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하는 터치기술, 인간 닮아간다
  • 2015-07-17
  • 김언한 기자, unhankim@elec4.co.kr



인간과 기계를 연결하는 터치 기술이 점점 인간을 닮아가고 있다. 최근의 이런 변화는 스마트폰을 넘어 마우스와 키보드에도 찾아왔다. 형태는 사라졌으며, 그 자리를 레이저가 대신했다. 최근 애플은 터치패널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며 아이폰 6S에 새로운 터치기술 ‘포스터치’가 적용될 것이라 밝혔다.

손가락 힘 감지하는 포스터치
터치기술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 6월 6일 IT 전문 매체 벤처비트(Venturebeat)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올 가을 아이폰 6S에 포스터치 기술을 적용해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스터치(Force Touch) 기술은 사용자가 화면이나 트랙 패드를 누르는 압력의 세기를 감지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누르는 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세기도 조절 가능하다. 디바이스는 손가락 압력의 세기에 따라 다른 명령을 수행하게 된다.

인간과 기계 간 소통 기술인 ‘터치’가 점점 섬세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 검색을 위한 절차는 더욱 간소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포스터치가 적용된 맥북프로 레티나 트랙패드의 경우 인터넷 상에서 단어에 커서를 올린 채, 패드를 꾸욱 누르면 용어에 대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은 한 번의 누름으로는 실행되지 않는다. 사용자가 검색하고자 하는 단어를 선택한 뒤 손가락으로 트랙패드를 살짝 누르게 되면 말풍선과 같은 네모 상자가 팝업되는 데 중요한 것은 이때부터다. 기존에 누르던 힘을 유지한 채, 손가락에 좀 더 압력을 줘야하는 미세한 과정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를 이행하게 되면 사전을 통한 용어설명이 최종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검색창에서 단어를 직접 입력해 검색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애플은 포스터치 기술을 “멀티 터치 이후 새롭게 부각될 가장 중요한 감지 능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기술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터치가 적용된 트랙패드는 네 부분의 모서리에 탑재된 포스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힘에 반응하게 된다. 사용자가 가하는 힘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해 여러 앱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외에 포스터치 기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햅틱 피드백은 트랙 패드가 클릭될 때 아래쪽으로 물리적으로 눌려지지 않은 경우에도 사용자가 클릭감을 느끼게 한다. 햅틱 피드백의 이런 기능은 탭틱 엔진(Taptic Engine)을 통해 가능하다. 보내는 진동이 사용자에게 아래로 누르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AIT, 물 묻어도 터치 인식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디스플레이 혁신으로 인해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는 컴퓨터와 인간 사이에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메커니즘을 뜻한다. 대표적으론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입력 장치와 모니터, 프린터 같은 출력 장치를 예로 들 수 있다. 최근엔 터치스크린의 활용으로 인해 지속적인 기술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터치스크린의 시초는 1965년 영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오늘날 스마트폰 터치와 같은 멀티 터치 기반의 터치스크린은 1982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개발됐다. 그리고 최근까지 끊임없는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월 AIT(Advanced In-cell Touch)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발표했다.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방식에 있어 패널 위치는 제작 방식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바로 외장형(Add-On Type) 방식과 내장형(Embedded Type) 방식이다. 내장형은 이에 더해 On-cell 방식과 In-cell 방식으로 세분화된다. 여기서 On-Cell 방식은 편광판과 C/F 글래스 사이에 터치스크린 패널을 부착한 방식이다. In-cell 방식은 C/F 글래스와 TFT 글래스 사이 Cell 내부에다 터치스크린 패널을 부착한 방식이다.

In-cell 방식은 투명전극필름(ITO), 접착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재료비는 줄고 제조비용도 낮아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또 별도의 공정 없이 부품 수도 적어짐에 따라 독자적으로 제품 양산을 할 수 있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런 In-cell 방식에 셀프 정전 용량을 합쳐 향상된 터치 기술인 ATI를 개발했다. 셀프 정전 용량의 전극을 블록 단위로 세분화했으며, 센서의 정밀도를 개선시켜 멀티터치가 가능해졌다.

이젠 여러 손가락을 사용해도 터치의 완벽 인식이 가능해졌다. 강력한 고성능 스마트폰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우주탐사나 해양탐사에서도 장갑을 벗지 않은 채 터치기술이 실현될 전망이다.


형태 없는 레이저 마우스, ‘오딘’  

터치 기술의 변화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마우스에도 찾아왔다.

트랙볼(track ball)이라고 명명된 초기 형태의 마우스는 1952년 캐나다 해군의 군사 비밀 프로젝트인 DATAR(Digital Automated Tracking and Resolving)에 참여했던 톰 그랜스톤(Tom Cranston), 프레드 롱스태프(Fred Longstaff) 그리고 케년 테일러(Kenyon Taylor)에 의해 발명됐다. 그러나 여기엔 캐나다의 파이브 핀 볼링(five pin bowling)에서 사용되는 규격 구(球)가 쓰였고 비밀 군사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특허 출원되지는 못했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마우스는 스탠퍼드 연구소(Stanford Research Institute, SRI)의 더글러스 엥겔바트(Douglas Engelbart)가 그의 동료 빌 잉글리시(Bill English)의 도움을 받아 1968년 발명한 것이다. 초기 모델이 뒷부분에 꼬리같이 생긴 코드가 부착돼 있어 생쥐와 닮았기 때문에 이 장치를 마우스로 이름 붙였다.

1984년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통해 대량 보급돼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는 마우스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작년 출시된 ‘오딘’이 이에 대표적이다. 

중국의 세라핌(Serafim)이라는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오딘(Odin)’은 최초의 레이저 프로젝션 마우스다.

사용자가 전원을 켜면 레이저 빔이 책상에 투사된다. 사용자는 투사된 빛을 따라 작업하게 된다. 4 cm x 5 cm의 크기와 두께 2 cm로 인해 뛰어난 휴대성을 갖췄다. 무게는 40 g에 불과하다. 기존의 마우스가 장시간 이용 시 손목과 접합되는 부위에 부담을 줘 손목 터널 증후군을 발생시킬 수 있었다면 이 마우스는 손목과 마우스 간에 경사면이 없기에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매직 마우스, 마우스 자체가 버튼
애플 매직마우스도 마우스 혁명의 대표주자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이폰(iPhone)과 아이팟 터치(iPod touch)의 멀티 터치(Multi-touch) 기술은 콘텐츠 사용의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애플의 매직 마우스는 이와 동일한 멀티 터치 표면을 갖춘 제품이다.

사용자는 매직 마우스에 제스처를 사용할 때 마치 맥(Mac) 화면에 직접 손을 대고 터치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파리(Safari)에서 스와이프로 웹페이지를 넘길 때는 마치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 같은 유사한 느낌을 받는다.

제품의 스크롤은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와 유사한 '관성 스크롤링'을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제스처의 속도가 빠르면 빠르게, 느리면 느리게 스크롤링 되게 된다.

이 제품에서 사용자를 가장 매혹시키는 것은 디자인이다. 제품을 사용해 본 유저들은 매끈하면서도 버튼 없는 디자인 감촉이 우수하다고 입을 모
은다.

매직 마우스의 상단 표면 전체는 멀티 터치의 영역으로 구성돼있다. 마우스 자체가 버튼이다. 사용자는 한 손가락으로도 어느 방향이든지 스크롤할 수 있고, 웹페이지와 사진은 두 손가락으로 스와이프할 수 있다. 어느 부분이든지 클릭과 더블 클릭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매직 마우스는 강력한 레이저 트래킹을 사용하므로 일반 광학 트래킹보다 민감하며 다양한 종류의 표면에서도 반응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췄다. 대부분의 표면에서 정밀한 트래킹이 가능하므로 마우스 패드가 필요 없다.




평평한 바닥이면 모든 곳에서 타이핑 가능

레이저 기술을 활용한 제품은 마우스를 넘어 키보드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전원을 키면 바닥 위에 붉은 색 레이저를 쏘는 레이저 키보드도 출시됐다. 사용자는 바닥에 표시된 레이저를 두드려 타이핑한다. 
제품을 사용해 본 유저들은 물리적인 자판 없이 타이핑할 수 있는 이 제품이 무척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제품은 현재 해외구매사이트에서 최저 40달러(약 4만 5,0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중국의 레노버는 레이저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스마트폰을 최근 공개했다. ‘스마트 캐스트(Smart Cast)’란 제품이다.

이 스마트폰은 상단에 부착된 피코 프로젝터를 회전시켜 앞으로 투영하면 레이저 키보드를 지원한다. 이를 접목해 간단한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 가운데, 평평한 바닥이면 어느 곳이든 키보드로 만들 수 있는 레이저 키보드는 대략 8 cm × 4 cm × 2 cm의 초소형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진 실제 타수와 인식하는 시간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편이다. 또한 손가락에 전해지는 촉감이 없기에, 사용자가 어떤 글자를 타이핑하는지 역시 쉽게 인식되지 않는다.


애플 매직 트랙패드 

마우스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며 손가락 동작을 감지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키는 터치패드에도 터치 기술의 진화는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애플의 매직 트랙패드다. 노트북에 기본 제공되는 트랙패드가 독립적인 형태로 출시된 매직 트랙패드는 건전지를 통해 블루투스로 동작한다.

제품은 맥북 프로(MacBook Pro)와 동일한 멀티 터치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컴퓨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다.

매직 트랙패드의 표면 전체는 하나의 커다란 버튼 기능을 수행한다. 두 손가락 스크롤링, 핀치하여 줌, 손가락으로 회전, 세 손가락 스와이프, 응용 프로그램 전환 등을 할 수 있다.

화면의 페이지를 스와이프해서 넘기면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관성 스크롤로 페이지의 위 아래를 훨씬 더 편하게 오갈 수 있다. 터치감이 좋고 유리로 제작됐다.

스마트 기기와 상호작용하는 터치기술이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차기 갤럭시와 노트 시리즈에 노트북 트랙패드와 같은 기능을 탑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터치기술 혁명엔 중국도 가담하는 추세다. 국가 간 기술 우위 차별화 요소가 적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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