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팀, 공정 변경 시에도 성능 유지되는 인공지능(AI) 개발
인공지능(AI)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 불량 탐지 시스템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KAIST 연구진이 재학습 없이 불량을 정확히 탐지하고, 최대 9.42% 성능 향상을 이끌어낸 AI 기술을 개발했다.
기계 교체나 온도·압력·속도 변화 등으로 제조 공정이 바뀌면 기존 AI 모델은 새로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었다. 이번 성과는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헬스케어 기기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운영 비용 절감과 활용성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연구진 (나지혜 박사과정, 이재길 교수(오른쪽))
KAIST(총장 이광형)는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제조 공정이나 설비가 바뀌어도 기존 AI 모델을 추가적인 불량 레이블링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계열 도메인 적응’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배경
최근 제조업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불량 탐지 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설비에 부착된 센서로부터 입력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설비 이상이나 불량품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실제 제조 현장에서는 생산 라인 변경, 설비 교체, 새로운 제품 도입 등이 빈번히 발생하며, 이때마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웨이퍼 공정 A라인에서 학습한 인공지능 모델을 B라인에 적용하면 센서 데이터의 특성이 달라져 불량 탐지 정확도가 크게 저하된다. 더 큰 문제는 두 라인에서 발생하는 불량 유형의 비율까지 다르다는 점이다. A라인에서는 환형 불량이 많았지만 B라인에서는 스크래치 불량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식이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센서 데이터 자체의 분포 차이만 해결하려 했지만, 불량 발생 패턴(레이블 분포)의 변화까지 함께 고려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생기는 불량 탐지율의 성능 저하로 새로운 공정에 대한 추가 레이블링에 대한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이 컸다.
연구 내용
이재길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정의 레이블링 없이도 기존 방법론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핵심 아이디어는 시계열 센서 데이터를 추세(장기 변화), 비추세(순간 변화), 주파수 세 가지 관점으로 분해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마치 의사가 환자 진단 시 맥박, 체온, 혈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센서 데이터의 다양한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도록 했다.
연구팀에서 개발한 ‘TA4LS’기술 개념도. 새로운 공정의 센서 데이터를 추세, 비추세, 주파수 성분을 중심으로 성분별로 유사한 패턴을 가진 데이터끼리 그룹화한다. 이를 통해서, 기존 모델의 예측 결과와 불량 경향성을 비교하여 불일치하는 경우 자동으로 교정함으로써, 공정이 바뀌어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상 운영 시에는 온도가 완만하게 상승하고(추세), 작은 진동만 있으며(비추세),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지만(주파수), 이상 상황에서는 이 패턴들이 모두 달라진다. 이러한 세 가지 관점을 동시에 고려하므로 원본 시계열 데이터를 세부적인 분해 없이 관찰할 때보다 불량 탐지 정확도를 더 높게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TA4LS 기술은 새로운 공정의 센서 데이터에서 이런 특성들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유사한 패턴을 가진 데이터끼리 군집으로 묶는다. 그다음 기존 모델과 예상된 패턴 군집이 불일치하는 경우를 찾아내어 올바른 군집에 맞게 자동으로 교정한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플러그인 형태로 설계되어 기존 방법에도 쉽게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에 구애받지 않고 간단한 추가 절차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4개의 벤치마크 데이터셋을 사용한 실험에서 기존 방법 대비 최대 9.42% 정확도 향상을 달성했다. 특히 본 방법론은 레이블 분포 변화가 큰 상황에서 효과적임을 보였다.
기대 효과
이 기술은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 확산과 보급에 매우 유용한 기술이라 생각한다.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이 늘어나는 제조 추세에서 생산 라인을 자주 바꿔야 하는 상황에 매우 유용하다.
또한 제조업뿐만 아니라 센서 기반 모니터링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 도입할 수 있다. 헬스케어에서는 착용 기기 종류가 바뀌어도 정확한 건강 상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스마트시티에서는 센서 교체나 환경 변화 시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공지능 시스템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인공지능 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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