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너시아 "여성 과학자가 뭉쳤다, 여성 용품계의 ‘다이슨’을 목표로"
  • 2023-03-10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기존 미세플라스틱 흡수체를 식물소재로 대체한 유기농 생리대 차별화

(좌측부터) 박지혜 이사, 이승민 이사, 김효이 대표, 고은비 이사


연구실에서 열심히 공부한 기술들이, 정작 매일의 생활들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여성들의 삶에서 과학이 비어있는 영역들을 채운다면, 전혀 다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술 스타트업들은 무거운 기술들을 B2B로 파는데 집중했다. 그렇지만 문제의 크기는 시장의 크기였다. 세상의 절반이 일상에서 느끼는 문제를 푸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결론냈다. 그렇게 뜻이 맞는 KAIST 여성과학자 네명이 모였다.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영역을 과학으로 해결하고자 만들어진 펨테크 스타트업, 이너시아(INERTIA)의 창업 스토리다. 현재 이 회사는 기존 미세플라스틱 흡수체를 셀룰로오스 기반 식물소재로 대체한 속까지 유기농 생리대, 이너시아 더프리즘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김효이 대표에게 듣는다.


Q.  유기농 생리대 시장에서 이너시아의 차별성과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유기농 생리대 시장은 CAGR 7.04%로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특히 아시아, 중동권 여성들의 경제력이 올라가면서 기존 삽입형 생리용품보다 성장 동력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생리대 시장은 기술적으로도, 언어적으로도 포화되어 있었다고 생각해요.

안전함, 깨끗함, 유기농, 이런 비슷한 소구점들을 모두가 내세우다보니, 생리대의 종류가 정말 많아도 다들 뭐가 다른지 잘 몰랐던 거죠. 저희는 여성 용품계의 다이슨이 목표이듯, 이너시아가 내세우는 가치는 ‘과학’입니다. 여성과학자가 과학으로 만든 편안한 일상, 이게 이너시아의 경쟁력과 차별성이라고 생각해요.
 


Q.  여성 과학자 출신들이 주축되어 창업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인력이나 마케팅 면에서 남다른 장점이 있을 것 같은데.

소비재 기업 중에 저희만큼의 연구인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공동창업자 네 명이 모두 카이스트 출신이고,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과학이 닿지 않았던 여성들의 삶을, 과학으로 풀어낼 능력이 있는 여성들이 바꾼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마케팅 인력도 기존 생리대 회사와는 다른 걸 하기 위해, 돌고래 유괴단 최연소 팀장 출신 CMO를 모셔왔어요. 잘 만든 제품을, 잘 알리는 역할도 중요하다는 걸 저희 역시 소비자이기 때문에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가 마케팅이 약할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페르소나인 만큼 굉장히 자신 있습니다. 패키지 디자인부터 사진까지 생리대라고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정말 감각적이고 예뻐서 모두가 놀라시거든요.
 

"안전함, 깨끗함, 유기농, 이런 비슷한 소구점들을 모두가 내세우다보니, 생리대의 종류가 정말 많아도 다들 뭐가 다른지 잘 몰랐던 거죠. (중략) 이너시아가 내세우는 가치는 ‘과학’입니다. 여성과학자가 과학으로 만든 편안한 일상, 이게 이너시아의 경쟁력과 차별성이라고 생각해요."


Q.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성과와 그 성장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저희의 가장 큰 무기는 빠른 실행력입니다. 기술 개발을 하고, 소비재를 개발하는 하드웨어 기업이지만, 소프트웨어 만큼의 유동성과 실행력을 가지려고 합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달려가는 능력있는 작은 인원이 빠르고 투명한 절차로 의사결정을 하고 바로 실행하는 게. 기술 스타트업이지만 제품도 매출도 빠르게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Q.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제도적인 걸림돌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가장 큰 어려움은 기존 플레이어들의 견제와 규제인 것 같습니다. 소비재 시장이 크기도 크고 기회도 많지만, 어떻게 보면 포화된 시장이니까요. 그렇지만 그걸 이겨내는 게 스타트업의 숙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저희의 USP(차별화 전략)를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구와 여성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팬티라이너, 요실금패드, 수유패드 등 미세플라스틱이 신체에 흡수될 위험이 있는 영역들은 모두 대체해 나갈 예정이구요. 여성들의 생활을 전주기로 케어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제품들도 계속 개발할 예정입니다."


Q.  유기농을 앞세우는 만큼 환경에 대한 철학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해지는데요. 계획이 어떠신지요.

이너시아는 ESG와 탄소중립을 태생부터 생각하고 만들어진 기업입니다. 90%의 직원이 여성이고, 일 년에 230만 톤 이상 생산되는 미세플라스틱 SAP을 대체하는 물질을 유일하게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니까요. 해당 기여를 인정받아 H-온드림 우수 펠로, 에코스타트업 환경산업기술원장 등으로 선정되었어요.

앞으로도 지구와 여성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팬티라이너, 요실금패드, 수유패드 등 미세플라스틱이 신체에 흡수될 위험이 있는 영역들은 모두 대체해 나갈 예정이구요. 여성들의 생활을 전주기로 케어할 수 있는 다양한 웰니스 제품들도 계속 개발할 예정입니다.



 우리 회사 핵심 제품은요

유기농인 생리대, 과학으로 구현했다
수술실 지혈 소재, 셀룰로오스를 적용해


현재 이너시아의 주력 제품인 이너시아 더 프리즘은, 기존의 미세플라스틱 흡수체를 대체하는 특허소재 셀라텍스를 흡수체로 적용한 제품이다.
 

생리대 파동 이후 여성들이 생리대를 예민하게 고르기 시작했고, 유기농 생리대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제품이 나아지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겉은 유기농 커버를 썼지만, 속에는 여전히 아이스팩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 SAP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세플라스틱이 없는 생리대도 있지만, 펄프나 솜으로 흡수하면 휴지로 흡수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결국 흡수력이 좋으면서, 진짜 유기농인 생리대는 세상에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너시아는 그 문제를 과학으로 풀어냈다. 수술실 지혈 소재에 사용되는 셀룰로오스를 생리대에 적용했다. 생분해성부터 인체적합성까지, 미세플라스틱보다 훨씬 뛰어난 소재를 개발했다. 여성들의 가장 예민한 부분에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최고의 안전만을 추구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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