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노트] 과학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올림픽 물리학
  • 2021-08-03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발을 떠난 공이 휘어져 골포스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갈 때, 골키퍼는 황급히 몸을 날려보지만 속수무책이다. 공은 닿을 수 없는 거리에서 키퍼를 휘돌아 골망을 흔들고 만다. 그저, 아름답다, 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골(GOAL)이다. 궤적이 큰 프리킥 골도 마찬가지다. 수비벽을 뚫고 나타난 공이 손 쓸 틈도 없이 그물망을 가른다.   
  
이토록 아름다운 공의 궤적 이면에는 축구 선수들의 기술과 함께 물리학이 존재한다. 중력이 일정하고 공기저항이 없을 때 발사체(공)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여기에 축구선수들이 킥을 할 때 주는 회전이 작용하여 마술 같은 슛이 나온다. 다시 말해, 충격을 주는 회전축이 오른쪽이냐 왼쪽이냐에 따라 공이 움직이면서 공은 직선운동을 벗어난다. 이렇게 일반적인 운동 경로를 벗어난 공은 ‘휘어진’ 골이 된다. 공을 차는 순간 이뤄지는 작용 반작용 운동부터 공의 회전운동까지 수많은 물리법칙이 적용된 셈이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금메달 물리학’의 저자(존 에릭고프)는 야구장에 갔다가 아내에게 질문을 하나 받았다. 방망이가 야구공을 치는 소리가 들리기 전에 야구공이 날아올랐는데 이상하지 않느냐고. 물리학 전공의 남편에게는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내에게는 이상한 현상일 수 있었다. 야구공이 방망이에서 튕겨 나오는 것을 본 순간부터 방망이가 공을 때리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의 시차(1초 미만)에 대한 의문이었다.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는 소리의 속력과 빛의 속력 차이이다. 

조금 더 들어가 보자. 방망이가 공을 때리는 순간, 음파 및 반사된 빛이 공과 방망이의 충돌 지점을 떠난다. 공기 중에서 빛은 대략 1초에 3억 미터의 속력으로 진행한다. 반면 소리의 경우는 1초에 345미터 속력으로 움직이는데 빛이 지구를 한 바퀴 돌 때, 소리는 100미터 축구장 길의 절반 정도를 나아가는 셈이다.

그러니까, 저자와 아내가 앉아있는 외야석에서 포수 앞 홈플레이트까지의 거리가 137미터 정도 떨어졌다고 했을 때, 빛이 도착하는 시간은 약 2분의 1마이크로초이다(음파는 약 0.4초). 빛은 소리보다 거의 100만 배가 빠르기 때문에 소리보다 날아오르는 공을 먼저 볼 수밖에 없는 계산이 나온다.  

다이빙과 ‘탄성위치 에너지’

수영장에도 물리법칙은 흐른다. 수영 종목에 스프링보드 다이빙이 있다. 진동하는 스프링보드의 규격은 폭 20인치(50.8cm) 길이 16피트(4.88미터)이다. 뉴턴의 제3법칙에 의하면 양팔과 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위쪽 방향의 힘에 대한 반작용이 있어야 한다. 아래쪽 방향의 반작용 힘은 선수가 보드를 더 깊이 누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눌려진 보드는 ‘탄성위치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보드의 반작용이 허들 동작 동안 선수를 위로 밀어 올린다. 다시 말해 이 에너지의 대부분이 다시 선수에게 되돌아가서 보드로부터 최대한 높이 솟아오를 수 있도록 밀어주는 원리이다. 

비단 이런 종목 뿐이겠는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포츠는 온통 물리 법칙이다. 운동하는 물체(사람)에 물리의 기본인 운동의 원리가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이제는 스포츠에 아예 과학을 도입하여 기술을 향상시키는 일이 보편화되었다. 과학을 등에 업은 스포츠는 인간의 한계를 무색하게 만든다.

칼럼을 쓰는 지금, 하네 마네 말이 많았던 도쿄올림픽이 한창이다. 심각해지는 코로나 때문에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부정적인 여론이 다수였지만 이날만을 기다리며 벼르고 벼렸던 선수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그들의 땀이 그저 가벼이 보이지 않는다.

앞서 나열한 것처럼 과학이 스포츠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한편으론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들에겐 서려있기 때문에 우리는 TV 앞에서 열광한다. 선수들의 집념과 투지는 과학으로 수치화할 수 없기에 말이다. 멀리서나마 우리 선수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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