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적용한 챗봇, O2O 넘어 금융까지 진출
  • 2017-04-04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인공지능의 발전에 힘입어 챗봇(Chatbo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SNS 관련 회사뿐만 아니라 O2O에서 금융권까지 챗봇 도입에 나서며 고객 접점을 넓혀 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고 있다.
영화 ‘허(Her)’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작가로 아내와 별거 중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지만 정작 테오도르 자신은 외롭고 공허한 삶의 연속 속에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 구입한 컴퓨터의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인 사만다를 만나게 된다.
인공지능 OS인 사만다는 처음에는 이메일을 체크해주고 스케줄을 관리하는 충실한 개인비서 역할을 수행했는데, 스스로 학습해 나가면서 하나의 인격체로 진화해 나간다. 영화 ‘허(Her)’는 주인공 테오도르가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에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비록 허구이지만, 인공지능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비서의 역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영화였다. 
 
인공지능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챗봇은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메신저와 결합하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많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영화 ‘허(Her)’에 등장하는 사만다는 비록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분석 기술이 적용된 음성인식 형태의 개인비서인 반면, 챗봇(Chatbot)은 주로 사람과의 문자나 메시지를 이용한 대화를 통해 질문에 알맞은 답이나 각종 연관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에 해당한다.
챗봇은 최근 메신저 기반의 SNS가 사용성과 편리성을 무기로 삼아 기존의 웹·앱 기반의 SNS 사용자를 넘어섬에 따라 챗봇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과 관련한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챗봇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감성과 언어를 이해하고 학습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 기술인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패턴 인식, 상황 인지(Context-Awareness) 기술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자연어 처리 기술은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기술로, 인간이 사용하는 문장에서 어휘, 형태소 분석 등을 처리한다.
텍스트 마이닝 기술은 텍스트 형식의 데이터를 처리한 후 이를 학습해 유사 데이터를 찾아내고 예측, 분석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인공지능을 탑재하게 되면 인지 컴퓨팅(Cognitive Computing),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그리고 딥러닝(Deep Learning) 등의 기술들이 적용된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챗봇은 메신저를 통해 수집한 방대한 양의 대화를 분석한 후 학습하고 이를 추론해 예측하는 과정을 거쳐 마치 인간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현하게 된다. 인간과 같은 대화를 구현한다는 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이겠으나, 자연어 처리 기술,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챗봇의 성능 역시 발전하게 된다. 반대로 사용자의 상황이나 감정 등 지식을 제대로 습득할 수 없으면 챗봇은 인간과 공감을 나누기란 어렵게 된다.
챗봇 시장, 2024년까지 27.8% 성장
현재의 챗봇 시장은 인공지능이 접목되면서 소수의 관련 기술 중심의 글로벌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양상을 띠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TMR(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등 글로벌 기업이 챗봇 시장의 97.5%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기존에 가진 브랜드 인지도와 인공지능, 챗봇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로 사용자로부터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TMR은 2015년 1억 1,300만 달러에서 2024년 9억 9,450만 달러로 27.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테크나비오(Technavio)는 ‘글로벌 챗봇 시장 2017-2021’ 보고서를 통해 2016~2021년간 전 세계 챗봇의 시장별 연평균 성장률이 금융 부문(BFSI: Banking, Financial services and Insurance) 31.36%, 정부 부문 42.36%, 리테일 및 이커머스 38.56% 성장한다고 분석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챗봇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데, 킥(Kik),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 메신저(Facebook Massenger), 위챗(WeChat), 왓츠앱(WhatsApp),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Skype), 라인(Line) 등이 대표적이다.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이 차지하는 통신 시장의 규모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챗봇의 빠른 성장은 기업이 가상자동화를 통해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제품을 올바른 타깃에 효율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문의, 불만사항 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메신저 기반의 챗봇은 새로 앱을 설치하거나 작동방법 및 기술을 배울 필요 없이 메시지만 보내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 역시 성장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F8 2016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앱을 설치하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의 챗봇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챗봇의 역할이 단순히 사람이 필요한 서비스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불만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에는 수많은 기업과 개인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복잡한 인터페이스나 카테고리를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 시스템 중에서 투자비용이 적은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Build 2016에서 “향후 봇(Bot)이 앱을 대체하고 디지털 개인비서가 새로운 메타 앱이 될 것이며, 컴퓨터와 사람 사이의 모든 상호작용에 인공지능이 침투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MS, 테이 실패 교훈 삼아 선보인 조(Zo)
챗봇 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기업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3월 23일, 신경망 기술을 기반의 대화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챗봇인 테이(Tay)를 공개했다. 10대 소녀를 콘셉트로 설정된 테이는 18~24세의 SNS 이용자를 타깃으로 개발됐다. 말을 걸면 질문을 분석해 10~20대의 젊은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모티콘이나 은어를 활용해 대답해준다. 트위터, 그룹미(GoupMe), 킥 등의 소셜 메신저를 통해 사용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테이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되어 있어 많은 사람과 대화를 할수록 정보가 많이 싸여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테이는 성공하지 못했다. 문제는 사용자에 있었다. 일부 극우 성향의 사용자들이 테이의 ‘따라하기’ 게임 기능을 악용해 인종·성차별적 발언, 욕설 등을 반복해 학습시켰다. 기본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단어는 답변을 거부하는 방어장치를 마련했지만, 인종차별주의자, 여성 혐오자, 무슬림 혐오자 등이 모여 있는 익명 인터넷 게시판인 폴(Pol)의 사용자들이 의도적으로 테이 세뇌시키기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흑인과 멕시코인에 대한 차별적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말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울타리를 세우자”는 말은 물론이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에 대해 “지어낸 말이다”라고 말하는 등 시쳇말로 ‘삐뚤어질 대로 삐뚤어진’ 챗봇이 되고 말았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테이의 공개 16시간 만에 가동을 중지시키고 말았다.
9개월 뒤인 2016년 12월 13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최신 챗봇인 ‘조(Zo)’를 정식으로 공개했다. 조는 2016년 10월부터 메신저 앱인 킥에 탑재돼 미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 선보였던 인공지능 챗봇인 ‘샤오이스(Xiaoice)’와 ‘린나(Rinna)’에 활용된 기술을 토대로 완성됐다.
 
샤오이스는 2014년 5월 중국에서 위챗에 처음 적용된 지 72시간 동안 약 150만 건의 그룹 초대를 받았으며, 현재 약 4,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린나는 2015년 7월 일본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전체 국민의 20%에 달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한편 조는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보와 사람 간의 대화 내용을 스스로 분석해 고도로 감성적이고 지능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학습능력을 갖췄다. 다만, 테이의 영향으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도록 서비스를 제한해 두었다.
이날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스카이프 콜링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스카이프 봇 상에서 비디오를 추가하거나 움직이는 이미지 또는 오디오 파일을 보내는 것이 가능한 기능, 개발자 및 제조사를 위한 툴킷인 코타나(Cortana) 디바이스 SDK도 선보였다.
이어 2017년 3월 15일에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개발한 신경망 기반 번역에 한국어를 새롭게 추가함으로써 영어, 독일어, 아랍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포함해 총 11개의 언어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경망 기반 번역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 트랜스레이터(Microsoft Translator) 및 스카이프(Skype)의 실시간 번역 기능 등에 적용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와 함께 언어 의도(Intent)와 실체(Entity)를 파악해주는 자연어 처리 서비스인 루이스(LUIS: Language Understanding Intelligent Service)의 한국어 지원도 공개했다. 루이스는 챗봇과 앱, 그리고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한다.
페이스북, 챗봇 탑재한 메신저 플랫폼으로 서비스 다양화
2016년 4월 미국 샌프란스시코에서는 개발자 회의인 F8 2016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챗봇과 함께 메시징 API를 공개했다. 이날 페이스북은 일기예보 챗봇인 판초(Pancho)를 시연했다. 예를 들어, “판초, 오늘 날씨는?”이라고 물어보면, 당일 날씨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게 된다. 페이스북의 챗봇은 꽃 배달 서비스인 1-800-Flowers, 뉴스미디어인 CNN, 날씨 서비스인 판초, 전자상거래인 스프링(Spring) 등에서 메신저 플랫폼을 이용해 활용되고 있다. 이 외에 우버, 이베이, 월마트 등도 챗봇이 가능한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서도 페이스북 메신저를 활용하려는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 2017년 3월 9일, 스페인의 주요 은행 중 하나인 카이샤뱅크(CaixaBank)가 2017년 1월에 설립한 모바일 전용 은행인 이매진 뱅크가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의 챗봇을 활용한 서비스를 시도했다. 스페인 인구 중 20%가량이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을 모바일 메신저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매진뱅크의 페이스북 페이지인 ‘마이이매진뱅크’의 팔로워 수는 6만 5,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마이이매진뱅크 페이지에서 은행 잔고, 결제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매진뱅크가 새로 서비스하는 챗봇은 고객에게 쇼핑할인과 레저활동을 위한 할인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게 된다. 따라서 고객은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특정 지역 내의 카테고리별 할인 정보를 텍스트나 음성으로 물어볼 수 있으며, 챗봇은 고객의 요청에 따른 할인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지속적인 대화 정보를 이용해 고객이 선호할만한 정보를 파악해 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매일 또는 주간 할인정보 알람을 제공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챗봇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텐센트의 위챗(Wechat)은 단순한 메시지 기능을 넘어 쇼핑, 비행기 및 영화 티켓 예약, 호텔 및 병원 예약 등의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슬랙은 2015년 말, 기업용 메신저인 슬랙 봇(Slack Bot)으로 회의 스케줄의 저장 및 알람, 과거 메시지 검색 기능 등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킥은 봇숍(Botshop)을 운영해 원하는 챗봇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H&M의 챗봇에 접속해 원하는 옷을 말하면 관련 상품을 추천해준다. 스타벅스의 챗봇인 바리스타(Barista)는 스타벅스 앱 안에 탑재된 인앱챗봇으로, 고객의 주문 히스토리와 대화 내용을 통해 빠르고 개인화된 주문을 도와준다. 
한편, 버버리는 2016 런던 패션 위크(2016 London Fashion Week)를 진행하며 그 뒷 이야기를 페이스북 메신저 창에서 이야기하며 gif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프로모션용 챗봇을 활용한 바 있다.


라인은 해외, 카카오는 국내 시장에 강점
한국 기업들도 챗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8월부터 챗봇을 활용한 ‘쇼핑 톡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네이버 쇼핑 이용자가 상품에 관한 질문을 남기면 인공지능 챗봇이 대신 답변해주는 서비스로, 현재 쇼핑 입점업체 500여 곳이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7년 상반기 중으로 쇼핑 톡톡 서비스를 5만~6만 개 입점업체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2월 14일, 네이버는 도미노피자와 함께 네이버 톡톡을 활용한 챗봇 주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네이버 검색창에 ‘도미노피자’를 입력한 후 ‘챗봇주문’을 클릭하면 채팅을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네이버의 라인(Line)은 왓츠앱, 위챗과 함께 세계 빅 3 메신저로, 웹과 모바일을 뛰어넘는 챗봇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라인은 일본에서 인공지능 챗봇을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2014년 7월 아르바이트 정보 제공 서비스인 ‘판다이치로’를 시작으로 현재 택배 예약, 택시, 음식 배달 등 약 7,000여 개의 챗봇개정이 라인 플랫폼에서 작동하고 있다.
카카오도 챗봇 시장에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카카오는 2017년 1분기 내에 자체 메신저인 카카오톡에 인공지능 챗봇을 적용해 ‘톡 간편 주문’ 서비스를 도입할 방침이며, 향후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비록 전 세계 시장 기준으로 볼 때 카카오(4,900만 명)는 라인(2억 1,700만 명)에 비해 사용자 수는 적지만, 국내 시장에서만큼은 94%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향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국내 O2O 기업, 챗봇 서비스 열풍
비즈니스 측면에서 볼 때 챗봇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바로 전자상거래 분야다. 특히 O2O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는 곳은 너도나도 챗봇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달 음식 앱인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위해 100억 원을 투자하는 ‘배민 데이빗’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참여 중인 아미카 프로젝트도 계속 진행하며, 자체 인공지능 개발력과 서비스를 키울 방침이다.
종합숙박앱인 ‘여기어때’를 서비스하고 있는 위드이노베이션은 맞춤형 숙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챗봇을 추가할 계획이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자체 개발한 언어처리모듈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에서 의미 있는 단어를 추출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개인화된 숙소 추천과 민원을 채팅으로 해결하는 챗봇을 구현할 방침이다.
이 밖에 신세계의 SSG톡, SK플래닛의 11톡, 인터파크의 톡집사 등 상품 검색과 주문에 활용되는 다양한 챗봇 서비스가 등장한 상태다.
금융권에서도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도입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벤자민은 지점에 방문하거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지 않아도 365일 언제나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챗봇이다.
 
대신증권은 모바일 트렌드에 맞춰 개발한 벤자민은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답변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공하게 된다. 서비스 초기, 벤자민은 적절한 답변을 내놓는데 애를 먹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예수금 입금 서비스에 관한 질문을 하면, ‘학습하지 않은 질문’이라는 식으로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비트코인 입금신청 방법, 비트코인 예수금 입금서비스 의미 등을 안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벤자민이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방식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측은 미 답변 질문을 수집해 하루에도 수차례 벤자민을 학습시킴으로써 점점 진화하는 챗봇을 구현할 수 있었다.
현재 벤자민의 답변율은 60%로 이를 80~90%로 끌어올려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신증권의 목표다. 이를 위해 뉴스 검색 기능 탑재, 고객 문의에 대한 답변 범위 확대, 음성대화기술 도입, SNS와의 연계, 트레이닝센터 운영 통한 머신러닝 고도화 작업 등 업그레이드를 통해 2017년 5월 벤자민을 본격 오픈할 계획이다.
2020년 챗봇 간 API 표준화 진행될 것
과거의 챗봇은 단순한 질문을 분석해 문장으로 대답해주는 형태로 일차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심심이’였다. 2002년 이즈메이커가 개발한 심심이는 MSN 챗봇으로 처음 서비스된 이후 2004년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때 앱스토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심심이는 현재 다른 경쟁 서비스에 완전히 밀려 잊혀졌다.
심심이는 첫 선을 보인 이후 지금껏 별다른 기술적 진보를 보이지 못했다. 대화와 답변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았으며, 상호작용이 부족해 단순 농담이나 시간 보내기용 이상으로는 활용가치가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 기술의 발전은 챗봇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의 사례처럼 고객 문의나 상품 제안은 기본이고 금융권에서도 활용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향후 챗봇에 대한 기업의 요구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의 노무라 종합 연구소는 챗봇의 발전 단계를 여명기, 발전기, 보급기로 구분해 분석했다. 노무라 종합 연구소는 2018년까지를 챗봇의 여명기로 보았다. 이미 페이스북이나 라인과 같은 대화용 API를 공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결제 서비스 전용 챗봇 API도 제공될 것이며, 질문 내용을 미리 상정해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활용될 챗봇의 성공사례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 단게에서 개인의 취미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제안하는 측면에서는 아직 활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용도에 대한 실패 사례가 늘어난다면 그에 따른 챗봇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역시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서 챗봇이 초기에는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지만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즉, 눈으로 보고 여러 가지 선택 사항 중 하나를 터치하는 방식이 더 직관적이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2019~2020년은 발전기다. 이 기간은 개인의 속성 정보 등을 이용한 챗봇 서비스가 더욱 발전하는 시기다. 노무라 종합 연구소는 발전기의 챗봇은 위치 정보 및 시간 등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대화 내용의 이해도를 향상시키는 솔루션의 등장으로 사용 방식이나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챗봇 서비스 증가로 여러 플랫폼에 대응하는 경향이 일반화되며, 여러 챗봇을 연계하는 서비스 등장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챗봇 간 API 표준화가 필요해지는데, 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져 표준화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이후에는 챗봇의 보급기에 해당한다. 챗봇 사이의 API 표준화가 완료되면 공공 절차 등에서도 챗봇이 사용될 것이다. 이미 이 분야에 필요한 챗봇이 등장하고 있는 점을 볼 때 그 가능성 또한 높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민을 돕는 챗봇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학생인 조슈아 브라우더가 만든 두낫페이(DoNotPay)는 난민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해 두낫페이에 말을 걸면, 두낫페이는 법적 절차를 위한 몇 가지 질문으로 반응한다.
난민이 망명자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 망명 신청이 완료되면, 국가별로 채워야할 신청서 세부 사항에 대한 질문, 어려운 부분이 생길 경우의 보충 설명 등이 가능하다. 또한 국가별 제출 서류 목록, 필요 추가 사항 등도 안내해 준다.
나아가 노무라 종합 연구소는 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개별 챗봇을 선택할 필요 없이 챗봇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멀티봇’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플랫폼 vs 자체 개발 
챗봇의 발전 방향은 크게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API를 통해 외부 챗봇 개발사를 끌어들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 기술을 챗봇에 적용시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라인, 카카오가 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자체 봇엔진인 ‘wit.ai’를 활용해 외부 개발사들에게 보내기, 받기 API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의 기업들이 이러한 API를 활용해 페이스북 메신저 봇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라인의 경우는 메시징 API를 공개했으며, 카카오는 자동응답 API를 제공하고 있다.
반대로 자체적으로 자연어처리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곳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다. 이들은 플랫폼 제공과 함께 자체 개발한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을 일반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 하에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아미카’가 이에 해당한다.
플랫폼과 자체 개발 간의 경쟁도 이슈이나, 챗봇도 IoT 기술과 마찬가지로 보안에 대한 문제가 중요하다. 챗봇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의 정보 수집이다. 이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할 수 없다. 특히 머신러닝 기반의 챗봇을 개발한다면 정보의 필요성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문제는 수집된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정보 처리 방안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구축하지 못한다면, 사용자는 챗봇에서 멀어질 것이다. 특히 O2O나 금융권의 특성 상 개인정보는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챗봇 개발 기업이나 플랫폼 제공 기업은 사용자 정보가 어떻게 저장되고 활용되며 폐기되는 지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수립해야 한다.
물론 향후 챗봇에 대한 통합 API 표준화가 수립된다면 이에 대한 문제 역시 거론되겠으나, 사전에 데이터에 대한 모든 규칙과 정책을 정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챗봇은 기본적으로 개인과 기업의 상호연결의 증대를 목적으로 한다. 연결성의 패러다임 속에서 챗봇은 매개체로 활용될 것이다. 과연 챗봇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나, 어쩌면 2020년 이후에는 포털이나 검색엔진 중심에서 챗봇 중심으로 정보 획득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또한 웹이나 모바일 기반의 쇼핑몰 대신 메신저 기반의 챗봇을 통해 제품의 구매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 간의 거리적 격차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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