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환경의 축이 움직이고 있다
  • 2011-09-02
  • 편집부

"컴퓨팅 환경의 축이 움직이고 있다"

최근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 부문을 인수함으로써 전세계 스마트폰 업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회사의 합병이야 늘 있어 왔기에 그렇게 이슈가 될 일은 아닐 수도 있고 어찌 보면 찻잔 속의 고요에 지나지 않는 일로 호들갑을 떤다고 여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개인 휴대용 단말기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의 현 IT 업계를 보노라면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며 업계의 지각변동까지도 가져 올 수 있는 메가톤급 이슈임에는 틀림이 없다. 모바일 폰의 최강자였던 노키아는 자리를 내준지 오래이며 다른 업체들도 순위가 뒤로 한 칸씩 밀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물론 뒤늦게 뛰어든 한국기업의 약진으로 판도 변화가 생기고는 있지만 역시 매출과 이익의 질적인 면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며 휴대폰과 인터넷을 최적화한 디바이스를 내놓으며 진정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열고 있으며, 작년에는 아이패드를 발표해 노트북 시장을 새롭게 바꾸어 놓고 있다. 여기에 뒤질새라 구글은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으로 아이폰 타도를 외치며 등장하더니 급기야 그롬북을 내놓으며 또다시 애플과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이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포스트 PC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이러한 것은 그간 PC 중심의 OS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가 주축을 이루며 성장해온 시장을 새로운 모바일 OS가 선도하면서 촉발된 것으로 변화와 성장 속도도 매우 빨라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HP는 하드웨어 사업을 접고 소프트웨어를 육성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다는 것 또한 눈 여겨볼 상황으로 보인다. 컴퓨팅 환경이 데스크 탑(같은 OS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에서 모바일로 그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소리가 크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좀 심하게 말하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를 판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소프트웨어에 약점을 고스란히 안고 하드웨어에 편중된 개발 환경을 비하하는 소리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듣기 거북한 소리이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애플은 자사의 모바일 OS인 iOS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자사 제품의 운영체제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용자들로부터 최고의 모바일 OS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반면 모바일 OS의 양대축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는 구글은 후발 주자이지만 개방형 OS인 안드로이드를 통하여 많은 고객을 확보하며 이 분야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모토로라의 모빌리티 부문을 인수한 것은 현재 구글이 언론에 흘리고 있는 각종 유화적인 얘기는 듣기 좋은 소리에 불과할 것이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이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드로이드 책임자인 앤디 루빈은“현재와 같이 상위 5대 라이선스 업체에 지금과 같이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나아가“모토로라를 별도의 사업으로 운영할 것이며, 초기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업체 중 하나로서 인수가 완료되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이는 생태계의 보호와 확대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즉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를 제공하고 모토로라는 현재와 같이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형태로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이다. 이 말을 정말로 믿어야 하는가?

똑같이 공짜로 내가 가르치는데 옆집 아이는 항상 1등을 하는 모습과 뒤쳐지는 자식의 모습을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바라볼 수 있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결국 팔은 안으로 굽게 되어 있다. 어떻게든 변화가 있을 것이며,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전자과학 201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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