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Star] “음성인식 이후 차세대 인터페이스는 뇌파가 될 것”
  • 2019-01-08
  • 취재 / 전 동 엽 기자 imdy@elec4.co.kr



인터뷰 KIST 김래현 박사 - 비침습 BCI 기반 뇌인지 컴퓨팅 기술 개발


MIT Technology Review와 세계경제포럼에서는 BCI를 10대 차세대 기술로 선정했으며, 뉴욕타임스는 21세기 8대 신기술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향후 10년간 우리 생활을 크게 바꿀 10대 유망기술의 하나로 선정했다.

비침습 BCI 기반 뇌인지 컴퓨팅 기술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있는 국가과제 중 하나이다. KIST의 김래현 박사는 해당 과제의 총괄 및 1세부 연구책임을 맡아 이끌고 있다. 김 박사는 세부 과제 중 생각만으로 다양한 실생활 기기의 고정밀 제어가 가능한 비침습 뇌인지 컴퓨팅 SW플랫폼 및 상용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우리나라 BCI 기술연구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는 김래현 박사를 만나 BCI 기술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BCI는 어떤 기술입니까?

뇌-기계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는 사람의 뇌 활동을 측정하여 생각, 의도, 감정 등을 분석하고, 이러한 정보를 명령으로 변환하여 다양한 외부기기를 제어하거나 사용자의 의사, 의도를 외부에 전달하기 위한 기술을 말합니다.

BCI 기술은 사용자의 생각만으로 주변 환경을 제어하거나 의사를 전달할 수 있기에, 물리적인 접촉이나 동작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인터페이스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차원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

BCI 기술은 처음에는 사지마비 환자가 외부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기술로 시작되었지만, 이후 정신질환의 진단 및 치료, 노약자와 장애인의 재활 및 생활 보조 기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향후 BCI 기술은 인공지능과 IoT기술 등과 융합되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가전이나 원격로봇 같은 주변 기기의 제어에도 널리 활용되리라 기대됩니다.

- 침습과 비침습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침습의 경우 외과적인 수술을 통해서 전극을 뇌 안에 심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하게는 두개골을 열어서 두개골과 뇌 사이에 있는 경막 위에 설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는 경우는 경막을 찢고 들어가 대뇌피질에 직접 전극을 꽂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일반적인 사람에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인데 사지마비 환자가 본인이 원해서 시술하는 경우 정도가 있습니다. 침습의 경우 직접 뇌에 전극을 꽂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감지할 수 있습니다.

비침습의 경우 밖에서 뇌파를 읽기 때문에 신호가 굉장히 약합니다. 노이즈도 굉장히 심합니다. 전기적 신호를 읽는 부분에서는 침습적인 부분이 더 정확할 수 있지만 감염 등 위험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침습은 일반사람이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비침습이 정확도는 낮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지금 현재 비침습 BCI 기술로 인간의 의도를 어느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까?

비침습의 경우 침습에 비해 알아낼 수 있는 정도의 한계가 있습니다. 비침습 BCI는 크게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시각적인 자극을 줘서 신호를 읽는 방법이다. 이는 정확하게 말하면 생각을 읽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개의 신호가 동시에 다른 주파수로 깜빡일 때, 하나의 신호를 주목하면 그것을 뇌파를 통해 읽어내는 방식입니다. 시각중추와 뇌가 동기 되어 주목하고 있는 주파수가 뇌파에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를 통해 각 주파수마다 사물을 지정해놓고 어떤 사물을 조작할 것인지 감지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로봇을 움직인다고 가정했을 때 로봇의 왼팔을 움직이고 싶으면
자신의 왼팔을 움직이는 상상을 통해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저희가 연구하는 과제는 어떤 방식이든
뇌파를 읽는 정확도와 속도를 올리는 게 큰 목적입니다."


똑같이 시각적인 자극을 이용하지만 시간차를 이용해 인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정시간마다 신호가 순서대로 사물에 나타나면, 신호가 뇌파에서 감지되는 시간대를 통해 어떤 사물을 주목하고 있는지 인지하게 되고 해당 사물을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생각을 읽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외부의 자극을 뇌파를 통해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상을 하면 뇌파를 통해 알아내는 방식입니다. 인간의 뇌는 신체와 맵핑이 되어 있어서 뇌의 각 부분마다 신체 일부와 연관이 되어있습니다. 실제 움직이지 않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움직일 때와 상당히 유사한 뇌파가 나타납니다. 각 신체 부분에 대한 다른 뇌파들을 분석해서 명령에 맵핑하는 방식으로 BCI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로봇을 움직인다고 가정했을 때 로봇의 왼팔을 움직이고 싶으면 자신의 왼팔을 움직이는 상상을 통해 조작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말한 방법보다 상상해서 뇌파를 읽는 방식이 훨씬 자연스럽지만 정확도는 훨씬 떨어집니다. 저희가 연구하는 과제는 어떤 방식이든 뇌파를 읽는 정확도와 속도를 올리는 게 큰 목적입니다.



- BCI 기술을 구현하는데 어떤 어려운 점이 있습니까?


뇌파는 사람마다 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은 굉장히 강하게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약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뇌파의 강도라던가 뇌파가 나오는 위치 등이 성장 과정에서 운동을 학습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고 뇌에 반영됩니다. 크게 보면 비슷한 패턴을 보이지만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마다 차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뇌파를 측정하기 전에 트레이닝 과정을 거칩니다.

몸에서 나오는 노이즈도 굉장히 많습니다. BCI 기술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노이즈를 실시간으로 제거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야합니다. 사람이 의도한 것 외에 불필요한 신호를 제거하는 시그널 프로세싱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 현재 BCI 기술은 어느 수준까지 구현됐습니까?

현재 시각적인 자극을 주고 읽어내는 방식은 초당 2개 정도 선택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이는 실험실에서 트레이닝이 아주 잘된 사람을 통해 실험했을 때 나오는 수치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초당 1개 정도 명령(선택)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운동상상의 경우 이보다 두 배 세 배 느리고 정확도도 떨어집니다. 초당 1개 정도의 인식 속도와 정확도 90% 정도를 목표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BCI 기술은 사지마비 환자가 외부사람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술에서 시작됐습니다. 사지마비 환자의 경우 대부분이 눈동자 정도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눈을 통해 오는 자극을 뇌파에서 읽어 글씨를 쓰는 정도였습니다.

이 기술이 발전해 지금은 휠체어를 움직인다던가 로봇팔을 조작하는 정도의 수준이 됐습니다. 지금은 속도가 조금 느리고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계에 있습니다. 향후 초당 1개의 명령을 내릴 수 있고 정확도가 90% 이상 나온다면 BCI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실생활에서 쓰기에는 아직 부족한 정도입니다. 100% 뇌파로 조작한다기보다 뇌파를 읽어서 명령하면서도 외부의 자극을 이용해 정확도를 높여 나가야할 것입니다.

- 전 세계적으로 BCI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우리는 상위 90%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수준의 차이가 크지는 않습니다. 뇌파 관련 기술이 한참 발전하다가 지금 약간 정체를 겪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선진국과 후발주자 국가 간의 간격이 많이 좁아졌습니다. 기술발전에 있어서 돌파구(breakthrough)가 한 번 있어야 합니다. 특히 뇌파를 측정하는 부분에서 획기적으로 개선이 있어야 합니다. 하드웨어 적인 부분에서 돌파구가 발생한다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BCI 기술이 향후 인터페이스 기술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 상용화되기까지는 안정성이나 속도, 개인차 등을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일단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 향후 개선방향, 해결해야할 부분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실시간적으로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그 과정 가운데 의미있는 데이터를 날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나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부분, 굿 퍼포머(Good Performer)와 배드 퍼포머(bad Performer)가 차이나는 이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뉴로 피드백 방식을 사용합니다. 실험자에게 자신의 뇌파 형태를 보여주고, 실제 나와야하는 뇌파의 형태를 제시해 이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알고리즘을 사람에게 맞춰야 하지만 사람도 알고리즘에 맞춰야 한다. 서로 적응하면서 최대한의 결과를 내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하드웨어적인 부분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은 뒤집어쓰는 모자 형태에 채널 하나하나 전극을 달아 연결해야합니다. 32채널부터 많게는 128채널까지 있습니다. 두피의 각질과 머리카락 등도 전기 신호를 감지하는데 방해요소이기 때문에 전도성 젤을 머리에 뿌려 전기신호를 감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실험 준비과정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피실험자는 실험 후 샴푸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는 굉장히 실용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부분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BCI 기술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15년 전 연구자(개발자)들은 음성인식을 가지고 이와 같은 이야기들을 했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음성은 인식률이 상당히 떨어지고 사람마다 다 차이가 있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뇌파처럼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음성인식이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뇌파도 지금은 요원해보이지만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가, 목표는 무엇인가

연구를 통해 BCI 기술이 향후 인터페이스 기술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실제 상용화되기까지는 안정성이나 속도, 개인차 등을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일단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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