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플랫폼이 사라진다!
모듈에 의한 설계 표준화
  • 2012-10-08
  • 김창수 기자, cskim@elec4.co.kr

1910년 폭스바겐이 자동차 플랫폼을 공유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원가 비용을 대폭 줄였다. 하지만 플랫폼 공용화는 업체 간의 차별성이 사라져 브랜드 잠식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최근 자동차 업체는 플랫폼의 대안으로 모듈화를 통해 독립적이고 개성 넘치는 차량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탈 플랫폼(차체를 구성하는 섀시 등 기본 뼈대를 말하며, 넓은 의미로는 엔진 변속기까지 포함)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플랫폼 대신 모듈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듈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는 자동차 업체가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닛산 자동차는 2013년부터 출시하는 신형 차에CMF(Common Module Family) 설계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닛산은 이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차량의 부품 비용을 27%, 개발 비용을 29% 줄일 계획이다. CMF 채용 대수는 전체 자동차 생산 대수 대비 올해 12%에서 2016년에는 58%로 높일 방침이다.




CMF의 근간은 차량 기구계에 해당하는 4개 부위와 전자계로 나눌 수 있다. 즉, 엔진과 변속기 등의 ‘엔진 컴파트먼트’, 앞좌석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까지 포함한 ‘콕핏’, 차체 아래쪽의 전면 ‘프론트 언더 바디’, 차체 뒤쪽의 ‘리어 언더 바디’, 그리고 전자 계통 부품을 조합한 ‘전자 아키텍처’가 그것이다. 이 부위마다 여러 모듈을 차종에 따라 결합해 소형차, 대형차, MPV(다목적차), SUV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 닛산은 이를 ‘4+1 빅 모듈’이라고 부른다. 이 회사는 공유 부품이 전체 부품 점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40%에서 80%까지 높일 계획이다. 예를 들어 에어컨 유닛은 현재 6종류가 있는데, CMF 도입 후에는 3종류로 줄일 수 있다.

자동차 모듈화는 차량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다양한 차종과 부품의 혼류 생산이 가능해 비용 효율적인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GM과 포드 등의 자동차 업체는 플랫폼 공용화로 비용 절감에 성공했지만 차량의 독창성을 희생해야만 했다.

모듈화로 성능 향상
닛산 자동차는 자동차 플랫폼 기반의 설계 방식에 한계를 느껴 모듈 설계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설계 방식은 공용 플랫폼에 다른 어퍼 바디를 탑재해 차종을 개발, 생산했다. 하지만 개별 차종마다 필요한 고유 기능이 있다. 이에 성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플랫폼 일부를 변경했지만 플랫폼을 공유해도 부품 단위로는 공용화되지 않는 것이 있다. 또한 플랫폼에 탑재하는 부품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예를 들면, 에어컨 유닛에 필요한 성능은 차격(차중)으로 결정되기에 플랫폼이 같은 차종이라도 차격의 차이로 다른 에어컨 유닛을 탑재해야 한다. 반대로 플랫폼이 다른 차종이라도 차격이 비슷하면 공통 에어컨 유닛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에어컨 유닛과 플랫폼 인터페이스의 제약으로 같은 에어컨 유닛을 사용하는 차격 범위는 넓지 않다. 따라서 플랫폼 수와 비교하면 에어컨 유닛 수가 매우 많다. 플랫폼 바탕의 차량 설계는 반드시 유닛과 부품의 공용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CMF 개발을 착수한 이유다.

단순한 분할 아냐!
닛산 CMF는 가변(Variation) 인자를 통해 플랫폼 틀에 매이지 않고 더욱 많은 차종에서 유닛과 부품을 공유할 수 있다. 가변 인자는 각각의 모듈이 주로 담당하는 기능이나 성능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차량 전방의 모듈 ‘프론트 언더 바디’의 가변 인자는 차격과 안전 성능이다. 안전 성능은 이 모듈에만 할당되는 인자로 차량 전체의 안전 성능을 결정한다. 이는 다른 모듈에서 안전 성능을 거의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실제 플랫폼은 관련된 기능이나 성능의 수가 많아서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모듈 구조는 자동차의 주요 기능과 성능을 바탕으로 유닛이나 부품 종수를 최소로 사용해 다양한 차종을 개발할 수 있다. 각각의 모듈 중에는 기능이나 성능 요구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부분(변동부)과 요구에 상관없는 공통 부분(고정부)이 있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는 간편히 모듈의 종류를 설정해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닛산 자동차 관계자에 따르면, 닛산 CMF 모듈은 관련 기능이나 성능(Variation 인자)이 한정돼 다양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기 쉬워 각각의 시장의 요구를 상세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플랫폼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모듈과 전자 아키텍처의 역할과 효과를 고려하면 플랫폼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설사 남는다고 해도 실질적인 없을 것이다.

어퍼 바디도 표준화 대상
탈 플랫폼을 추진하는 것은 닛산 자동차 뿐만은 아니다. 폭스바겐과 마츠다도 모듈 구조를 채택했다. 폭스바겐은 2000년대 중반 ‘Modular Toolkit’이라는 설계 표준화를 만들었다. 이 기법은 플랫폼 방식의 설계가 아닌 언더 바디를 모듈로 분할한다는 점에서 닛산 CMF와 비슷하지만, 모듈 단위가 닛산 CMF보다 상세했고 대개 차종마다 다른 어퍼 바디 일부를 설계 표준화의 대상으로 해 닛산 CMF 이상의 설계법이라 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Modular Toolkit’의 구체적인 성과는 밝히지 않았지만 2012년 2월 가로 배치 엔진 차용 모듈 조합(매트릭스)인 MQB(Modular Transverse Matrix)를 발표했다. 또한 MQB를 Polo, Golf, Passat 등의 다양한 차격의 차종에 적용할 방침이다. MQB의 도입 목적은 상품 경쟁력과 생산량이 많은 B 세그먼트에서 D 세그먼트까지의 가로 배치 엔진 차의 경쟁력을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에 있다.
폭스바겐에는 아우디에 사용하는 세로 배치 엔진차용 모듈군인 ‘MLB’, 포르쉐의 후륜 구동차용 ‘MSB’가 있다.



MQB 도입은 상품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전륜의 위치는 현재의 콤팩트 클래스의 차종보다 40 mm 전방으로 이동해 차량의 프로포션이나 스페이스 효율, 충돌 흡수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재료의 변경으로 약 40 kg이가벼워졌다. MQB 모듈로 구축된 플로어 구조는 기존의 약 4배에 해당하는 85% 정도로 고장력 강판 사용을 확대하고, 충돌 안전성을 개선해 18kg을 경량화할 수 있다.

하나의 모듈에서 다양한 차종 생산
폭스바겐은 본질적으로 컴포넌트와 생산 공정의 표준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컴포넌트와 생산 공정의 표준화는 같은 부품을 대량 생산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유연성의 MQB는 지역 특유의 요구에 맞춰 상품 변경이 용이해 신흥시장에서 선진 환경 기술을 적정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 MQB 전략의 중요한 조건은 제품의 치수와 액셀 페달 등의 거리 통일이다. 하지만 휠베이스, 트레드, 휠 사이즈 등의 치수는 가변적이어서 하나의 모듈군에서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 MQB 특징은 모든 엔진의 탑재 방향을 통일한 것에 있다. 가솔린 엔진을 전면적으로 쇄신하고 실린더 헤더의 방향을 반대인 전방 흡기·후방 배기로 배치하고, 엔진의 기울기도 기존의 앞으로 기운 탑재 방식에서 디젤 엔진과 같은 뒤로 기우는 탑재 방식으로 바꿨다. 따라서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하는 플런지의 형상을 통일해 각각의 토크 용량에 따라 가솔린, 디젤에서 같은 변속기를 사용할 수 있다. 한편 폭스바겐은 Modular Toolkit을 산하 자동차업체 차종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MQB는 차기 Golf와 아우디 A3에 적용이 결정됐다. 이를 통해 신형 차의 개발 공수 약 30%, 부품 구입비와 생산투자에 각각 20%를 삭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츠다는 2006년 ‘코먼 아키텍처’라는 설계 기법을 통해 설계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설계법은 신형 SUV CX-5에 탑재해 2012년 2월 출시됐다. 도요타 자동차도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라는 새로운 플랫폼 전략으로 2014년 출시할 차종부터 채용할 계획이다. 도요타의 B 플랫폼은 비츠에 채용될 예정이며, MC 플랫폼은 프리우스, 오리스에, D 세그먼트용 K 플랫폼은 캠리와 렉서스 RX 등에 사용됐다.
이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 생산 대수는 총 생산 대수의 약 50%를 차지한다. 앞으로 제품의 다양성과 개발의 효율성을 양립화시키는 설계 표준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래티스 반도체, 소니 시리얼 이미지 센서 브리지 지원
래티스 반도체는 소니 IMX136 및 IMX104 이미지 센서를 지원하는 시리얼 서브-LVDS 브리지 설계를 배포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얼 서브-LVDS 포맷은 소니의 임베디드/산업용 사용자를 위한 주요 이미지 센서 인터페이스로 예상되고 있다. 신형 이미지 센서 브리지 설계는 저비용 저전력 Lattice MachXO2 PLD를 활용해 소니 IMX136 또는 IMX104 이미지센서의 시리얼 서브-LVDS 버스를 인터페이스한다. 또한 이미지 센서 브리지 설계를 통해 CMOS 병렬 인터페이스 버스를 제공하는 ISP를 소니 IMX136나 IMX104에 연결할 수 있다. Lattice MachXO2-1200 디바이스는 서브- LVDS I/O와 직접 인터페이스해 외부 디스크리트 부품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이미지 센서 브리지 애플리케이션은 12 bit ISP 인터페이스를 통해 1080P60 해상도를 지원한다. 고객이 소니의 IMX136나 IMX104의 전체 1080P120 성능을 요구할 경우, MachXO2 디바이스의 설계 코드를 수용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수정할 수 있다. 이미지 센서 브리지 설계는 현재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MachXO2-1200은 양산되고 있다. 래티스 캠비즈 칼리리안(Kambiz Khalilian) 카메라 및 디스플레이 담당 전략 마케팅 매니저는“시리얼 서브-LVDS 브리지 설계는 래티스의 카메라 설계 에코시스템의 최신 추가 제품”이며 소니는 1MX104의 이미지 센서 브리지 설계 지원으로 신속히 카메라를 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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