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충전 존’을 許하라
5W 이하 무선 충전 시장 확대 급물살
  • 2012-01-03
  • 윤범진 기자, master@elec4.co.kr

<제 2 부> 충전 기술

자유와 개방, 홀가분하고 쾌적한 삶을 추구하는 노마드(Nomad) 족이 대세다. 이들은 한 가지 이상의 휴대용 전자기기를 가지고 다니며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트윗을 전송하고, 웹서핑을 하는 등 언제 어디서나 세상과 소통한다. 그러나 ‘방전’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 직면하게 된다. 이럴 때 내 기기에 맞는 충전용 젠더를 챙기지 않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무선 충전 기술이 그 해결사로 나섰다.



이차전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휴대용 전자기기를 계속해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여 충전을 해주어야만 한다. 특히, 최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경우 배터리의 급격한 소모가 하나의 해결해야 할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전원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고 충전 크래들 위에 기기를 올려놓기만 하면 배터리가 충전되는 무선 충전(급전) 기술이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 충전 기술이 스마트폰에 보급될 경우,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여량에 따라 상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배터리 방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대표적인 무선 충전 기술은 전자기유도 방식이다. 전자기유도 방식은 매우 짧은 거리에서 고효율의 송전이 가능하며 구조도 간단하다. 최근에는 거리가 좀 더 떨어져 있어도 급전이 가능한 자기공명 방식을 비롯해 원리가 전혀 다른 전계결합 방식도 실용화되고 있다.




자기공명 방식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마린 솔라서치 교수팀이 2006년 이론을 발표했으며 이듬해 그 이론에 근거한 시제품이 만들어졌다.
전자기유도 방식과 자기공명 방식의 기기는 모두 코일을 마주 놓고 한 쪽에 전원을 연결하여 전원을 공급하고 다른 코일에서 수전한다. 모양은 비슷하지만 원리는 전혀 다르다. 전자기유도 방식의 원리는 코일을 관통하는 자속의 변화를 주면 기전력이 발생하는 패러데이의 법칙이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무선 충전기기는 대부분 이 방식을 이용한다. 이에 반해 자기공명 방식은 두 개의 코일을 하나는 전원에, 하나는 전자기기에 연결해 같은 주파수로 맞추면 공명이 발생해 전류가 흐르는 원리를 이용한다. 솔라서치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서는 송전 거리가 2 m인 경우 40%, 1 m인 경우에는 90%의 전송 효율을 달성했다. 자기공명 방식은 애플, 인텔, 삼성, LG 등의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자기공명 방식을 이용하여 40인치 크기의 LED 액정을 전원부 근처에 설치해 전선 없이 전류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전계결합 방식은 송전 측과 수전 측에 각각 전극을 설치하고, 전극이 근접했을 때 발생하는 전기장을 이용해 에너지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이 방식은 위치 자유도가 높고 무선 충전부의 발열이 적으며 전극 재료와 재질, 두께의 자유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일본의 무라타제작소가 업계 최초로 무선 충전 모듈에 이 기술을 채용해 양산을 시작했으며, 히타치맥셀이 2011년 11월 25일부터 발매하기 시작한 iPad2용 충전 패드에 적용됐다. 무라타제작소의 무선 충전 모듈은 최대 13 W의 전력을 송전할 수 있으며, 태블릿PC 충전에 필요한 전력량을 충족시킨 모듈이다.
지금까지 무선 충전은 전자기유도 방식을 이용하여 전동칫솔, 코드리스 전화기, 전기면도기 등 소형 가전제품의 충전 시스템을 대상으로 1990년대부터 실용화돼 왔다. 2000년 들어서는 핸드폰에 탑재를 상정한 모듈 개발이 시작됐으며 소형화, 고효율화, ID 인증 기능 등에 의한 안전성 확보를 목표로 한 개발이 각사에서 추진돼 왔지만,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무선 충전의 편리성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 했다.
이에, 무선 충전기의 호환성에 관한 국제 표준 책정 및 보급을 목적으로 2008년 12월 WPC(Wireless Power Consortium)가 설립됐다. WPC는 2010년 7월 5 W 이하의 모바일 기기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 Qi 규격(Volume1, Low Power)을 책정, 스마트폰과 핸드폰의 무선 충전 기능의 본격적인 보급을 기대하고 있다.
2011년 12월 현재 컨소시엄에는 정회원(Regular Member) 18(+2)개 사와 준회원 86개 사를 포함해 총 106개 사가 등록돼 있다. 한국은 한림포스텍, LG전자, LS전선, 열림기술, 팬택계열,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7개 사가 가입돼 있다.
시장조사 회사인 IHS iSuppli는 전 세계 무선 충전 시스템의 출하 대수가 2010년 360만 대에서 2014년에는 약 65배 늘어난 2억 3,5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Pike Research는 이 시장 규모가 2012년 10억 달러에서 2020년에 118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세계 무선 충전 시장 규모는 1,600만 대 수준이며 올해는 1억 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W급 무선 충전 기술
WPC의 주요 사양을 표 1에 정리했다. 단말기 측에서 받을 수 있는 전력은 최대 5 W이며, 소형 모바일 기기가 그 대상이다. 충전에 관한 사양만 규정돼 있기 때문에, 통신 기기에 대한 간섭 등은 통신기기 제조업체가 검토 및 평가해야 한다.
표 2에 모바일 기기를 위한 무선 충전 방식을 비교해 놓았다. 전자기유도형은 오래 전부터 사용돼온 방식으로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송전 코일과 수전 코일을 정밀하게 맞추지 않으면 충전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WPC는 전자기유도 방식을 도입해 ID 인증과 전력 제어 등의 제어 프로토콜을 표준화하고, 문제로 지적돼온 송전 코일과 수전 코일의 위치맞춤을 자동화해 전자기유도형의 편리성을 높였다. 그 결과 WPC의 Qi 마크(그림 1)가 있는 충전 크래들 위에 WPC 지원 단말기를 놓기만 하면 어디서든 편리하게 충전이 가능하다.



WPC에서는 다음 세 가지 위치맞춤(positioning) 방식을 모두 지원하지만, 수전 측 단말기는 Qi 마크가 있는 크래들이면 어떤 위치맞춤 방식이든 사용할 수 있다.

① 자유 위치맞춤(Free Positio
ning): 무빙 코일(Moving Coil) 방식
송전 측의 유닛에 내장된 검출 코일에 의해 수전 측 코일의 대략적인 위치를 감지하고, 그 위치에 송전 측의 무빙 코일을 이동시켜 전력 전송을 시작한다. 전력 전송을 시작하면, 효율이 최대가 되는 최적의 위치가 되도록 무빙 코일의 미세조정이 이루어진다(그림 2). 이것은 XY축 이동을 위한 모터가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② 자유 위치맞춤(Free Positio
ning): 코일 어레이(Coil Array) 방식
송전 측 코일을 적층 구조로 빈틈없이 배치하고 수전 측 코일이 놓인 위치에 배치된 송전 측 코일만이 활성 상태가 되도록 함으로써 전력 전송이 가능해진다. 송전 측 전원회로의 확장을 통해 여러 단말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그림 3).
③ 위치맞춤 가이드(Guided Positi
oning) 방식
송전 측 코일의 위치맞춤을 위한 가이드 표시가 있어서 사용자 자신이 수전 측 코일의 위치맞춤을 행한다. 송전 측 코일의 중심에 자석을 배치함으로써 수전 측 코일이 접근하면, 자석의 힘으로 수전 측 코일을 끌어당겨 위치맞춤을 돕는다(그림 4).

상용화 원년 
2011년은 아주 특별한 한 해였다. WPC가 2010년 7월 발행한 무선 충전 기술 표준인 Qi 인증을 받은 제품이 다수 선보였기 때문이다. Qi는 송전 전력이 5 W 이하의 기기를 대상으로 하며 무선 충전 기술에 대해 규정한 업계 최초의 표준 규격이다. 그동안 몇 가지 무선 충전 시스템이 실용화되긴 했지만 회사마다 방식이 달라 확산의 걸림돌이었다.
배터리 전문업체인 에너자이저(Energizer)와 주택용 가구 및 사무 용품 업체인 레지드앤플랏(Leggett & Platt)은 일치감치 Qi 인증 충전 장치를 실용화했다. 일본의 히타치맥셀은 MCM 저팬과 공동 개발한 Qi 호환 충전 패드(충전기)와 아이폰용 크래들을 2011년 4월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2011년 4월 핸드폰용 무선 충전 패드를 출시했다. LS전선은 지난 7월 아이폰용 충전용 커버와 충전 패드를 내놨다. 한림포스텍은 ‘스파콘’이라는 무선 충전 커버와 패드를 이 달 말 아이폰 및 갤럭시S2용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이미 와이즈파워, 엠에스피테크 등도 스마트폰용 무선 충전기를 선보였다. 미국의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올해 16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는 이전 1세대 수신 칩보다 PCB 공간을 80% 감소시킨 Qi-호환 무선 전력 수신 칩(bq51013)을 공급하고 있다. bq51013 리시버 IC는 1.9mm × 3mm의 작은 WCSP 패키지에 정류, 전압 조절 및 완전한 무선 전력 제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전력을 최대 5 W까지 지원하며 최대 93%의 AC/DC 전력 변환 효율을 제공한다.
프리스케일 반도체(Freescale Semiconductor)는 무선 충전 시스템의 송전 측 범용 MCU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8비트 MCU 제품군인 RS08/S08과 16비트 DSC(Digital Signal Controller) 제품군인 56F800x/56F801x/56F82xx에 몇 개의 개별부품을 결합해 송신측 회로를 구성할 수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이들 칩은 이미 홍콩의 컨비니언트 파워(Convenient Power)와 미국의 파워맷(Powermat)의 무선 충전 시스템에 채용됐다. 또한 그동안 범용 MCU와 DSC만을 OEM 벤더 및 기기 제조업체에 제공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Qi 규격을 준수하는 레퍼런스 보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무선 충전 시스템을 위한 소프트웨어도 같은 시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정확한 출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송전 전력을 더욱 높인 레퍼런스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4개의 코일을 갖추고 있으며 각각의 송전 전력이 30 W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WPC는 송전 전력 5 W 이상의 중전력 표준 규격을 책정하고 있다. 프리스케일 반도체는 이 표준 규격이 공개되는 시점에 맞춰 레퍼런스 디자인을 출시할 계획이다.  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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