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도 ‘스마트’가 대세다
  • 2012-02-10
  • 윤범진 기자, master@elec4.co.kr

가정의 ‘미디어 허브’로… N-Screen 전략 추구



 

과거 채널과 볼륨 정도에 그쳤던 TV 조작은 이제 인터넷 검색, 게임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스마트TV는 일반적인 TV 방송뿐만 아니라, 인터넷 연결 기능을 갖춰 인터넷 정보, 콘텐츠를 송신하고, 지금까지 TV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소프트웨어까지 갖추고 있다. 바야흐로 TV도 ‘스마트’가 대세다. 이미 스마트TV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자들 간의 불꽃 튀는 물밑 전쟁은 시작됐다.

스마트TV 정의

TV에서 감상하는 콘텐츠를 기준으로 본다면 브라운관 TV든 LCD TV든 채널을 돌리며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방식을 1세대, 위성방송이나 IPTV처럼 원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시청하는 방식을 2세대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TV는 기존 TV의 상식을 뛰어 넘어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부가된 3세대 영상 기기라고 할 수 있다 .        - LG전자 LG TV Blog -
 

스마트TV란 인터넷에 접속되어 앱스토어, 웹 검색, 게임, SNS 등이 가능한 대형 PC+방송(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TV이다.
-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산하 SmartTV Forum -



“인류의 삶을 단순하면서도 스마트하게, 그리고 즐겁게 하기 위해 모든 삼성 기기 간의 경계를 허물 것이다. TV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카메라, 가전 제품까지 모든 기기가 서로 연결되며, TV가 그 중심에 있을 것이다. TV는 가족생활의 중심에서 가족의 역사와 이벤트를 공유할 수 있게 해 줄 뿐 아니라, 사용자와 가족을 이해하고 가족을 하나로 묶어 주며 진정한 감동을 전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미래의 스마트TV의 모습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 CE담당 윤부근 사장의 말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작년에 사망 직전 “아주 쉽게 사용하고, 다른 모든 기기와 막힘없이 연결되는 그런 TV를 만들고 싶었고, 드디어 방법을 찾았다”고 말한 바 있다.
스마트TV는 TV와 IT가 융합된 새로운 방향성의 TV로, 경쟁 당사자들도 스마트TV 시장이 IT 및 TV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 전시회 ‘CES 2012’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끈 제품은 단연 태블릿과 더불어 다양한 신기술로 무장한 TV였다. 올해도 70인치 이상의 대화면, 고화질 구현, 3D 등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TV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반면, 올해 그 어떤 전시품보다 스마트TV에 큰 기대를 걸고 방문한 관람객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내심 기대했던 애플이 예상대로 공식 출품하지 않았고, 구글의 스마트TV 플랫폼 ‘구글TV’ 최신 버전을 채택한 제품도 기대만큼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스마트TV를 앞세워 CES에 참가한 회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작년에 이어 주로 한국 기업이 중심이었다. 양사는 주문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성인식과 동작인식 기술을 탑재해 음성 및 손짓으로 TV 조작이 가능한 미래지향적인 인터페이스를 전면에 내세워 화제를 모았다.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는 리모컨이 아닌 음성명령과 손동작을 통해 기능을 제어하는 TV를, 라이벌 LG전자는 음성 및 손동작으로 TV 기능을 제어하는 리모컨을 공개했다.
가전업체 못지않게 물밑에서 인터넷 서비스 및 기술 기업의 공세도 치열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여 강자로 부상한 애플은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애플은 2010년 9월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 2세대를 선보인 바 있다. 올해 출시될 애플TV는 아이폰4S의 대표적인 기능인 ‘시리(Siri)’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플TV는 애플의 콘텐츠와 디바이스로 이용을 제한하는 데 비해, 구글TV는 오픈이다. 예를 들어, 애플TV에서는 볼 수없는 아마존의 스트리밍도 구글TV에서는 감상할 수 있다.
구글은 2010년 인텔, 소니, 로지텍 등과 손잡고 일체형 TV인 ‘구글TV’를 발표했다. 첫 버전은 그렇게 완벽하지 못했다. 2011년 공개된 버전 2는 심플해진 UI, 개선된 검색과 추천, 새로운 유튜브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무장했다. LG전자는 구글TV에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바보상자’의 반란
스마트TV는 기존 인터넷TV와 달리 능동적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TV라는 화두는 가전업체를 비롯해 콘텐츠 제공업체,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사, IPTV 사업자, 셋톱박스 제조업체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TV는 거실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점차 그 위치를 대신하고 있다. ‘스마트TV’는 이에 대한 반격 카드라고 할 수 있다. 가전업체의 스마트TV 전략은 TV를 참된 의미의 ‘거실의 중심’으로 복권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의 행동 패턴이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윗이나 인터넷을 하기 위해 거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더 이상 거실의 중심이 TV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TV를 명확하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기업의 마케팅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정의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TV는 흑백TV, 컬러TV, 디지털TV, 그리고 입체영상을 보여주기 위한 3D TV까지 진화해왔다. 보통 ‘스마트’가 붙는 기기는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더욱 부각된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예다.



통상 전통적인 TV의 용도와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는 TV에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속칭 “바보상자”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TV의 용도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송출하는 동영상을 정해진 시간에 시청하는 게 다였다. 그리고, TV와 인터넷이 결합되면서 TV의 용도는 지상파 방송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동영상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검색하여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인터넷이 연결되고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인터넷TV의 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가 TV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원하는 대로 설치하여 실행하고 소셜 네트워크에 접속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검색·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TV가 등장했다. 소위 이것이 스마트TV다.
우선, 스마트TV는 인터넷 접속 기능이 필수다. 스마트TV도 결국 일상생활의 일부가 된 인터넷을 컴퓨터가 아닌 다른 기기에서도 활용하려는 욕구를 반영해서 나왔기 때문이다. 유튜브, 트위터 같은 인기 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웹에서 원하는 어떤 곳이든 가서 웹에 있는 동영상, 게임, 음악, 소셜 네트워크 등 무한한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 존재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가 준비돼 있어서 제삼자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준비되않으면지  기능을 쉽게 확장할 수 없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고  커스터마이즈 할 수도 없다.
하드웨어 능력도 중요하다. 웹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고속으로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고속의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필요하다.
스마트TV를 위한 인터페이스의 개선도 필요하다. 적어도 현재 대부분의 리모컨은 URL이나 검색 문자열을 입력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리모컨으로 이용하거나 전혀 새로운 리모트 컨트롤러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 스마트TV
삼성전자는 올해 60인치 이상 스마트TV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해 7년 연속 1위 도전에 나선다. 스마트폰 OS인 ‘바다’를 스마트TV에 탑재했고, 2010년 7월에는 세계 최초로 TV 전용 앱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스마트TV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신제품 ES8000 시리즈는 쉽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제공하는 ‘스마트 인터렉션(Smart Intera
ction)’, 가족 모두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스마트 콘텐츠(Smart Contents)’, 매년 TV가 새로워지는 ‘스마트 에볼루션(Smart Evolution)’ 등을 지원한다.



ES8000 시리즈에는 음성인식, 동작인식 기능이 탑재돼 있어서 음성으로 TV를 켜거나 끌 수 있고, 음성 및 동작을 통해 채널 선택, 볼륨 조정, 인터넷 검색, ‘스마트 허브(Smart Hub)’를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삼성은 ‘스마트 인터렉션’이라고 부른다. 스마트 인터렉션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TV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어, 이를 이용해 음성 및 동작 인식은 물론, 영상 통화 기능도 제공한다. 동작을 인식할 수 있는 범위는 TV 앞에서는 4~5 m 정도까지, 높이는 1 m 정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CES 2012 전시에서는 실연하지 않았지만, TV에 사용자의 얼굴을 기억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스마트TV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스카이프를 이용할 때와 같이 사용자의 개인 인증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럴 때, TV에 사용자의 얼굴을 미리 인식시켜 두면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에 새로운 ‘스마트 허브’ UI(User Interface)를 적용하고, 온 가족이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가족 중심의 ‘시그니처 서비스(Signiture Service)’를 제공한다. 2012년 스마트TV 콘텐츠의 핵심인 ‘시그니처 서비스’는 가족의 사진, 기념일 등을 TV 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다양한 기기에서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스토리(Family Story)’, 다양한 운동 콘텐츠를 통해 설정한 목표에 따라 관리해 주는 ‘피트니스(Fitness)’, 부모가 자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익한 유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키즈(Kids)’로 구성된다.
기기 간 연결을 지원하는 '올쉐어(AllShare)'도 개선됐다.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장치 사이에 콘텐츠를 서로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집밖에서도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카메라 등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올쉐어 플레이(AllShare Play)’를 지원한다.
또한,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 적용된 ‘미디어 허브(Media Hub)’가 스마트TV에 적용되어, 구매한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삼성은 또 매년 기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진화하는 TV(Evolution TV)’를 선보였다. 이는 CPU와 운영체제 등을 탑재한 명함 크기의 ‘에볼루션 키트(Evolution Kit)’를 TV 뒷면에 교체해 꽂기만 하면, TV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모든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LG 스마트TV
LG전자는 안드로이드 기술과 3D를 융합시킨 자사 최초의 구글TV용 3D 스마트TV를 발표했다. 독자적인 QWERTY 키보드를 탑재한 ‘Magic Remote’라는 리모콘이 있다. 스마트폰처럼 TV를 보면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할 수 있다.
LG전자는 스마트TV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독자 플랫폼 경쟁력 제고, 콘텐츠 및 서비스 확대, 사용자 환경 혁신을 중점과제로 추진한다.
LG전자는 특히 스마트TV 독자 플랫폼 ‘넷캐스트(Netcast)’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올 1사분기에 새롭게 선보일 넷캐스트는 스마트TV 사용을 보다 쉽게 해준다. 스마트TV에 있는 콘텐츠를 한 번에 검색하는 통합검색 등 콘텐츠 확인과 접근도 편해졌다. 회사는 사용자 환경 혁신을 위해 음성과 동작을 인식하는 ‘매직 리모컨’을 올 1분기부터 내놓기로 했다.
LG전자는 시네마 3D 스마트TV를 ‘3D 콘텐츠가 가장 많은 스마트TV’로 만들 계획이다. 이에 따라 3D 콘텐츠 전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또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WiD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TV로 별도의 케이블 연결 없이도 노트북 화면을 대화면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애플TV
애플은 CES 2012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 관심은 참가업체보다 애플에 더 쏠렸다. 애플은 CES에 TV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참여 의사도 밝힌 적 없다. 애플은 2007년 3월 아이튠스(iTunes)와 연계한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 1세대를 공개했다. 이어 2010년 9월 애플TV 2세대를 판매해 왔다. 애플TV는 iOS, 애플 A4 CPU, 무선LAN 등을 탑재했다. 또한 ABC, ABC 패밀리, FOX, 디즈니 채널, BBC 미국 등과 제휴를 통해 프로그램을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애플TV는 하드 디스크를 탑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가격이 싸고 사용방법도 단순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TV 완제품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발표한 바 없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가졌던 TV에 대한 견해로부터 짐작해 볼 수 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TV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나는 대단히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통합 TV 세트’를 세상에 내놓고 싶다. 이 텔레비전은 심리스하게 모든 장치와 iCloud로 동기화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복잡한 리모컨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이 텔레비전은 분명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게 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애플의 스마트TV에도 아이폰4S에 적용된 음성인식 기술인 ‘시리(Siri)’가 적용될 것이고, 최대한 단순한 조작 방식을 지원할 것이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작년 12월 1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기기 간 원활하게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환경을 갖추고 독자 브랜드의 스마트TV를 시장에 출시하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미디어 업계의 최고 경영자들과의 회합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합에서 애플은 자사의 기존 기술이 어떻게 TV에 활용될 수 있는가를 설명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TV 리모컨이 될 뿐만 아니라, TV 자체가 사용자의 목소리와 움직임을 인식하고, 또 iCloud 서비스에 의해 TV에 사용자 콘텐츠를 스트리밍 하는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일반 가구의 약 8%가 OTT(Over-The-Top) 장치를 소유하고 있으며, 그 수는 약 1,200만 대다. 이 OTT 장치에서 최고의 자리가 애플TV(32%)다. 올해 OTT 시장 규모는 두 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글TV
2010년 5월 구글은 개발자회의에서 인텔, 소니 등 쟁쟁한 IT 업체들과 손잡고 구글TV를 화려하게 데뷔시켰다. 구글은 자신들의 주특기인 검색을 TV에 접목시켜 TV에 대한 경험 자체를 뒤바꿔놓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인텔은 고성능 CPU 분야에서, 로지텍은 셋톱박스와 입출력 장치 분야에서, 어도비는 플래시 분야에서 제휴했다.
그러나 구글TV는 기대만큼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사실상 고배를 마신 구글TV 버전 1에 이어, 작년 10월 버전 2가 공개됐다. 버전 2는 안드로이드 기반에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브라우저는 크롬을 사용하며, TV에 특화된 검색이 중심이다. 구글TV는 소프트웨어가 인터넷을 통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모든 기존의 구글TV 디바이스는 별도의 작업 없이 버전 2로 업그레이드된다.
버전 2는 심플해진 UI를 특징으로 한다. 강화된 내용 중에는 개선된 검색과 추천을 들 수 있다. 검색 기능이 강화돼 보고 싶은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쉽게 찾아준다.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가 TV에서 방송 중이든 넷플릭스(Netflix) 앱에 있든 아마존 비디오 사이트에 있든 검색을 통해서 어디서 볼 수 있는지 찾아준다. 사용자가 현재 가입한 TV 서비스 종류와 설치한 앱 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콘텐츠만 보여주고, 찾아준 콘텐츠가 유료인지 무료인지도 알려준다. 또한 사용자가 딱히 보고 싶은 영화나 TV 프로그램은 없지만 뭔가를 보고 싶을 때는 장르, 시간대 등의 옵션으로 TV와 웹에서 지금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또 사용자가 많이 보는 콘텐츠와 사용자가 주는 평점 등을 분석해서 더욱 개인화된 추천도 가능하다.
구글TV를 위한 새로운 유튜브를 출시해, 유튜브의 콘텐츠를 구글TV에서 더욱 쉽고 빠르게 볼 수 있다. 검색과의 연동으로 사용자가 보고 싶은 주제를 검색하면 유튜브가 자동으로 그 주제의 비디오 재생 목록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구글TV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부제도 해결했다. 안드로이드 시장에 들어가 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부 개발자들은 이미 TV에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 중이고, 이를 위한 API와 에뮬레이터가 공개돼 있다.  

스마트TV의 보편화
일부에서는 정말 스마트TV가 대중화될 것인지, 그 방향성은 옳은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스마트TV가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그 전제 조건을 향후 등장할 스마트TV 제품이 만족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적어도 스마트TV는 매력적인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있어야 하고, 그 시장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출 필요가 있다. 또한 다양한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도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기능을 갖춘 제품이 고가여서는 시장에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정도라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도 충분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영상을 무선으로 TV에 전송하는 것이 상당히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TV가 소비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스마트 기기의 영상을 비추는 TV가 아니라, TV 자체가 ‘스마트’해져야 하며, 그에 따른 전용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이 중요하다. ‘TV 자체의 스마트화’는 말로는 쉽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사실상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는 불가능하고 TV에서만 가능한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콘텐츠를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정도다.
예를 들어 구글TV는 방송이나 VOD, 동영상 공유 사이트, 녹화한 프로그램을 일괄 검색할 수 있다는 게 당초 선전 문구였다. 하지만 이 기능은 구글TV가 각 사이트의 콘텐츠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정보제공을 거부하는 사이트가 속출했다. 사실상 검색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 했다. 이것도 스마트TV가 아니면 실현될 수 없는 기능이 아니다.
스마트TV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 현재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방식을 규정한 것과 같이 어떤 하나의 플랫폼이 선행해서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만약 아이폰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안드로이드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각 모바일 업체에서 아이폰의 컨셉과 앱스토어의 컨셉을 모방한 것이, 스마트폰 열풍에 크게 기여한 측면도 있다. 애플의 입장에서 그렇게 밑진 장사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처음에는 애플 혼자였지만,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제이, 제삼의 경쟁 플랫폼이 나타나 결과적으로 그 카테고리 전체가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래서일까, TV 분야에서도 애플TV가 TV 이용환경을 단숨에 변화시킬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 다행히(?) 애플이 올해 안에 첫 스마트TV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TV 각사가 입력 기술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애플이 아이폰4S에 탑재한 ‘시리’의 성공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동작인식 게임기 컨트롤러인 ‘키넥트(Kinect)’의 성공도 TV 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에 손가락으로 직관적으로 조작하는 ‘멀티터치’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표준을 확립했다. 애플과 경쟁하는 구글도 음성인식 기술을 사용한 서비스를 개발했다. MS는 프로그램 제작사와 협력해 시청자의 몸짓과 음성으로 스토리가 바뀌는 프로그램 제작을 시작했다.



과거 TV나 컴퓨터, 게임기 등 디지털 가전은 리모컨이나 마우스, 컨트롤러 등의 입력 기술의 진보와 함께 각 가정에 도입됐다. TV의 인터넷 연결이 보편화되면, 앞으로 입력 기술 수가 사용자의 평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TV는 화면의 크기와 두께, 고화질로 겨뤄왔다. 그러나 스마트TV의 등장으로 그러한 ‘수치’를 다투는 경쟁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고 조작의 편리성,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상품의 다양성 등을 경쟁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것이다.

기회와 과제
스마트TV의 등장으로, 단순히 TV 하드웨어만 판매해 이익을 내는 시대에서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콘텐츠 등 수익원이 다변화되고 있다. 또한 구글이나 애플 등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플랫폼 업체, TV 제조업체, 방송국, IPTV 업체, 케이블TV 업체, 유통업체, 셋톱박스 제조업체, 방송 콘텐츠 제작업체, 인터넷 검색·포털 기업 등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자들이 사업 기회를 모색하면서 전략적 제휴나 흡수 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스마트TV의 등장으로 TV 광고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위치정보 서비스 광고, 양방향 광고 등 다양한 새로운 광고 모델의 등장이 예상된다.
스마트TV는 가족중심의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며 가정에서 각종 전자기기와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미디어 허브’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IT 기기와의 융합을 통해 N-Screen 전략이 강화되고, UX의 차별화와 OS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TV 시장은 인터넷 플랫폼 기술의 발전, 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TV 등을 연결하는 N-Screen 전략, 소셜 미디어 사용의 확대, 입출력 기술의 발전, 네트워크 속도의 발전,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의 확충, TV 제조업체의 적극적인 대응 등이 시장발전의 주요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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