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마트벨트, "경쟁 상대는 애플, 핏빗보다는 명품입니다"
  • 2019-01-08
  • 취재 / 전 동 엽 기자 imdy@elec4.co.kr



인터뷰 WELT 강성지 대표이사

WELT, 벨트로 시계 일색 웨어러블 시장 한계 돌파


WELT는 밴드나 워치 일색인 웨어러블 시장에 홀연히 등장해 스마트 벨트라는 색다른 제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WELT의 스마트 벨트만큼이나 대표의 이력도 독특하다. 그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보건복지부에서 건강관리서비스에 관련된 부서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그의 다양한 경험 때문일까. 다들 어렵다고만 하는 국내 헬스케어 산업을 바라보는 견해도 남달랐다. WELT의 강성지 대표를 만나 그의 생각과 WELT의 이야기를 들었다.

Q. WELT는 어떤 회사입니까?

A.
WELT는 헬스케어 IoT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로 시작해 분사 창업한 사례입니다. 사물인터넷이 결국 일상에 침투하는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각자의 사물이 연결성을 가지고 각자의 기능을 가지게 될 때, 어떤 기능으로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희는 헬스케어의 가치를 찾는데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IoT는 보안, 원격 컨트롤, 오토메이션 등 분야가 다양합니다.

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로부터 내가 처한 환경과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나의 습관을 셀프모니터링 할 수 85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거기서부터 헬스케어를 위한 서비스 고리들을 찾아내고 싶습니다. 그 고리를 위한 첫 번째 사물이 벨트인 것입니다. 저희는 스마트 벨트를 통해 단순히 건강관리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효용을 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한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에게 웰트를 선물해 화제가 됐습니다. 어떻게 사절단에 참가하게 됐나요?

A.
사절단에 스타트업 자격으로 지원에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프랑스 스타트업 기업들과 한국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교류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행사를 위해 저희를 포함한 한국의 스타트업 30여사가 프랑스로 향했습니다. 스타트업 기업 중에서는 저희가 유일하게 만찬자리에 초대됐습니다. 그렇게 직접적으로 양국 정상과 마주할 일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진 못했습니다. 같이 있었던 프랑스의 회사 대표에게 도움을 받아 저희의 스마트 벨트를 선물 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고 영광이었습니다.

Q. 만찬자리에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참석할 정도면 WELT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받은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그렇다기 보단 마침 시기적절하게 저희가 프랑스의 한 명품업체와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좋게 봐주셔서 그런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가장 물이 올라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프랑스는 기술력을 앞세우지 않고도 제품을 비싸게 잘 파는 나라입니다. 벨트 또한 패션소품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프랑스의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기업이 프랑스 명품업체와 협업을 이룬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Q. WELT의 스마트 벨트는 어떤 제품입니까?

A.
말 그대로 벨트형 웨어러블 기기입니다. 벨트형 웨어러블 기기는 전 세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든 제품입니다.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들이 할 수 없는 기능과 역할을 벨트의 형태로 해결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개발하게 됐습니다. 허리둘레 측정이 가능하고 걸음 수, 앉은 시간, 과식 여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직 적용은 안됐지만 더 많은 기능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벨트는 몸의 중심에서 항상 앞을 보고 있기 때문에 자세의 변화를 감지하는데 탁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가속도계 센서를 사용한 만보기 기능이라도 손목보다는 벨트의 위치에서 더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거리를 측정하는 기능이라면 다른 웨어러블 제품과 중첩되는 기능일 수 있지만 같은 센서에서 걸음 수 이상의 정보를 끌어 낼 것입니다. 아직 적용하진 않았지만 낙상예측이라던가 보행에 숨어있는 패턴을 찾아서 치매나 파킨슨병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번에 애플워치에도 낙상감지 기능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장담컨대 애플이 뛰어난 기술을 가졌다곤 하지만 물리적 특성상 벨트에서 이뤄지는 낙상감지기능이 더 뛰어날 것입니다.

Q. 스마트 벨트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왜 벨트였나요

A.
시계가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의 빈곳을 가장 잘 채울 수 있는 제품이 벨트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기술로 제작했을 때 가장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에 나와있는 제품보다 더 많은 기능을 넣으려면 기기의 부피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웨어러블 시장을 이끄는 대기업 정도의 기술력이 있어야 작은 시계 안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자본으로는 그들처럼 제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벨트는 조금 부피가 커지더라도 사용자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가 좀 더 넓습니다. 또한 디스플레이가 딱히 필요없기 때문에 배터리 측면에서도 시계보다 이점이 있습니다. 의사의 관점에서 보기에도 벨트에서 측정하는 정보의 가치가 시계에서 측정하는 것 보다 높습니다. 벨트는 허리둘레, 화장실 가는 패턴 등 생활 전반적인 습관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제품이라고 하셨는데 경쟁사라고 할 만한 제품이 있습니까? 경쟁사와 차별되는 WELT 만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A.
저희의 강점은 완성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동종 제품에서 경쟁사를 찾자면 중국에서 만보기 기능만 탑재한 저가형 벨트 제품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초기에 저희와 경쟁사라고 언급되던 프랑스 스마트 벨트 개발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내놓은 제품의 완성도를 보고 피보팅(pivoting)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외장배터리 기능이 있는 벨트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현재 정확하게 동일영역에서 경쟁하는 회사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상 애플이나 Fitbit과 같은 업체가 웨어러블 시장에서 우리의 경쟁상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야합니다. 그들이 보여준 가능성도 엄청나지만, 그들이 가진 한계 또한 명확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극복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놓친 부분을 극복하면서 웨어러블 시장을 다시 키워보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입니다.

그러나 진짜 우리의 경쟁사는 명품업체라고 생각합니다. 'IoT(Internet of Things)'에서 가장 큰 87경쟁상대는 ‘T(Things)’입니다.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제품이 보편화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기존 사물을 선택해서 구매하는 습관을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물인터넷 기능을 통해 부가가치를 제공하고자 하지만 어찌됐든 제품은 결국 하나의 사물입니다.

우리가 기능만 보고 스마트 벨트를 착용하는 분들만 고객층으로 생각한다면 회사의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소비자가 우리의 벨트를 그들이 생각하는 보통의 벨트와 비교해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야 비로소 시장에 정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벨트 자체의 퀄리티나 벨트 본연의 기능을 만족해야합니다. 브랜드 가치로서도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 선물해드리는 등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하는 것입니다.

사물인터넷 기능은 벨트에 있어서 부가적인 부분입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죠. 브랜드, 디자인, 퀄리티만 보고 구매했던 기존의 벨트 영역에 우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간 후에 ‘스마트’를 더해 소비자가 ‘스마트’만을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저희의 기술이 더욱 빛날 것입니다.

저희가 가장 경계하는 상황은 우리의 제품이 그저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 정도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Q.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굉장히 척박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A.
스타트업으로서 사업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국내 헬스케어 산업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규제가 많이 언급되긴 하지만 규제를 얘기하기 전에 시장이 먼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건복지부에서 건강관리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이나 규제을 만드는 입장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시장이 먼저 생기고 그 시장의 물을 흐리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규제가 필요한 것입니다.

시장이 충분히 생겼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규제는 필요하기 때문에 있는 것입니다. 제가 어려운 점이 없다고 한 이유는 사업가로서 그 규제를 정면돌파할 것인지 규제의 영역 밖에서 사업을 할 것인지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스마트 벨트에 아직까지 헬스케어 제품이 될 만한 기능들을 탑재하지 않고 전자제품 측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향후 헬스케어 기능들을 탑재하면 규제를 준수하며 돌파할 것입니다.

Q. 벨트 외에도 다른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 있습니까?

A.
벨트가 타겟으로 하는 집단이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남성 위주이며, 대부분 낮 시간에 착용하고, 직장인이라면 보통 주중에 착용하고 주말에는 츄리닝 같은 편한 옷을 입을 경우 착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헬스케어 IoT를 할 때 분절이 생깁니다. 그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제품들을 두 번째, 세 번째 제품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Q. WELT의 향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A.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에서 확장돼 다른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부상하는 시점이 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시점에서 최소한 벨트만큼은 전 세계 누구에게 물어봐도 WELT의 스마트 벨트가 먼저 떠오를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이런 스마트 벨트를 제작하는 것이 엄청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희를 보고 다른 기업들도 자극을 받아 하나둘씩 따라하기 시작해서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산업기반이 데이터나 서비스로 넘어가는 고리를 연결하는 시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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