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6가지 과제
  • 2012-05-17
  • 윤범진 기자, master@elec4.co.kr

도시가 근간으로 하고 있는 여러 핵심 시스템이 기능화 되고 상호연결되며, 새로운 차원으로 지능화되고 있다. 이는 도시의 생존과 유지를 위한 교통, 물, 에너지, 통신과 같은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위협을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기도 하다. 이처럼 도시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각종 문제점과 위협에 대처하려면 단순히 집중도를 높이거나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지능적인 시스템에 토대를 둔 전혀 새로운 수준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똑똑한 도시에 눈뜨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향후 10년 내에 세계 주요 도시들이 ‘스마트시티(Smart City)’로 새롭게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한 마디로 도시 인프라의 계획, 설계, 구축, 운영에 IT를 적용한 ‘똑똑한’ 도시를 말한다.
스마트시티는 도시가 과밀화되면서 교통체증에 따른 비용 급증, 환경오염 등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도시 기능을 최적화 할 수 있는 대안으로 대두됐다. 대표적인 스마트 도시는 이미 그린 시티로 알려져 있고 스마트시티로 탈바꿈 중인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오슬로와 샌프란시스코, 앨버커키(미국 뉴멕시코 주), 볼드, 텐진, 이탈리아 살레르노, UAE 마스다르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뉴멕시코 주의 앨버커키에서는 20개 이상의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7,000명의 직원들 간에 데이터 공유를 자동화해 모든 직원들이 동일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인텔리전트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2,000%에 달하는 비용절감 효과를 얻었다. 이탈리아 살레르노 시는 IBM과 손잡고 ITS를 도입하는 등 기존의 기반 시설을 지능화해 자원을 최적화하고 시민과 업무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했다. 사막 도시인 마스다르는 2016년까지 녹색기술이 결합된 친환경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 도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를 연료로 재이용한다. 운송수단으로는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하고 1인용 단거리 교통수단으로는 세그웨이를 이용한다.
이처럼 스마트시티의 특징은 그린(Green·친환경)이며 주요 운송수단은 전기차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가 전제되어야 한다.


도시의 재발견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오늘날의 도시는 시민, 비즈니스, 교통, 통신, 물, 에너지, 도시 서비스 등 다양한 구성요소의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불과 1세기 전만 해도, 세계에서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는 20곳 미만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런 도시만 450곳을 넘어섰다.
도시는 인구와 그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지금까지 없었던 경제적, 정치적, 기술적 힘이 생겼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도시는 세계적으로 통합된 서비스 기반 사회의 허브가 되고 있다. 정치적인 면에서도, 도시는 권력 재편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더 큰 영향력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도시의 운영과 발전을 더 잘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진보하고 있다.
운영 측면에서, 도시는 6가지 핵심 요소(시민, 비즈니스, 교통, 통신, 물, 에너지)와 이것의 다양한 기반시설 및 조직망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시의 핵심 요소가 저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모해 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과 위협에 직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아사망률이 높은 질병 및 에이즈 전염과 같은 건강문제가 그렇다. 비즈니스 면에서도 도시는 관리업무의 과잉 비용을 줄이고 적정 수준의 규제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비효율적인 교통 시스템은 계속해서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통신과 접속시설의 증설을 요구하는 주민과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능력에 한계가 오고 있다. 수자원 공급처는 누수와 절수 및 수질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은 불안정하며 비효율적이다.
이처럼 도시가 심각한 애로에 직면함에 따라, 현상 유지는 더 이상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의 선두 도시들은 지능형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그 예로 아일랜드 Galway의 선진 수자원관리 시스템인 SmartBay(그림 1)와 인천 송도의 Wired City(그림 2), 싱가포르의 eSymphony 교통 시스템을 들 수 있다.
한편, 한국IDC에서 발행한 ‘국내 스마트 시티 시장 모델 적용 및 발전: 진보를 위한 분투’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스마트시티 시장이 예전 U-시티 사업이 갖고 있던 방대한 비전에서 벗어나, 스마트시티 솔루션의 단위별 도입이 증가하면서 각각의 도시별로 다른 형태의 스마트시티가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그린 중심의 스마트시티 개발이 더욱 확대되면서 스마트 그리드의 역할이 강조됐다.



스마트시티의 과제
작년 10월초, 미국 텍사스 주 중부에 있는 오스틴(Austin)에서 니케이BP 아메리카 주관으로 ‘World Smart Cities Forum 2011’이 개최됐다. 스마트 그리드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구상의 과제와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미 에너지성, 상무부, 스마트 그리드 실증실험 기관, 전력회사, IT업계에서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포럼에서 미국 전역에서 수행되고 있는 스마트시티에 대한 평가와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여섯 가지 과제가 도출됐다.
첫 번째 도출 과제는 스마트시티의 사이버 보안 대책이다. 가전 및 의료기기가 통신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공급 측에 수집되는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이버 테러 등 국가안보와도 연결되는 문제로 보안대책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확인됐다. 일례로 2010년에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 가동중단 사태를 일으켰던 악성코드 ‘스턱스넷(Stuxnet)'에 의한 사이버 공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 도출 과제는 개인정보 보호 대책이다. 유저의 전력사용 데이터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에 대비할 수 있는 통신기능에서 데이터 유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 번째 도출 과제는 표준화, 상호운용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다. 이와 관련, 미 상무부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스마트 그리드 상호운용성 패널(SGIP)을 마련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스마트 그리드는 전기, 수도, 주택, 가전, 의료기기 등이 통신기기로 연결되기 때문에 표준화, 상호운용성의 확보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의 입장에서 향후 큰 사업기회가 기대되는 스마트 그리드 관련 분야에서는 점차 경쟁이 격화될 것이기 때문에, 뛰어난 기술이 효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화에 대한 전략적인 노력이 가속화될 필요가 있다.
네 번째 도출 과제는 소비자 계몽과 참여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미터가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지 알릴 필요가 있다. 패널들은 환경보호에 따른 부가가치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전력요금체계 및 조작하기 쉬운 인터페이스 등,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보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 도출 과제는 업계의 벽을 넘어 파트너십 구축에 관한 것이다. 그 예로 미국의 업계 단체 Gridwise Alliance와 국제적인 Global Smart Grid Federation(GSGF) 등의 플랫폼이 소개됐다. 미국에서는 정부의 정책담당자, 에너지 업계, 기술 업계, 벤처 캐피털, 개인투자자, 커뮤니티 등이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함으로써 합의형성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여섯 번째 도출 과제는 장기적인 로드맵 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방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인프라이기 때문에, 알기 쉽고 내구성과 실용성이 뛰어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따라서 실증실험과 표준화에 대한 로드맵을 작성해 검토과제 등을 밝히고 방향성을 확인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보호와 경제성 최대 이슈
이상 여섯 가지 이슈 중 가장 관심을 모았던 과제는 유저의 개인정보 보호와 벤더의 경제성에 관한 것이었다. 포럼 개최지에서 추진되고 있는 ‘피칸 스트리트 프로젝트(Pecan Street Project)’에서는 주민 간에 개인정보 보호계약을 체결하고 가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텍사스 대학의 슈퍼컴퓨터에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벤더 측의 경제성에 대해서는 현재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 서비스가 언제쯤 상용화되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피칸 스트리트 프로젝트’의 대표 버트 하스켈(Bert Haskell) 기술이사는 “차세대 기술로의 전환 필요를 느낀 상황이며 5년 이내에 실용화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것은 전체 실용화가 5년 이내에 가능하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피칸 스트리트 프로젝트
포럼의 개최지인 텍사스 주 오스틴은 스마트미터, 스마트빌딩, 솔라 패널, 전기자동차 등을 이용한 스마트 그리드의 ‘피칸 스트리트 프로젝트’의 무대가 되고 있다. 피칸 스트리트 프로젝트는 도시 전체를 청정에너지 연구소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오스틴 시는 2020년까지 100 MW의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고 총에너지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스틴의 뮐러(Mueller)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에는 해외 기업들도 다수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LG전자가, 일본에서는 소니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피칸 스트리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는 아래와 같다.

· Best Buy: 유통업체-홈서비스 시스템
· Freescale Semiconductor: 반도체업체
· Intel: IT업체-홈서비스 시스템
· Landis+Gyr: 에너지관리업체- 스마트 미터 통합
· LG Electronics: 가전업체
· Oncor : 전력공급업체
· Oracle : IT업체
· Sony : 가전업체-홈서비스 시스템
· SunEdison : 태양광에너지 서비스 업체- 전기차를 위한 가정용 태양광 패널 충전 시스템
· Texas Gas Service : 천연가스 공급사
· Whirlpool : 가전업체-홈서비스 시스템, 스마트 가전기기

작년 10월부터 참여하기 시작한 소니는 올 3월부터 2년간 최대 500호의 가정에 TV용 인터넷 접속기를 공급한다. 또한, 전력의 ‘시각화’에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전력수요예측 기술을 사용해 전력 피크와 잉여시간대를 예측하여, 잉여시간대에 전기를 배터리에 축전하여 피크 시간에 그것을 이용하는 절전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외에도 네트워크를 통해 제어 가능한 서모스탯을 도입해 유저가 불편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공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피칸 스트리트 프로젝트에서 소니는 저가의 가정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처럼 분전반과 기기마다 센서를 부착하는 것이 아니라 분전반의 메인 배선 한 곳에서 전류 파형을 측정해 기기마다 전력 사용량을 파악한다. 또한 향후 광고 등의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해 소비자, 유저의 금전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소니는 엔터테인먼트 부분도 중시하고 있다. TV용 인터넷 접속기를 통해 TV를 시청하듯 HEMS의 포털 사이트를 열람할 수 있게 하고, 게임이나 공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HEMS에 의해 수집된 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보안이나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소비전력 데이터를 외부에서 API로 호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미래 도시의 욕망
도시는 지속적으로 도시의 경제적 목표와 사회적 목표, 그리고 이 목표들을 성취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더 똑똑한 도시 접근법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발전시키려면, 도시 기관과 이해 당사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경험, 잠재력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IT의 발달로, 미래 도시는 도시 구성원들 간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고 교통망은 거미줄처럼 효율적으로 짜일 것이다. 다양한 데이터 활용으로 보다 향상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환경관리 및 관제 측면의 효율성을 높여 시민의 복지는 향상될 것이다. 통신을 위한 기반시설이 도시 구석구석까지 연결되어 스마트워킹이 일반화 될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시티를 실현하기 위해, IBM 기업가치연구소는 다섯 가지 필수 단계를 제시했다.
· 도시의 장기적 전략과 단기적 목표를 개발한다.
·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몇 가지 시스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 투자한다.
· 시민들의 경험과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스템 전반을 통합한다.
· 성장과 최적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美스마트 그리드 추진 업계단체
GridWise Alliance

GridWise Alliance는 미국에서 스마트그리드의 추진을 목적으로 2003년 9월 결성됐다. 대정부 정책 제언과 국제 연계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오고 있다.
전력 시스템의 차세대화를 테마로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위해 워크숍 개최 등을 통해 다양한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계몽, 업계간 협력관계 구축, 연구개발 지원, 공공 및 사기업 사이의 파트너십 구축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력 시스템의 차세대화에 관계된 가치 사슬 영역을 기반으로 스마트 그리드의 전체상을 반영하여 기술적으로 중립적이고, 사적인 이해보다 공적인 이해를 우선하는 활동 부회를 통해 회원모집을 하고 있다. 정책, 표준화 그룹, 전력산업등 여러 단체와 연계·보완하면서 공공 또는 민영 전력회사, 기술개발 기업, 클린에너지 기업, 대학연구기관 등을 회원으로 유치했다. 현재 약 140개사가 참가하고 있다. 회원 중에는 대규모 전력설비를 가지고 오랜 기간 그 운용과 설비의 노하우를 축적한 대기업도 있고 신에너지 기술개발에 도전하는 신생 벤처기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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