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TRI 김승환 박사 "의료 인공지능, 미래 건강 예측을 넘어 최적화된 치료 경로를 찾아야죠"
  • 2022-02-04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ETRI 의료정보연구실, 인공지능주치의 ‘닥터 AI’개발…헬스케어 디지털 전환 가속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진찰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환자를 분석하고 진단하는 의료 인공지능 기술도 떠오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환자의 미래 건강상태를 예측하기 위해 의료기관에 인공지능(AI)을 도입, 다기관 협진에 나섰다.


김승환 박사, ETRI 의료정보연구실

"의료용 인공지능은 진료의 보조수단으로 활용되어,
헬스케어의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의료서비스의 성과를 크게 향상시키고 치료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의 의료정보연구실은 여러 병원에 구축된 의료지능을 통합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미래건강을 합리적으로 예측하는 인공지능 주치의‘닥터 AI(Dr. AI)’를 개발했다. 총괄책임자인 김승환 박사(ETRI 의료정보연구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다. 의료 인공지능 기술의 정의는 무엇이고, 의료 분야에서 어떤 의미인가. 의료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의료 인공지능은 크게 세 가지의 형태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영상 기반 의료지능’으로 CT나 MRI 등 의료영상을 분석하여 판독하는 인공지능으로 암 등 주로 영상으로 진단하는 질환에 적용되는 인공지능이다. 또 하나는 ‘문헌 기반 의료지능’으로 의료 관련 문헌을 기반으로 환자의 증상에 대해 추론하여 질병명, 원인, 치료방법 등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으로 희귀질환 등 질병진단의 난이도가 높은 경우에 적합한 인공지능이다.

나머지 하나는 ‘데이터 기반 의료지능’으로 진료기록, 검진기록, 건강기록 등 시계열 임상기록을 기반으로 질병을 조기에 예측하고, 합병증 예측 등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으로 미래 예방의료, 예측의료에 활용될 수 있은 인공지능이다. 이러한 의료용 인공지능은 진료의 보조수단으로 활용되어, 헬스케어의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의료서비스의 성과를 크게 향상시키고 치료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Q.  닥터 AI의 개발 동기와 배경을 설명해 준다면.

A.  닥터 AI는 2016년에 기획되어 2017년부터 연구개발이 시작되었다. 2016년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하여 인공지능이 크게 명성을 떨칠 때였다. ETRI에서는 개인 건강정보 기반 개방형 ICT 힐링 플랫폼 기술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으로 후속 연구개발 주제를 탐색하던 시기였다.

힐링 플랫폼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건강정보를 개인을 중심으로 개인이 원하는 곳에 모아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건강정보 플랫폼이다. 힐링 플랫폼에서 모아진 건강정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여 헬스케어의 혁신을 가져올 기술에 대한 기획을 통해 닥터 AI를 개발하게 되었다.
 
ETRI 닥터 AI의 3가지 핵심 인공지능 기술


Q.  그렇다면, 환자의 미래 건강상태 예측이 왜 중요한가.

A.  기존의 의료서비스는 몸에 이상이 발생하여 증상이 나타나면 몸의 상태를 검사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미래의 의료서비스는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형태에서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나의 건강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환자의 미래 건강상태 예측은 또한 현재의 질병상태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를 미리 예측하여, 질병이 악화되지 않고 개선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예방의료, 예측의료를 실현시켜 나가기 위한 기반 기술이 환자의 미래 건강상태 예측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Q.  의료 인공지능은 다기관 협진과 협진체계가 중요할 것 같은데, 그 이유는.

A.  병원은 병원의 크기, 보유한 자원의 규모, 인력 구성, 주된 환자들의 특성, 소재하는 지역 등에 따라 보유한 진료기록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되며, 이러한 진료기록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의료지능 또한 병원의 특성을 반영하게 된다. 또한, 중소형 병원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진료기록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못할 수가 있다. 이러한 병원 보유 진료기록의 편향성을 최소화하고 예측 정확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기록들을 통합하여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나, 현실적으로 병원의 데이터들을 통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진료기록을 통합하지 않고, 병원 의료지능간의 협업을 통해 병원 데이터의 편향성을 극복하고 예측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의료지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환자 데이터가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A.  닥터 AI는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환자 데이터는 서울아산병원의 IRB 승인을 받아 서울아산병원이 중심이 되어 닥터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되어 서울아산병원에서 사용되었다. 병원의 적극적인 협력과 공동연구를 통해 성공적인 연구개발이 진행될 수 있었다.
 
ETRI 닥터 AI 개념도


Q.  닥터 AI의 작동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가.

A.  ‘Dr. AI’는 ‘진료기록 시계열 의료지능’, ‘앙상블 의료지능’, ‘멀티모달 의료지능’으로 구성된다. 먼저 ▲‘진료기록 시계열 의료지능’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여 시행한 검사로부터 얻어진 검사항목 측정치들의 시계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미래 특정 시점의 검사항목 측정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으로 예측된 미래의 검사항목 측정치에 대한 근거를 검사항목별 가중치를 통해 제시하도록 개발되었다.

다음으로 ▲‘앙상블 의료지능’은 의료기관간의 협업을 각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기록을 통합하지 않고, 각 병원의 ‘진료기록 시계열 의료지능’을 통해 예측된 결과들을 통합하여 분석하는 앙상블 기법을 적용한 의료지능이다. 마지막으로 ▲‘멀티모달 의료지능’은 진료기록 시계열과 CT 등 의료영상을 함께 분석하여 미래 건강상태를 예측하는 인공지능으로 멀티 모달리티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함으로써 예측 정확도를 높인 의료지능이다.


Q.  닥터 AI 예측 정확도를 90% 이상 확보하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

A.  환자의 진료기록 시계열은 환자마다 병원을 방문하는 간격이 일치하지 않으며, 간격 또한 불규칙하고, 병원 방문시 측정하는 검사항목도 서로 상이하여 데이터의 불규칙도가 매우 높은 시계열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진료기록 시계열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진료기록 시계열 의료지능’을 개발하였으며, ‘앙상블 의료지능’을 통해 정확도를 향상시켜 미래 건강 예측 정확도 90%를 달성하였다. 또한, 진료기록 시계열과 의료영상을 함께 분석할 수 있는 ‘멀티모달 의료지능’을 개발하여 다양한 질병의 조기진단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ETRI 닥터 AI가 환자의 미래 심혈관 질환 발생 여부를 예측하는 CG

의료 인공지능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의료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치료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료에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방식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시장과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Q.  닥터 AI 구축에 어려운 점이나 앞으로 해결할 문제가 있다면요.

A.  현재 개발된 닥터 AI는 심혈관 질환에 특화되어 개발되었다. 앞으로 심혈관 질환 외에 다른 질환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추가 개발이 필요하며, 사업화 모델에 따라 요구되는 기능들도 추가될 필요가 있다.


Q.  향후 보완점이나 진화된 개발 목표는.

A.  ETRI에서는 미래 건강 예측 인공지능 닥터 AI를 넘어, 최적화된 치료 경로를 찾아주는 의료지능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헬스케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건강 100세 시대를 실현시키는데 기여해 나가고자 한다.


꾸준히 발전하는 문헌 기반 의료지능

Q.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술 수준은 어느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하는가.

A.  국내에서 의료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상 기반 의료지능은 이미 기업에서 사업화되어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는 것들이 있으며, 기술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데이터 기반 의료지능도 닥터 AI 등 활발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사업화가 추진되고 있다. 문헌 기반 의료지능도 인공지능 기술 수준의 향상으로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Q.  국내 의료 인공지능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할 방법은.

A.  국내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서는 의료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요구되는 양질의 데이터를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의료 데이터 활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어 연구자들이 의료 인공지능 개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의료 인공지능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지원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의료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치료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료에 인센티브가 제공되는 방식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시장과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Q.  향후 의료 인공지능 비전은 무엇인가.

A.   의료 인공지능은 진료의 보조수단으로써 의료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반복적인 업무의 자동화와 진단 개선을 통해 업무 역량을 높이며, 의료진이 최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의료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의료정보연구실은 어떤 곳

ETRI에서는 지난 20여 년 간 의료ICT융합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 기술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바이오센서, 헬스케어 디바이스, 헬스케어 플랫폼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ICT기술을 융합하여 헬스케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건강 100세 시대 실현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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