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일본 수출규제 이전으로 돌아간다면요? 그래도 소부장 투자는 계속”
  • 2020-02-06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인터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권기석 과장 (과학기술혁신본부 성장동력기획과)

한일 양국간 수출규제 관련 대화 재개 불구하고 정부 의지 확고해



"글로벌 공급망 균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주력 산업에 있어 필수적인 핵심 소재부품 관련
기술력을 미리 내재화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 산업구조의 고도화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일본이 단행한 수출규제 3대 품목은 국내생산 확대, 수입국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안정화가 크게 진전되었다.

불산액은 공장 신증설을 통해 국내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하고 중국산 등 제3국 제품도 테스트를 거쳐 실제 생산에 투입하고 있다. 불화수소가스는 지난해 말 신규공장 완공 및 시제품 생산으로 국내생산기반을 확보하고 미국산 제품 수입 및 생산투입을 병행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유럽산 등 제품을 테스트 중이고, 자체 기술개발 및 투자유치로 국내 공급기반을 강화하고 있으며, 불화폴리이미드는 지난해 말 신규공장 완공 후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정부는 부처간 협력을 통해 기업애로를 원스톱으로 해결 중이며,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분야 민간투자와 글로벌 기업의 국내투자도 구체화되고 있다. 또한, 탄소섬유, 이차전지 등 핵심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국내투자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으며, 소부장 분야 해외기업의 국내 유치 및 해외 M&A 등 개방형 기술 확보 사례도 확대되고 있다.

일관되고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대책 추진을 위한 강력한 제도도 마련되었다. 범부처 컨트롤타워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본격 가동하였으며, 소재부품특별법을 20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 수출규제 조치에 변화가 없으며, 핵심 소부장에 대한 불45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정부의 소부장 대책 부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권기석 과장(과학기술혁신본부 성장동력기획과)에게 현재 상황과 대책을 들었다.

 Q_우선, 이번에 발표한 소재 부품 장비(이하 소부장) 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의 핵심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합니다.

 A. 작년 8월 28일에 관계부처(과기정통부, 산업부, 중기부 등) 합동으로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R&D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우리 주력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품목을 선별, 국내 기술수준과 수입다변화 가능성을 기준으로 분석하고 맞춤형 연구개발 전략을 마련하여 2022년까지 총 5조원의 R&D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둘째, R&D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산업 현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획-집행-평가 등 전주기에 걸쳐 R&D 프로세스 개선을 진행하고, 국가 연구실/연구시설 지정 및 기초 원천 연구 성과의 상용화 연계 등을 통해 국가 R&D 역량을 결집하는 것입니다.



 Q_ 일본과의 수출규제 해빙 무드의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이에 따라 전략도 바뀌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데, 정부의 방침이 어떤지요.


 A 최근 다행스럽게도 한일 양국간 수출규제 관련 대화가 재개되고 있으나, 비록 수출규제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더라도 소재부품장비 내재화 역량 강화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입니다.


 Q_ 수출 규제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는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우선, 글로벌 공급망 균열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및 브렉시트 사례에서도 봤듯이 그동안 세계 경제의 기본 근간이었던 자유무역체제가 흔들리고 점차 보호무역주의 경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 이란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자원 수급 및 무역로 불안 요소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하여 우리 주력산업에 있어 필수적인 핵심 소재부품 관련 기술력을 미리 내재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 산업구조의 고도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과거 경공업에서 출발하여 중화학 공업, 완제품 조립 중심 전자 산업,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산업, 첨단 고부가가치 소재 산업 순으로 이어지는 산업 발전 흐름을 감안시 소재부품 육성은 필연적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대표 품목인 미래차, 로봇, 사물인터넷, 배터리 등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하는 초경량, 고강도, 저전력, 웨어러블 등의 속성을 구현하기 위해선 첨단 소재부품 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Q_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었지만 실제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A 우선, 관련 기업들이 공급망 균열 가능성에 대비한 플랜B를 사전에 마련하고 사태가 터지자 수급 다변화 및 자체 생산을 위해 신속하게 대응했던 점이 가장 큰 이유라 생각합니다. 또한, 2000년대 이후 민간과 정부의 GDP 대비 R&D 투자 비중(’17년의 경우 4.55%)은 꾸준히 세계 상위권을 유지해왔는데, 이러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그동안 우리 기업과 대학, 정부출연연구소의 R&D 역량이 강화되고 축적되어 이번과 같은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부도 공공 테스트베드를 확충하는 한편,
R&D기획 단계부터 수요-공급기업 컨소시엄 우대,
구매조건부 R&D 지원, 상생협력 우수기업에 대한
자금/세제 지원 등으로 뒷받침해야 하겠습니다."



 Q_ 향후, 일본의 종속이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식의 R&D 투자나 방법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우리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품목을 최대한 신속히 내재화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자립하는 것은 경제성, 효율성과 국제분업 구조를 고려 시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고 다른 나라에 대체재가 있으며, 내재화를 위한 시간이 충분치 않을 경우 기술 도입?제휴, M&A 등 국제협력을 통해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 못지않게 미래 첨단 소재, 부품에 대한 꾸준하고 과감한 기초연구 투자가 필요하겠습니다.


 Q_ 국내 소부장 산업은 중소중견 기업의 비중이 대부분입니다. 장단점이 있을 수 있는데요,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또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은 의사 결정이 상대적으로 신속하여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따른 새로운 소재부품 개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또한 특정 분야의 소재부품 개발에 한우물 파기 식으로 깊이있게 매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한 우수 전문인력 및 글로벌 기술정보 확보가 여의치 않으며, 테스트 환경 부족, 판로 확보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으며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수요-공급 기업이 상하 수직적 관계가 아닌 상호 수평적 관계인 파트너십을 갖고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도 공공 테스트베드를 확충하는 한편, R&D 기획 단계부터 수요-공급 기업 컨소시엄 우대, 구매조건부 R&D 지원, 상생협력 우수기업에 대한 자금/세제 지원 등으로 뒷받침해야 하겠습니다.


 Q_ 국내 소부장 산업 분야의 기업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정부는 국내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며, 기술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법?제도적으로 보완이나 신설이 필요한 사항이 있거나, 우리나라 소부장 산업 발전을 위한 좋은 의견이 있으실 경우 적극 제안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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