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농업을 가능케 하는 위성·센서·빅데이터·드론
  • 2016-09-02
  • 김영학 기자, yhk@elec4.co.kr



전 세계적으로 농업의 스마트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정밀농업은 각종 센서, 빅데이터, 드론 등을 활용해 감소하고 있는 농업 인구를 대체하고 효율성을 높여 미래의 식량난을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65억 명에서 2050년 91억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인구 증가에 따라 물 부족 문제와 소비할 식량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미국이나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농업에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팜(smart farm)에 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스마트 팜에 대한 연구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 농축산업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꼽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 중이다. 특히 ICT 기술을 활용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 투자 전문 기관 인 에그펀더(AgFUNDER)에 따르면, 전 세계의 농업 규모는 6조 4,000억 달러에 달하며 약 13억 명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투자 역시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2014년 23억 6,000만 달러에서 2015년 40억 달러로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농업에 대한 투자는 유통, 단백질, 실내농업, 폐기물처리, 정밀농업, 스마트 장비와 하드웨어, 농업용 드론과 로봇, 토양과 종자, 바이오 에너지 등 기존의 재배방식을 탈피한 새로운 시도가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 농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밀농업이 최근 스마트 농업 분야에서는 중심이 되고 있다.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 Precision Farming)이란 각종 ICT 기술을 활용해 비료, 물, 노동력 등 투입 자원을 최소화 하면서 생산량을 최대화하는 생산방식이다. 따라서 적절한 수확량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적으로 안전한 생산체계를 만들 수 있으며 정보화, 기계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밀농업은 1980년대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1980년대 중반에는 항공사진과 토양도를 이용해 비료를 변량 살포하는 장비가 처음으로 개발돼 농가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5년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급진적으로 발전했다. 정밀농업 명칭은 1997년 6월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열린 국제농업회의에서 통일하기로 결정된 이후 확정됐다.

정밀농업이 활발한 미국, 네덜란드, 일본 
미국은 농업 부문의 성장이 식량안보에 직접적인 해결방안이 된다고 판단해 1990년대부터 지속가능한 농업과 환경 촉진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ICT기반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존 디어(John Deere)의 경우 자사 파종기와 연동해 파종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시드스타 모바일(SeedStar Mobile)’을 상용화했다. 그리고 듀퐁 파이오니어(DuPont Pioneer)는 수십 년간 축적된 토양, 기상, 강우량 정보를 바탕으로 경작지별 데이터, 실시간 농경·기상 정보와 결합해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인 ‘필드360 실렉트(Field360 Select)’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유럽 농업 연구의 중심지라 불리는 네덜란드의 바헤닝언 UR(Wageningen University and Research Centre)에서는 다양한 센서를 농지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헤닝언 UR의 시험용 온실에는 땅속에 고정된 센서가 각종 무기염류, 필수영양소, 수분의 양, 산성도를 점검하며, 공기중의 이산화탄소 양, 온도, 습도 등을 모니터링한다. 또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에 부착된 센서는 작물의 잎과 열매의 영양상태나 성숙도, 특정 성분의 양 등을 분석한다.
  
한편 일본은 2011년 i-재팬(i-Japan) 전략에서 농업을 6대 중점 분야 중 하나로 선정했으며, 스마트애그리(Smartagri) 시스템, 영농정보관리시스템(Farm Management System), FARMS 등의 기술을 선보였다. 스마트 애그리 시스템은 농업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분석·디지털화해 식물 생육을 최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FARMS는 농작업 이력을 축적해 이 DB를 GIS의 지도정보와 밀접하게 관련시켜 대규모 영농의 효율적 수행을 지원하는 종합 관리 시스템이다.

정밀농업에 활력을 불 어 넣는 센서, 드론 
정밀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어야 한다. 특히 농기계와 위성, 드론에 장착된 센서와 카메라, 클라우드에 모아진 방대한 정보의 처리와 분석, 정교한 농기계와 로봇의 팔, 인공지능 등을 통해서 제곱미터(㎡) 단위, 혹은 그 이하의 단위로 세분화된 경작지별 그리고 개별 작물별 맞춤형 농업이 가능해지는 시대를 열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농작지에 설치한 각종 센서를 활용해 수분과 비료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기상청시스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2014년 미국 기업인 몬산토가 관련 기술을 보유한 클라이미트(Climate)를 1조 원에 인수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팜링크, 파머즈 엣지, 온팜 등이 해당 분야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며 농업 기술 개발을 위한 벤처기업들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현재 전체 농가의 약 40% 이상이 정밀농업을 활용하고 있으며, 독일, 덴마크 등 유럽에서는 정밀농업 인증이 시행되고 있다. 일본 역시 벼농사 중심으로 정밀농업 기술이 1990년대 중반부터 개발돼 현장에 보급된 상황이고 중국과 인도도 정밀농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드론 제조사인 DJI가 캔자스 주립대학교와 함께 드론 기술을 정밀농업에 활용해 농작 수확물을 증가시키기 위한 방안을 담은 영상인 ‘피딩 더 월드(Feeding the World)’를 공개한 바 있다. DJI와 캔자스 주립대학교는 식물이 받는 스트레스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항공 촬영, 정밀 방제, 무인항공기의 활용법 등을 포함해 농업에서 드론의 사용과 농업 발전 방향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정밀농업에 드론이 본격적으로 활용될 경우, 농작지와 농작물 위치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 지도 작성이 가능해지며, 이후 드론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농작물의 수확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드론이 측정한 시각 정보와 적외선 정보를 통해 농작물의 건강 지표 역시 계산해낼 수 있다. 또한 지상에서 잘 관찰할 수 없는 병충해를 감지할 수 있으며, 농작물의 상태에 따라 물, 비료, 작물보호제 등을 처방할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드론 및 항공 데이터 분석 회사인 프리시전호크(PrecisionHawk)에서 활용하고 있는 랭카스터(Lancaster)의 경우 열적외선, 다중스펙트럼, 초분광센서, LiDAR 등 다양한 기술이 탑재되어 있어 정밀농업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정밀농업에 필요한 센싱 기술 역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미국농학회, 토양과학회, 국제미작연구소 등은 협력을 통해 토지 비옥도를 측정하기 위한 탁상용 토양 시험기를 개발, 공급하고 있으며, 작물의 생육을 확인하기 위해 엽록소 센서(약 1만 달러)도 저가형 모델 형태로 개발하기도 했다.


정밀농업의 단계별 요소 기술
그렇다면 다양한 기술이 적용된 정밀농업은 어떤 단계로 진행되며 필요한 요소 기술은 무엇일까? 농업진흥청의 ‘10년 후를 준비하는 정밀농업’에 따르면, 정밀농업은 관찰(조사) → 처방(분석) → 농작업 → 결과분석 단계로 이뤄지며 단계별 요소 기술이 적용되게 된다.
관찰 단계
정밀농업은 농경지의 환경 차이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관찰을 위해서는 파종, 재배, 수확의 과정까지 다양한 농경지와 작물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가 필요하다. 센서의 종류로는 토양의 특성과 영양 상태를 신속·정확하게 측정해 비료를 얼마나 뿌릴 지를 결정하는데 활용되는 토양센서, 작물의 건강 상태 등 성장 모습을 측정하며 토양 정보와 합쳐 생육장해를 해결하는 처방에 활용되는 생육센서, 수확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농경지별 수확량을 측정하고 이를 토양 정보 등과 통합해 다음 해 작업 결정에 활용하는 수확량 센서 등이 있다.
처방 단계
센서를 통해 수집된 농경지 정보들을 지리정보와 결합해 분석한 후 비료나 농약 등의 처방을 결정하는 단계로, 전자지도의 개발과 이용을 위해서는 위치와 정보를 결합해 지도에 표현하는 지리정보시스템 기술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농경지가 위치한 곳의 정보가 입력된 전자지도와 토양의 성질, 비옥도 등이 입력된 다양한 전자 지도가 필요한데, 정밀농업을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 지적도, 토양도, 지질도 등 다양한 전자 지도를 구비해 이용하고 있다.
농작업 단계
농작업 단계는 토양, 생육, 수량 등이 좋은 곳과 나쁜 곳을 진단한 결과를 토대로 비료, 종자, 농약 등을 적재적소에 적정량을 투입하는 단계다. 특성상 자동화된 농업기계가 널리 활용되며 기존과는 달리 다양한 첨단기기가 탑재된다. 대표적으로 이용되는 작업경로 유도 시스템은 농기계가 포장 내에서 최적의 작업경로로 이동하도록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양을 조절하는 기술을 변량 살포 기술(Variable Rate Technology)이라 부르는데, 광 반사도 센서와 토양 비옥도 지도를 이용해 비료나 작물보호제를 살포하는데 활용한다. 이 기술을 활용해 작물의 생육 밀도, 영상 처리에 의한 잡초 종류 및 밀도 측정을 통해 살포량을 조절할 수 있다.
결과 분석 단계
결과 분석 단계는 새로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다음 해 농장 운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반영된다. 농부의 작업일지는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빅데이터화되며, 해가 지날수록 비료 작물보호제 사용량, 기후 정보, 작물 종류별 수확량 등의 정보가 누적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초 데이터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정밀농업 단계가 구체화됨에 따라 농업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농업은 종자 및 농화학기업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솔루션 중심의 사업으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 연구원의 임지아 선임연구원은 ‘농업이 첨단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센싱을 통해 양질의 정보를 수집하고 방대한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농업에 대한 경험이 없어도 센싱, 정보 처리 기술을 갖고 있는 다양한 기업들이 농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현재 정밀농업은 농화학, 종자업체, 농기계업체와 수많은 IT기업들이 종자, 유전학, 데이터 분석, 장비 등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관련기술을 발전시키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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