 수지 5,957 5,207 87.4 2,617 -5,192
수소연료 저장용 탄소섬유 11,119 4,353 39.1 2,203 92
석영 도가니 3,244 3,217 99.2 -3,042 -3,208
웨이퍼 가공용 CMP 장비 11,068 9,840 88.9 -9,901 -9,832
포토레지스트 도포/현상기 56,971 56,250 98.7 -54,780 -56,033
 최종 위기 대응 전략 품목(10개, 출처 KISTI)  (단위: 만 달러, %)

평판디스플레이용 블랭크 마스크는 석영유리 기판에 금속막과 포토레지스트가 도포된 상태의 마스크를 말하며 패턴이 노광되기 전의 마스크를 가리킨다. 호야(Hoya)가 세계 반도체 EUV용 블랭크 마스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품목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핵심 소재로 대일 수입 의존도가 83.5%에 이른다. 블랭크 마스크 시장은 니치 마켓으로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고객사가 가격에 대해 둔감하고 경쟁사의 진입 매력도가 떨어진다. 작업이 아날로그식 수작업이 많고 기술자 확보가 어려운 특성이 있다. 김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될 경우 호야가 독점하고 있는 UV용 블랭크 마스크의 수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용 에폭시 수지는 EMC의 핵심 원재료로 대일 수입 의존도가 87.4%이다. 일본 기업인 니폰 카야쿠와 미츠비시케미칼이 글로벌 시장을 독점해 온 반도체 EMC용 에폭시 수지의 경우, 일본이 내수 가격 대비 수출 가격을 2배 가까이 높게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해 오고 있고 최근에서야 국내 국도화학이 EMC용 에폭시 수지 개발을 발표할 만큼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크다. 최근 5년간 대일 수입 의존도를 보면 연평균 89%에 달한다. 

수소연료 저장용 탄소섬유는 탄소원소의 질량 함유율이 90% 이상으로 이루어진 섬유장의 탄소재료를 말하며 프리커셔라 불리는 전 단계 섬유를 소성하여 탄소만을 남기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도레이 첨단소재가 구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지만 원료는 일본에서 주로 수입하며 대일 수입의존도가 39.1%이다.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가 발생하더라도 수소차나 수소충전소향 판매 물량이 아직 많지 않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수소차 등 고품질을 요구하는 분야는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커서 도레이 등의 제품을 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탄소섬유 수급 차질이 발생시 수소차 생산이 어려울 수 있다. 
 

석영 도가니도 대부분 미쓰비시 매터리얼스, Shinetsu Quartz 등 일본 기업들이 생산하여 대일 수입 의존도가 99.2%에 달한다. 고순도 석영으로 만들어진 용기 또는 용융 포트인 석영 도가니는 주로 반도체 산업 및 광전자 산업용 단결정 실리콘을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대일 수입 의존도가 최근 5년 평균 82.8%인 이유는 국내 생산 기업이 없고 광전자용과는 달리 고순도 석영으로 만들어지는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석영도가니는 대부분 일본 기업이 만들고 있다. 

국산화 또는 공급선 다변화 기회로 삼아야 

웨이퍼 가공용 CMP는 반도체 표면을 화학적 및 기계적 방법으로 평탄화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로 실리콘 웨이퍼 제조나 산화막 CMP 공정, 금속막 CMP 공정에 응용된다. 대일 수입 의존도가 88.9%에 이르는 이 장비는 AMAT와 EBARA가 세계 시장과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케이씨텍이 기술 난이도가 낮은 제품 일부를 생산하고 있으나 국내 기술수준은 75%, 부품국산화는 60%에 못 미친다.  

포토레지스트 도포/현상기도 일본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독보적인 분야다. PR 도포기는 웨이퍼 표면에 감광액을 균일하게 도포한 후, 빠르게 회전하여 균일한 두께의 얇은 PR 막을 형성하는 기계이다. 현상기는 웨이퍼에 현상액을 뿌려가면서 노광된 영역과 노광되지 않은 영역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장비이다. 대일 수입 의존도가 98.7%에 달하며 TEL(Tokyo Electron), Tazmo 등 일본 기업이 주도한다. 국내에서는 세메스가 디스플레이용 도포/현상기를 생산하는 수준이다. 

김 본부장은 추가적인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대일 수입 의존도 해소가 어려운 이유는 일본과의 기술 격차가 크고 일본의 세계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또한 반도체 기술의 수명 주기가 짧고 지속적인 R&D, 규제 품목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국산화 대체 또는 공급선 다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보의 지원과 기업의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한국 소재, 부품업체들은 국산화라는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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