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 군중 이동 경로와 밀집도 함께 분석
AI 기반 군중 밀집 예측 신기술로 위험 예측 정확도 76% 향상
이태원 참사와 같은 다중밀집사고를 예방하려면 단순 인원수 파악을 넘어 인파의 유입·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KAIST 연구진이 군중 밀집 예측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축제·행사, 도심 교통 혼잡 완화뿐 아니라 감염병 확산 대응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KAIST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군중 밀집 상황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림 1. 연구팀에서 개발한 바이모달 학습(bi-modal learning) 기반의 군중 밀집 위험 예측 작동 흐름도.
1. 연구 배경
최근 도시 안전과 교통 관리, 감염병 대응 등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인구 이동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하려는 시도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대규모 축제, 스포츠 경기,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 혼잡 등은 모두 인구 이동을 이해하고 예측해야만 안전과 편의를 보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술은 주로 특정 지역의 인구수나 지역 간 이동량 중 하나만을 활용하여 혼잡을 예측해 왔다.
이러한 단일 정보만으로는 급격한 인구 집중이나 점진적인 이동 축적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사람들의 이동을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인구 특성과 지역 간 이동 흐름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바이모달 학습(bi-modal learning)은 이러한 두 가지 정보를 함께 학습하여 실세계의 복잡한 군중 이동 상황을 효과적으로 포착하는 방법으로, 안전 관리와 공공 서비스 개선에 중요한 기술적 발전이 될 수 있다.
2. 연구 내용
인구 이동은 특정 지역에 머무르는 인구와 지역 간 이동량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기록된다. 예를 들어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현재 몇 명이 머물고 있는지는 정점 기반 시계열(node-oriented time series)로 표현되고, 해당 역과 다른 역 사이를 몇 명이 오가는지는 간선 기반 시계열(edge-oriented time series)로 표현된다. 시간에 따라 이 수치가 연속적으로 기록되면, 각 지역 인구수와 이동 경로의 변화를 시계열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특정 지역의 혼잡은 단순히 해당 지역의 현재 인구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주변에서 유입되는 인구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정확한 상황 판단이 가능하다.
기존의 방법들은 주로 정점 정보 혹은 간선 정보만을 단독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접근은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는 급격한 변화는 어느 정도 포착할 수 있었지만, 점진적으로 이동량이 쌓여 혼잡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특정 역에 인파가 서서히 몰리는 경우, 단일 정보만을 활용하면 위험 신호를 미처 감지하지 못하거나 늦게 파악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두 가지 정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수집되고 표현되기 때문에, 단일 정보만으로는 복잡한 이동 양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KAIST 남영은 박사과정, 이재길 교수, 나지혜 박사과정 (우측 상단 왼쪽부터) 고려대 윤수식 교수,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송환준 교수
이에 이재길 교수팀은 정점 정보와 간선 정보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였다. 기존 방식이 단일 지표를 중심으로 예측을 수행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공간과 시간의 변화를 동시에 고려하는 3차원 소프트 대조 학습(3D soft-contrastive learning)을 도입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인접한 지역일수록 더 밀접하게 연결되도록 학습하는 2차원 공간 대조 학습과, 가까운 시점일수록 유사하게 인식되도록 학습하는 1차원 시간 대조 학습을 함께 수행한다. 이를 통해 정점 정보와 간선 정보가 서로 보완적으로 작동하여, 단일 정보만으로는 놓칠 수 있는 복잡한 이동 변화를 정확히 포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법론의 우수성을 실제 데이터로 검증하였다. 서울·부산·대구의 지하철 이용 데이터와 뉴욕의 교통 데이터, 그리고 한국과 뉴욕의 코로나19 확진자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고 가공하여 총 6개의 데이터셋을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제안한 방법은 기존의 최신 예측 모델 16종과 비교해 모든 경우에서 더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갑작스러운 이동 증가뿐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 상황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유지했으며, 종합적으로는 기존 우수 방법론 대비 평균 제곱 오차(MSE, Mean Squared Error) 기준 최대 76.1%의 성능 향상을 달성하였다.
3. 기대 효과
대규모 인구 이동과 군중 밀집 상황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일은 도시 안전 관리와 공공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환경에서는 특정 지역에 인파가 갑자기 몰리는 경우와 점진적으로 이동이 쌓여 혼잡이 발생하는 경우가 복잡하게 뒤섞여 나타난다.
따라서 다양한 이동 패턴에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군중 예측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제안하는 방법론은 두 가지 경우를 모두 포착하여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군중 안전 확보와 도시 교통 관리, 나아가 감염병 확산 방지 등 사회 전반의 안전과 편의성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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