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생기원 김보현 단장 “ 무늬만 디지털전환 아닌 왜 필요한지 인식해야... 중소기업 지원하여 경쟁력 키워주고 싶어”
  • 2022-03-08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중소 제조업 디지털전환 사업 추진, 인공지능 교육 통해 역량 강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지털전환추진단’은 제조 산업 지능화 역량을 강화하고, 제조업의 디지털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현 이낙규 원장 취임 초기인 2019년 초에 만들어졌다.

제조업이 국가 경쟁력의 중심인 우리나라는 독일,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서 스마트 제조로의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고, 이것은 자칫 혁신 성장의 모멘텀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원이 제조혁신을 시급하게 추진한 이유이다.
 
김보현 단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지털전환추진단


추진단의 목표는 내부 연구부서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생기원형 제조산업 분야의 디지털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전환 관련 대내외적으로 대응하고 협력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김보현 단장에게 연구원의 제조혁신 전략과 함께 디지털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중소 제조기업들이 디지털전환을 보다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업종별 제조지능화 기술을 플랫폼화하고,
이를 활용한 성공사례를 개발 및 발굴하고자 한다.
이러한 성공사례는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디지털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좋은 가이드라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Q.  먼저, 추진단을 맡게 된 동기와 함께 디지털전환에 대한 소견을 부탁합니다.

A . 저 개인적으로 디지털전환은 아날로그 환경에서 디지털환경으로 변화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디지털전환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지만 그렇게 각광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 스마트공장, 스마트제조, 메타버스 등의 키워드가 급격히 부각되면서 재조명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제조업은 제조현장, 인력, 기술 등에서 다른 산업에 비해 디지털화에서 취약하다 보니, 당연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도 더디고 느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후 생기원)은 정부출연연구소 중에서 제조업에 가장 친화적인 연구소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조산업의 디지털전환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제조업의 생산정보화 및 스마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제조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전반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원장님의 뜻이 투영되어 제가 추진단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Q.  추진단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 저희 추진단은 현재 전략기술본부 소속으로 생기원의 디지털전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크게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제조분야의 디지털전환 관련 대내외 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대응하며 협력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원내 연구부서들과 협력하여 정부 및 민간 영역에서 제조산업 지능화 및 제조서비스화 관련 사업(과제) 발굴과 기획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기관 차원의 생기원형 제조능화의 실행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내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제조지능화, 인공지능 기술교육과 관련과제의 컨설팅 등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제조 중소?중견기업의 생산공정 지능화 기술역량과 생기원형 제조혁신 실증사례 확보를 위해서 진행하고 있는 내부사업인 제조혁신지원사업을 총괄 운영 및 관리하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이미 진행된 사업도 있을것 같습니다. 추진단의 주요 연구(사업) 성과를 소개한다면.

A . 추진단의 최근 성과로는 크게 제조혁신 기술역량 확보와 인공지능 기술교육을 통한 내부역량 강화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생기원이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제조혁신지원사업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뿌리, 가공, 섬유?화학 제조 사업이 포함된 제조공정을 대상으로 제조데이터를 바탕으로 AI기술 응용을 통하여 제조 중소 중견기업 생산 공정의 지능화 기술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즉, 제조공정 상에서 발생하는 소재상태, 공정조건, 공정품질 등의 실시간 제조데이터를 수집, 전처리, 분석하여 일차적으로 활용하고, 이렇게 가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제조공정의 최적화 및 지능화에 활용함으로써 제조기술 경쟁력의 기반을 다지는 사업입니다.

둘째, 생기원 내부 연구자분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조산업 지능화에 필요한 AI기술(빅데이터 분석, 딥러닝 등)의 효과적인 도입과 활용을 위해서 연구자 중심의 실무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또한 원내 연구자들이


"사회적으로 디지털전환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아직까지 제조업 특히 중소기업은 현실적으로
제조혁신과 거리가 먼 곳이 아주 많다.
이것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 제조기업은 자체적으로
제조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연구개발 인력, 비용 등)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수행 중인 기술개발 과제에서 AI기술을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생기원이 독자적으로 인공지능 기술교육을 수행하는 이유는 인공지능을 전공한 연구자나 전문가들이 제조영역으로 취업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기원 내부의 제조 관련 연구자?전문가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자체적으로 습득하여 현업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외부의 기술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Q.  앞서 주요 사업으로 소개한 제조혁신지원사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요.

A . 생기원이 추진 중인 제조혁신지원사업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현장적용형 분야는 산업용IoT, 다양한 센서 등을 활용하여 제조현장의 실시간 공정데이터를 수집, 전처리, 분석하고, AI를 적용하여 공정을 지능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제입니다.

또 하나 상생협력형 분야는 화학, 기계 등 산업분야별 대기업?중견기업과 협력업체의 가치사슬 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제조공정?장비 시스템 플랫폼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과제입니다.



제조혁신지원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현장적용형 분야에서 (주)코다코와 함께한 딥러닝 기반 다이캐스팅 부품 내부결함 인공지능 학습 및 분석 기술개발이 있습니다. 3차원 이미지 딥러닝 학습을 기반으로 내부 결함 검출 및 분류 시스템을 개발하였는데, 약 96%에 달하는 검출 정확도를 보여주었습니다.


Q.  추진단의 장단기 계획이 있을 것 같습니다만.

A . 앞서 언급하였듯이, 추진단에 부여된 네 가지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우선적으로 생기원의 제조지능화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발된 기술역량을 통하여 중소 제조기업들이 디지털전환을 보다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업종별 제조지능화 기술을 플랫폼화하고, 이를 활용한 성공사례를 개발 및 발굴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성공사례는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디지털전환을 추진할 수 있는 좋은 가이드라인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생기원이 생각하는 제조지능화 요소기술은 SMA²RT(Sensors, Mobile Technology, Data Analytics, Artificial Intelligence, Robots and IoT) 기술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중심으로 보면, 이러한 기술은 제조데이터를 수집?처리?분석하는 데이터 영역과 AI를 기반으로 제조현장에 활용하는 응용 영역으로 구분합니다. 제조현장의 운영관리 측면에서 이러한 기술은 제조 공정의 자동화 및 제어하는 영역과 생산시스템의 관리 및 서비스화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기원에서는 지난해까지 제조설비의 고장 징후를
딥러닝 기술로 포착하고 그 원인과 판단기준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는 ‘설명 가능 인공지능(AI)
기반의 설비 고장 진단기술’,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머신(로봇) 솔루션’ 등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제조 혁신 개발이 디지털전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요.



생기원은 다양한 내부 과제와 정부수탁 과제 수행을 통하여 제조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많은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적용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디지털전환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아직까지 제조업 특히 중소기업은 현실적으로 제조혁신과 거리가 먼 곳이 아주 많습니다. 이것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 제조기업은 자체적으로 제조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연구개발 인력, 비용 등)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질문하신 사례들은 원천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제조 현장에서 디지털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 생산 제조업체는 금형 파손으로 인하여 부품 개발 및 양산이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금형 수명의 정량적 예측 기술입니다.

즉, 금형 파손에 따른 부품의 불량 발생에 의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 금형의 한계수명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그 과정에는 제조공정 데이터 수집, 데이터 레이블링, 알고리즘, 현장적용 등 제조공정의 디지털전환 전반적인 과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해당 기업은 이러한 제조혁신 과정을 통하여 일부분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달성하였습니다. 이러한 성공사례들은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일한 업종의 제조업체는 물론 다른 중소기업들에게도 디지털전환에 대한 의지를 고취하고, 방향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산업 제조혁신에 중요한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 어떠한 효과가 있으며 향후 어떤 파급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A . 스마트공장이나 제조지능화의 도입으로 가장 언급이 많이 되는 효과는 불량 검출과 이로 인한 생산성 향상입니다. 제조 현장의 디지털전환은 이러한 효과보다 훨씬 더 다양한 효과를 불러 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예시와 같이 제조장비 및 제조공정의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고장예지를 포함하여, 시장의 수요 예측 지능화를 바탕으로 한 물류 최적화, 공정관리 최적화를 통한 제조현장 에너지 절감 등 인공지능 기술의 쓰임에 따라 효과와 파급력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다양하고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반복적인 작업뿐만 아니라 위험한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여 작업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한다거나, 스마트공장의 도입으로 인한 매출의 증가를 직원들 재교육에 활용하고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는데 투자한 사례(Oto Boge) 등은 제조 현장에서 디지털전환 기술의 도입이 더 나은 사회와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도 기여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Q.  제조산업 지능화를 위한 디지털 뉴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산업 데이터의 활용과 디지털 지능정보기술 등을 통해 산업 전반의 밸류 체인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데요. 이에 지난 12월에는 디지털전환 촉진법이 제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우리 산업에 어떤 의미이고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A . 「산업 디지털전환 촉진법」은 산업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고, 민간 파급효과가 큰 선도사업을 선정?지원하며, 기업 간의 디지털전환 협업 활동에 필요한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지원을 촉진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법률 공표 이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되어야할 과제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제조현장(공정, 생산라인 등)의 데이터 수집-처리?저장-모니터링?탐색-분석-활용 단계까지의 업종별 공정지능화 베스트프랙티스 개발과 적용이 확대될 것입니다. 아울러, 제조공정 지능화 플랫폼 구축을 통한 업종별로 처한 공통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와 함께, 새로운 제조-서비스가 융합되는 신산업이 등장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부수적인 신제품 개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공정지능화 활용분야는 ① (품질 고도화) 제품 양품/불량 판정 및 원인 진단(추적), ② (설비 예지보전) 설비 상태/고장 진단 및 수명 사전예측, ③ (공정 최적화) 이상/병목 공정 진단, 공정조건 최적화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가능합니다.


Q.  관련 법 제정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생길 문제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디지털전환에 어떤 어려움이 여전히 존재하는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A . 산업 데이터는 디지털전환의 근간이며, 산업현장을 가장 잘 대변하는 원천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산업 데이터는 디지털전환의 가장 기본적인 입력 요소이며, 최종 결과물의 품질을 결정짓고 있습니다. 또한 산업 데이터는 제조활동의 핵심요소들의 흔적이 그대로 녹아 있어서 산업현장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합니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 제조산업 현장은 아직도 데이터의 의미, 수집?활용 및 공개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임직원은 데이터가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술?정보 유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외부 공개에 대한 거부감이 많습니다. 또한 산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센서, IoT 플랫품 등)와 전문 인력이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입니다. 제조산업 분야의 제조공정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데이터 형태, 종류, 내용 등을 정형화하기에 어려움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디지털전환이 필요한 이유를 명확히 찾는 것이 최우선이며, 외부에 노출하기 위한 무늬만 디지털전환을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디지털전환 추진시 개방형 플랫폼 구축과 고객가치의 구체화가 매우 중요하고, 관련 분야의 현황을 충분히 고려한 접근방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Q.  디지털전환에 있어 생기원(혹은 추진단)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A . 글로벌 대기업은 빅데이터에 주목해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전환을 실행하고 있는 반면에 중소?중견 제조 기업들은 더디게 진행하고 있거나 하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생기원 차원에서 중소?중견 기업들의 데이터를 모으고 공정의 최적화, 첨단화를 지원하여 디지털전환, 스마트팩토리 등의 기술을 적용할 인력?비용?기술 등이 부족한 기업들을 성장시키고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여러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추진단 차원에서는 제조분야 데이터 활용 및 인공지능 응용 등의 핵심 기술의 확보와 현장 적용 등 기업의 실제 응용이 가능한 제조혁신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산업지능화?스마트화 성공모델 발굴 및 보급을 통해 제조업계 기술경쟁력 강화와 함께 새로운 시장의 창출과 기업의 성장을 유도하고 성과를 홍보하여 더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전환, 지능화 등의 혁신을 실행하는 선순환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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