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혁명, 문제는 저전력이다
  • 2013-04-12
  • 편집부



항상 켜져 있고(Always-On), 언제나 접속되어 있는(Always-Connected) 스마트 환경을 위한 필수 기술로 저전력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해 스마트폰 업계의 화두가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대변되는 ‘고성능’이었다면, 올해는 성능뿐 아니라 모바일 기기를 오래 쓸 수 있는 ‘저전력’에도 중점을 둔 프로세서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 기기의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술이 배터리 기술이다. 그러나 배터리 기술은 발전 속도가 가장 느린 분야이기도 하다. 「그린카 콘서트」의 저자 박철완 박사는 그의 책에서 리튬계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12개월마다 5% 정도씩 올라가 그야말로 굼벵이가 기어가는 수준에 비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여기에 “5%의 법칙”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법칙에 따라 리튬계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지금의 진화 속도라도 유지한다면 15년 후인 2025년경에야 지금의 2배가 된다. 리튬이온 이차전기가 현재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는 배터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 무선 혁명의 기반이 되는 배터리 기술이 더디 발전한다면 또 다른 기술에 기댈 수밖에 없다. 저전력 기술은 그 중에 하나로 단연 최고의 화두가 되고 있다. 저전력 기술은 항상 켜져 있고, 언제나 접속되어 있는 진정한 스마트 환경을 위한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저전력 기법은 어떠한 형태로든 성능의 저하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는 클록 수를 떨어뜨려야 하고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는 주요 부품들도 성능과 전력소모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 사이에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스마트기기 시장의 최대 화두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모바일 기기에서 저전력은 단연 최고의 화두가 되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2명 중 1명은 배터리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G LTE(Long Term Evolution) 스마트폰 이용자의 불만은 더욱 높다.
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스마트폰을 구매한 지 6개월 된 사용자 5,3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휴대전화 배터리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58%의 응답자가 배터리 사용 시간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LTE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응답자들의 불만율은 62%에 달했다.
불만이 높은 이유는 배터리 수명이 채 하루가 되지 않아 소진되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후 사용 가능한 시간이 반일이라는 응답자도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4G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더 심해 40%나 됐다.
최근 들어 모바일 기기 시장이 일반 데스크톱 컴퓨터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의 지난 2월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396억 달러 규모에 이르면서 2,186억 달러인 전체 PC 시장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노트북 시장을 넘어선 데 이어 PC 전체 시장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개인용 기본 컴퓨팅 디바이스로 자리잡으면서, 그에 따른 콘텐츠 생성과 소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위한 인텔 전략
지난 2월 26일 인텔은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MWC 2013’에서 모바일 기기를 위한 듀얼코어 아톰 SoC(코드명: 클로버트레일 플러스_Clover Trail+) 플랫폼을 선보였다.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는 그 동안 지적됐던 전력 효율을 개선했고 안드로이드 앱도 대부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이 플랫폼에 기반을 둔 32nm 공정의 듀얼코어 인텔 아톰 프로세서(Z2580, Z2560, Z2520)는 각각 2.0 GHz, 1.6 GHz, 1.2 GHz의 속도를 제공한다. 또한 인텔 하이퍼스레딩 기술로 4개의 애플리케이션 스레드를 동시에 지원한다.
인텔 모바일 및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허먼 을(Hermann Eul)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는 “인텔의 2세대 제품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 Z2460 플랫폼과 비교) 2배의 컴퓨팅 성능과 최대 3배의 그래픽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경쟁력 있는 낮은 전력 소모율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일단 공정을 22nm로 개선한 제품(코드명: Merrifield_메리필드)을 준비중이다. 이에 대해 허먼 을 부사장은 “올 후반에 22nm 아톰 SoC로 옮겨감에 따라, 인텔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인텔의 디자인, 아키텍처, 22nm 트라이-게이트(Tri-Gate) 트랜지스터 기술, 첨단 생산기술을 통한 넓은 스펙트럼 역량의 장점을 충분히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아톰 플랫폼은 최대 16메가픽셀의 주 카메라 센서를 비롯한 2대의 카메라를 지원하는 최신 이미징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파노라마 캡쳐, 초당 15프레임의 8메가픽셀 사진 연사 기능, 실시간 얼굴 탐색 및 인식, 모바일 HDR 이미지 캡쳐와 선명한 사진을 위한 디고스팅(De-Ghosting) 기능을 구현한다.
클로버트레일 플러스 기반의 메리필드 제품은 완전히 새로운 아톰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더욱 향상된 스마트폰 성능, 전력 효율성, 배터리 수명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 연말에 출시될 예정인 인텔 최초의 쿼드코어 아톰 기반 SoC(코드명: 베이 트레일_Bay Trail)는 인텔의 기존 세대 태블릿 제품에 비해 두 배의 성능을 제공하는 등 가장 강력한 아톰 프로세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베이 트레일 플랫폼이 이미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상에 탑재되어 운용 중이며 하루 종일 지속 가능하고 수 주 동안 대기 가능한 배터리 수명을 지난 8mm 두께의 초박형 디자인으로 새로운 경험을 지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텔은 또한 2014년 출시를 목표로 현재 14nm 공정의 아톰 프로세서를 연구 중이다.

ARM 빅리틀 프로세싱
ARM은 프로세서 설계의 첫 번째 목표를 저전력 설계에 두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요즘 모바일 기기 시장의 성장과 함께 ARM은 저전력 기술 개발에 일찍 뛰어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11년도 전세계 스마트폰 중 95% 이상이 ARM 프로세서 코어를 탑재했다(그림 2). 올해도 전세계 스마트폰 중 95%가 ARM 기술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리틀(big.LITTLE)은 저전력을 실현하기 위한 ARM의 신기술이다. 빅리틀 프로세싱은 상호보완적 기능을 가진 두 개의 코어를 하나의 칩에 결합해 태스크가 필요로 하는 퍼포먼스에 따라 적합한 코어를 사용하는 기술이다. 즉, 게임, GPS와 같이 데이터 처리량이 많고 복잡한 태스크에는 고성능 코어를, 웹 브라우징이나 이메일 같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태스크에는 저전력 코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제한된 배터리 환경의 모바일 기기에서 데이터 처리 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린 혁신적인 기술로 프로세서의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70%까지 낮춰준다. 현재 세계 유수의 모바일 칩 제조사들이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설계를 위해 Cortex-A7과 Cortex-A15을 활용한 ARM의 빅리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MWC 2013에서 ARM의 제임스 브루스(James Bruce) 수석 모바일 스트래티지스트(Lead Mobile Strategist)는 “올해 빅리틀 프로세싱이 적용된 첫 스마트폰 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2년 후에는 빅리틀 프로세싱이 적용된 스마트폰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을 넘어서는 저전력 리더십
빅리틀 프로세싱은 모바일 기기에만 국한된 기술이 아니다. 지난 10월 발표된 ARMv8 아키텍처 기반 ARM짋Cortex-A53 프로세서와 Cortex-A57 프로세서는 기존 32비트 프로세싱의 확장은 물론, 전력 효율이 높은 64비트 프로세싱 기술을 도입해 ARM 파트너사가 빅리틀 프로세서를 새로운 분야로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Cortex-A57 프로세서는 동일한 전력으로도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스마트폰보다 최대 3배의 성능을 제공할 수 있으며, 모바일의 전력 환경에서도 전통적인 PC에 근접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Cortex-A53은 1/4 수준의 전력 만으로도 오늘날의 슈퍼폰에서 누릴 수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저전력에 특화된 프로세서라고 할 수 있다. 

GPU 컴퓨팅으로 저전력 구현
저전력에 대한 요구는 GPU(Graphic Processor Unit)로도 이어진다. 모바일 기기에서 게임을 하고, 고화질 영상을 보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빠른 반응 속도뿐 아니라 한층 높은 수준의 비주얼 컴퓨팅 역시 사용자들의 기기 선택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탁월한 그래픽 성능으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면서도 에너지 효율성이 돋보이는 GPU로서 ARM의 Mali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ali GPU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GPU 컴퓨팅’을 최초로 지원하는 프로세서라는 점이다.
GPU 컴퓨팅이란, GPU가 그래픽 프로세싱의 역할만을 수행하던 것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즉, GPU 아키텍처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실행 시 기존에 CPU를 통해 처리했던 태스크를 GPU 자체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여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특히, 최근 발표된 Mali-T600 시리즈 GPU는 최적의 작업을 가장 효율적인 아키텍처에서 수행할 수 있게 해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TV 등 하이엔드 디바이스에서 사진편집 및 비디오 안정화 같은 기능의 구현을 가능하게 한다.

사물간 인터넷의 토대
ARM은 저전력 리더십을 기반으로 모바일을 넘어서 스마트 환경 구축 및 관련 업계 전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로, ARM은 C&WW(Cable & Wireless Worldwide), Neul 등 유무선 통신 기술 기업들과 함께Weightless(www.weightless.org)라는 개방형 무선 기술 표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ARM이 주요 회원사로 활약하고 있는 Weightless SIG(Special Interest Group)에 따르면, 사물간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의 진정한 구현을 위해서는 2달러 미만의 칩셋, 최대 10km의 반경 제한, 10년간 지속 가능한 배터리라는 요건들이 갖추어져야 한다.

문제는 저전력
김영섭 ARM 코리아 대표는 “2013년은 ‘저전력’을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것은 저전력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ARM은 앞으로도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스마트한 모바일 라이프는 물론, 더 나아가 TV, 가전, 심지어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저전력을 요구하는 모든 분야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텔도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전세계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인텔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며, 저전력 아톰 SoC 윈도우8 태블릿 솔루션을 OEM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인텔의 경우, 비록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이번 클로버트레일 플러스를 발판으로 ARM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스마트 기기용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추격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