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드론, 로봇도 빌려 쓴다
  • 2016-11-02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정수기로 성장한 렌탈 시장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스마트 기기를 대여하는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해 드론까지 렌탈 시장은 더욱 범위와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홈 시대에는 더욱 많은 기기를 렌탈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예전 세탁소는 옷을 세탁하거나 수선하는 역할 외에 급하게 차려 입어야 할 경우에 옷을 빌려 입을 수 있는 의상 대여점의 역할도 간간히 수행했다. 갑자기 면접이나 맞선 자리에 입을 만한 마땅한 옷이 없어 고민하고 있을 때 여지없이 달려간 곳은 세탁소였다. 일회성의 약속을 위해 정장을 구입하는 것이 낭비처럼 생각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뀐 지 한참이 지났다. 인터넷이 연결된 PC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의류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슬리퍼를 신고 세탁소를 뛰어가던 모습은 추억이 됐다.
한발 더 나아간다면, 지금은 렌탈의 시대다. 자동차, 가전, 패션 그리고 최근에는 웨어러블 기기까지 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제레미 프킨의 ‘소유의 종말’에서도 언급했듯이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는 물건의 소유보다 개성을 추구하며 기능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렌탈 서비스는 필요할 때 원하는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국내 렌탈 시장, 2020년 40조 원 
이러한 욕구를 반영하듯 1990년대 말 정수기로 시작한 렌탈 시장은 최근 침대, 타이어, 그림, 자동차에 이어 IoT 관련 제품까지 품으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렌탈 시장이 성장하자 전혀 관련없던 기업들도 자사 서비스와 네트워크를 이용한 렌탈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제조사, 오픈 마켓 서비스 회사, 가전기기 제조사, 기존 오프라인 유통회사 등도 렌탈 산업에 뛰어든 것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ICT로 진화하는 스마트 렌탈 시장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은 2011년 19조 5,000억 원 규모에서 2016년 25조 9,000억 원, 2020년 40조 1,000억 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IoT 관련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렌탈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IoT 기기 수는 약 64억 개 정도이며, 2020년에는 208억 개로 3배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IoT 기술이 탑재된 기기의 렌탈 수요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된 IT electronic science 2016. NOVEMBER 33기술은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며, 부족했던 렌탈 사업자의 유통기능을 보완하는 동시에 관리서비스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특히 VR/AR 기기, 스마트워치, 드론, 스마트홈 서비스가 가능한 가전제품, 헬스케어 관련 기기 등을 대여해 개인의 취미나 레저, 건강을 목적으로 사용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렌탈도 비슷한 분위기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현재 카쉐어링에 따른 단기 자동차 렌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2020년경 커넥티드 카가 본격화 될 경우 단기 자동차 렌탈 시장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특히 구글이 자동차 공유 시장 진출을 선언함으로써,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공유 수요는 2020년 이후부터 매우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로봇도 대여하는 시대

이에 따라 스마트 기기를 빌려주는 렌탈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자사에서 출시한 제품으로 서비스하는 회사도 있지만, 별도의 유통 채널을 확보해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드론 등을 제공해주는 기업도 있다.
DMM.com은 드론, 스마트워치, VR기기 등을 대여해주고 있다. DMM.com은 인터넷 통신 판매 및 주문형 비디오사업을 펼치는 일본 기업으로, 태양광발전 사업, 회사 지원 및 복지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옥션 사업, 온라인 게임사업, 온라인 영어회화 서비스, 3D 프린트 서비스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다.
 
DMM.com의 렌탈 사업은 광범위하다. AV 관련 가전제품, 카메라, 생활 가전, 유아용품, PC 및 사무용품, 여행용품, 스포츠 및 아웃도어, 골프, 고급 자동차 등 약 4,100여 개의 품목을 구비해 놓을 정도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AV 가전에는 스마트워치, TV, DVD 및 블루레이 레코더, 헤드 마운드 디스플레이(VR 기기 포함), 생방송 기기, 로봇, IC 레코더, 헤드폰, 스피커 등이 포함돼 있으며, 드론도 렌탈 항목에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의 기어 VR은 3일에 5,000엔(약 5만 4,000원), 애플 워치 시리즈 2는 5일에 5,000엔(약 5만 4,000원)으로 대여할 수 있다.
DMM.com의 드론 렌탈 서비스는 2015년 6월 15일부터 시작했는데, 당시 처음 서비스한 드론은 패럿 미니드론 롤링 스파이더와 패럿 AR 드론 2.0이었으며, 현재는 이 두 종을 포함한 4가지 드론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중 DJI의 팬텀3 스탠다드는 5일에 1만 4,800엔(약 16만 원)에 대여할 수 있다.
미국의 루모이드(Lumoid)는 애플 워치를 비롯한 최신 IT 기기를 대여해주는 렌탈 서비스 회사로, 일주일에 35달러를 지불하면 최대 3개의 최신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홈 트라이온(home tryon)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DMM.com이 분야와 제품을 가리지 않고 서비스하고 있다면, 루모이드는 철저히 IT기기와 카메라에 집중하고 있다.
루모이드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드론은 DJI, 고프로(GoPro), 릴리(Lily) 등이며 각 제조사별로 다양한 드론을 대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루모이드는 웨어러블 워치와 웨어러블 밴드 등 피트니스 관련 제품과 오디오 관련 제품(헤드폰, 스피커 등)도 서비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 역시 렌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인 페퍼(Peper)를 안내데스크, 행사장 도우미, 상품 홍보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월 5만 5,000엔에 대여해주고 있다. 현재 약 1,000여개의 기업이 페퍼를 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렌탈 서비스 위해 빅데이터 도입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를 도입한 렌탈 회사도 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여성의류를 대여해주고 있는 렌트 더 런웨이(Rent the Runway)는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고객의 신체에 가장 적합한 의류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추천해주고 있으며, 스마트 운송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당일 반환 받은 의류를 검사하고 세탁해 당일에 다른 고객에게 발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 7년 만에 5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모집했으며, ‘포브스’는 렌트 더 런웨이의 기업 가치를 6,000억 원대로 평가한 바 있다.
 
이밖에 NTT도코모는 일본의 지자체와 손잡고 GPS 및 통신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바이크쉐어링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용자 정보는 도시개발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통신사, 제조사 등도 렌탈 산업에 진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경우 스마트홈에서 수익창출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KT는 렌탈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스마트홈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KT는 앞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IoT 기기별 요금제 및 월정액 무한요금제 등으로 시장을 공략하자, 기가IoT헬스 제품에 스마트 렌탈 제도를 도입했다.
스마트 렌탈 제도는 소비자가 기가IoT 헬스 제품을 36개월간 매달 1만 원씩 대여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KT가 서비스하고 있는 기가 IoT헬스 제품의 렌탈 서비스는 헬스바이크, 골프퍼팅기, 체중계 3종, 헬스밴드 등이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및 IPTV를 가입하면 최신 PC와 TV를 렌탈해 주고 있으며, CJ헬로비전은 5월부터 단말기 약정, 위약금, 렌탈료가 없는 중고폰을 활용한 ‘0원 렌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주문형 반도체와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회사인 세미솔루션도 지난 8월 렌탈 산업에 뛰어들었다. 세미솔루션이 만든 블랙박스 전 제품에 대해 프리미엄 렌탈 서비스를 실시한 것이다. 세미솔루션의 블랙박스 렌탈 제품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차눈- 에이스(2ch)로, 본체와 카메라가 분리되는 분리형 블랙박스라는 점이 특징이다. 차눈- 에이스는 와이파이(WiFi)를 통해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풀 HD화질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기존 차량 퓨즈박스에 연결하는 방식이 아닌 전용 외장 배터리 방식을 채택해 자동차 배터리 방전의 원인을 제거했다.
이외에 냉장고, 김치냉장고, TV 등 가전을 월 단위의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렌탈 전문회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렌탈·스마트홈 함께 크려면 시스템이 우선 
이처럼 다양한 스마트 기기와 가전도 대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나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렌탈시장의 성장을 통해 스마트홈 시장 역시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으나, 이 두 시장이 IoT를 통해 동반성장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홈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스마트홈 분야에서 실질적인 IoT의 접목은 사물 간의 연결성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홈 허브(home hub)가 필요하다. 홈 허브는 통신 게이트웨이에 고유한 기능과 인공지능을 탑재해 사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홈 허브 분야에서는 각 이동통신사에서 빠른 기술개발과 보급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홈 허브의 기본 기능은 사물의 연결이다.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동일한 통신 프로토콜을 통한 연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무선 통신 방식도 와이파이, 지그비(ZigBee), 로라(LoRa) 등 다양하며 사물의 특성에 따른 표준도 다르다. 따라서 어느 통신 프로토콜을 채용하느냐에 따라 칩의 크기, 전력량, 통신거리, 속도 등이 달라진다.
나아가 홈 허브의 핵심 기능은 데이터수집을 통한 새로운 가치 제공에 있다. 스마트홈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전을 제어하는 방식을 넘어서 각 사물이 내보내고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증대하고 생활 패턴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물에서 수집한 정보가 하나의 클라우드로 모아져야 하며, 각 사물과 클라우드가 홈 허브를 통해 연결될 경우 스마트홈 시스템 구축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따라서 홈 허브는 본연의 기능인 사물, 서비스, 사람과의 연결을 확대해 스마트홈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홈 허브의 표준화와 안착은 렌탈 산업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 시스템이 완비됐다고 해서 사용자가 수많은 기기를 한 번에 구입하기란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TV, 냉장고 등은 고가에 해당하므로 사용성에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렌탈서비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이제 렌탈 시장은 정수기나 가전의 범주를 넘어섰다.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사물이 연결될 지는 확언하기 어렵지만, 향후 수많은 기기가 연결되는 세상에서 생활패턴이나 문화, 욕구에 맞는 제품을 사전 테스트 과정 없이 구매하기란 사용자 입장에서는 위험부담이 크다. 따라서 스마트홈 시대의 사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그리고 자신의 환경에 맞는 제품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는 수단으로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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