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노트] 고래와 반도체, 의문의 숫자
  • 2022-11-02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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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애타는 마음으로 천을 덮어주거나 물을 뿌려주어도 역부족이다. 무게 때문에 바다로 다시 되돌려 보내봐야 겨우 몇 마리뿐이다.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눈앞에서 죽어가는 고래가 수 백여마리였다. 최근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벌어진 파일럿 고래(둥근머리돌고래)의 떼죽음 모습이다. 고래의 자살로 추정되는 좌초현상(Stranding)은 남미 아르헨티나 해변에서도 발견되었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은 모른다. 거대한 남방긴수염고래는 외상이 없고 사체가 멀쩡했다고 현지 외신은 전했다.



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포유류이지만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 생태는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이 고래들이 얼마 전 인기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고래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주인공이 인기를 끌면서이다. 흥미로운 것은 주인공 우영우 변호사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이다.

드라마 상에서 그녀의 휴대폰 뒷자리가 ‘5252’로 나왔는데 이는 고래를 좋아하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맞게 ‘52Hz 고래’를 암시한다는 것. 북태평양에 산다는 ‘52Hz 고래’는 고래의 의사소통 음역대인 12~25Hz보다 훨씬 높은 주파수로 소리를 내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주파수가 높아 다른 고래와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어서이다. ‘52Hz 고래’는 한 마리 뿐인지, 왜 그렇게 높은 주파수를 내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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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영화는 현실이 되었다. 개봉한지 20년이 훌쩍 넘은 영화 ‘아마겟돈’은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을 폭파한다는 스토리였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영화 ‘딥 임팩트’는 또 어떤가. 이 영화에서는 지구에 강타하는 혜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의 소재는 지구의 역사에서 비롯된다. 지금으로부터 6600백만 년 전,백악기 말기에 지구로 충돌한 소행성(지름 12Km)은 멕시코 유카탄반도 부근에 지름 150Km, 깊이 20Km에 달하는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며 생물의 75%를 멸종시켰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는 실제 있을지 모르는 소행성 충돌을 가정해, 실험에 나섰다. 나사는 지구와 1100km 떨어진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향해 ‘다트’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이 우주선은 9월27일 소행성과 정확하게 충돌하여 궤도를 바꿔놓았다. 이 실험의 성공으로 소행성과의 충돌 스토리는 지구방위 영화가 아닌 다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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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이 공개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미국의 안보전략은 경제적 군사적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든 아니든 간에 직간접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희의(NSC)가 발표한 ‘48’ 페이지 분량의 국가안보전략에는 유일한 경쟁자로 중국을 규정했고, 즉각적인 위협 요인으로 러시아를 명시했다. 우리 발등에 떨어진 문제는 미국이 핵심 경쟁국으로 지목한 중국과 싸우는 무대가 기술이라는 점이다.

이미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는 첨단 반도체 공정장비에 이어 부품 소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 반도체와 같은 특정한 첨단 반도체로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으로 들어가는 차세대 기술의 길목 곳곳을 차단해 기술 격차를 벌이겠다는 심산이다. 미래는 기술 패권을 쥔 자가 국방 우주분야에서도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그 첨예한 대립 구도에 한국이 끼여 있다. 반도체 산업이 수출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우리로써는 이 48페이지에 지나지 않는 보고서의 해독이 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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