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비행기의 열쇠, 새로운 연료전지 기술 등장
  • 2025-05-29
  • 윤범진 기자, esmaster@elec4.co.kr

전기차 시대를 이끈 리튬이온 배터리가 에너지 밀도 한계에 다다르면서, 항공·해양·철도와 같은 대형 운송수단의 전기화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이 기존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연료전지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료전지는 현재의 EV(전기차) 배터리보다 세 배 이상 높은 무게 대비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며, 전기항공기(electric aviation)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출처=MIT]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배터리가 아닌 ‘연료전지’ 형태다. 연료전지는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며, 배터리와 달리 충전이 아닌 연료 보충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기술의 핵심은 값싸고 풍부한 액체 나트륨 금속을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전기를 생성하며, 고체 세라믹 전해질을 통해 나트륨 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한다.

실험실 수준의 프로토타입 시험에서 이 연료전지는 킬로그램(kg)당 1,500Wh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실제 시스템 수준에서도 1,000Wh/kg 이상으로 환산될 수 있는 수치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약 세 배에 달한다. MIT 재료공학과 옛밍 치앙(Yet-Ming Chiang) 교수는 이 수치에 도달하는 것이 지역 항공 전기화를 가능하게 할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지역 항공은 전체 국내선의 약 80%와 항공 부문 탄소 배출의 약 30%를 치지한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약 300Wh/kg에 머물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탄소 배출 없이 작동할 뿐만 아니라, 운항 중 대기 중의 CO₂를 흡수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나트륨이 산화되면서 생성된 부산물은 대기 중 습기와 반응해 수산화나트륨(NaOH)을 만들고, 이는 CO₂와 결합해 탄산나트륨과 결국 베이킹소다로 불리는 탄산수소나트륨으로 전환된다. 해양에 도달할 경우 바닷물의 산성화까지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는 누출 시 폭발 위험이 크지만, 이 연료전지는 공기 중 산소를 사용해 반응하므로 두 가지 고농도 반응물이 밀폐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MIT 연구진은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프로펠 에어로(Propel Aero)’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했으며, MIT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The Engine’에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초기 목표는 대형 드론을 위한 벽돌 크기의 연료전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농업 등 실용 분야에서의 테스트를 1년 내 진행할 계획이다.

나트륨 금속은 과거 유연휘발유 생산에 사용되면서 대규모로 생산된 이력이 있고, 염화나트륨(소금)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리튬보다 훨씬 풍부하고 저렴하다. 연료 카트리지는 액체 나트륨으로 채워져 밀봉되며, 사용 후 교체식으로 리필 스테이션에서 재충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전기항공기뿐만 아니라 선박, 철도, 드론 등 다양한 고밀도 에너지 수요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으며, 미래 탈탄소 운송 시대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MIT 박사 과정 학생인 카렌 스가노(Karen Sugano), 수닐 마이어(Sunil Mair), 사히르 간티-아그라왈(Saahir Ganti-Agrawal)과 옛밍 치앙 교수 외 5명의 논문을 통해 저널 Joule에 게재됐다.

기사 출처: MI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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