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터뷰] 실리콘랩스 “4가지 트렌드가 향후 10년 반도체 산업 좌우”
  • 2019-01-08
  • 신윤오 기자, yoshin@elec4.co.kr


실리콘랩스 다니엘 쿨리(Daniel Cooley), 전략 담당 부사장

실리콘랩스가 선정한 2019년 키워드
• 기술 산업의 수직계열화
• 무어의 법칙 종결
• 반도체 스타트업의 재기
• 머신러닝과 AI


반도체 산업은 다른 제조업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변화하는 게 많을수록 변하지 않는 것이 더 많다’는 표현은 이 산업에서만큼은 사실이 아니다. 70여 년 전 트랜지스터가 개발된 이래, 파괴적 혁신의 물결이 이 산업을 변형시켜가고 있다. 나아가 반도체 산업 및 기술 분야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들은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미래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네 가지 주요 트렌드을 살펴보고자 한다.

-2019년 첫 번째 핵심 키워드로 ‘기술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들었다. 배경은 무엇인가.

  
몇 십 년간, 선도적인 기술 OEM 기업들은 종종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시스템 제품에 사용하기 위해 그들만의 집적회로(IC) 부품들을 설계하고 제조해 왔다. 1990년대 초반에는 TSMC 같은 순수 파운드리들이 등장하면서 팹리스 반도체 기업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다음 20년 간 모토로라(Motorola), 필립스(Philips), 미쓰비시(Mitsubishi) 같은 대형 OEM 기업들은 반도체 사업부를 분리시켰고, 독립적인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IC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 이러한 추세는 정점을 찍은 후, 다시 수직계열화 쪽으로 추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 시기 초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이 2008년에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PA Semi를 인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고성능 프로세서들을 설계 및 생산해 자체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애플을 시작으로 새로운 파도가 휩쓸었다. 현재 우리는 업계의 ‘재-수직계열화’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텐센트, 테슬라 및 기타 기술 대기업들은 IC를 반도체 회사에서 사지 않고 직접 만드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는 주요한 이유가 있을텐데.

  
첫 번째로 현대의 사나우리만큼 경쟁적인 환경이다. OEM 기업들은 시장의 경쟁사들이 동일한 반도체에 접근할 수 없도록 그들만의 차별화된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두 번째로, 반도체 기업들이 수직계열화 하면서 많은 반도체 로드맵이 사라졌다. 세 번째로 이 OEM 기업들은 엄청나게 거대하고 막대한 자본력이 있어 내부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소프트웨어 팀이 안정적으로 반도체 역량을 쌓아나갈 만큼의 운영비 지출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반도체 설계의 상당 부분이 ‘인하우스’로 넘어갔다. 몇몇 경우에는 기존의 반도체 기업들이 과거 자신들의 고객이었던 기업과 역량 및 가치 창출 면에서 경쟁하고 있다.

-두 번째 트렌드는 ‘무어의 법칙 종결’이다. 어떤 의미인가.

 무어의 법칙에 따라 트랜지스터의 밀도는 2년마다 2배로 늘어나 더 작으면서도 성능이 더 좋은 반도체들이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공급되어 왔다. 표준 CMOS 기술에 따라 팹리스 반도체 기업들은 군더더기 없는 공급 사슬을 통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어 왔고 문제가 있는 CMOS 트랜지스터에 공학 역량을 쏟아 부었으며 새로운 시장에 맞춰 하드웨어 플랫폼을 적응시켜왔다. 몇몇 반도체 기업들은 최신 트랜지스터 노드 사이즈보다 몇 세대나 뒤떨어진 상태에서도 더 나은 설계도구, 경제성이 뛰어난 테이프아웃(tape-out), 제조 공정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미 몇 년째 우리는 ‘무어의 법칙은 끝났다’는 말을 듣고 있으며, 이에 대한 논쟁도 뜨겁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어의 법칙이 끝나는 날은 영원히 10년 뒤일 거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발전의 속도는 현저히 느려지고 있고, 실현 가능한 마지막 노드는 7nm나 5nm일 수도 있다. 발전의 끝이 다가왔다 해도 희망은 존재할 수 있다.

HP랩스(HP Labs)의 연구자인 스탠리 윌리엄스(R. Stanley Williams)는 최근 “무어의 법칙이 종결되는 것은 컴퓨터의 역사에서 무어의 법칙이 시작된 이래로 일어나는 최고의 일일 수도 있다. 한 시대가 끝난다면 새로운 창의적인 시대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무어의 법칙 종결 시대에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공정기술의 한계를 뛰어 넘는 기업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TSMC, 삼성, 글로벌 파운드리 같은 선도적인 파운드리 업체들은 새로 등장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위한 새로운 기술들을 도입하고 색다른 웨이퍼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의 RAM과 ROM 메모리 기술들은 IoT와 SoC에 필요한 더욱 복잡한 메모리 규격을 충족하며 기존의 SRAM과 플래시를 구식 기술로 만들 수도 있다. CMOS의 고전력 디바이스들이 필요로 하는 CMOS 웨이퍼에 실리콘 카바이드(SiC)나 질화갈륨(GaN) 같은 새로운 소재가 사용될 수도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통해 파운드리들은 반도체 회사들을 위한 생산자 역할에서 벗어나 휴대폰, 자동차, 데이터센터와 같이 대규모 고수익의 최종 소비 시장에 진출할 것이고, 소프트웨어 모델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무어의 법칙이 이미 종결되었든 아직 진행 중이든, IoT 장치들이 발전해 나가야 할 길은 멀다. 다가오는 미래의 IoT는 지난 10년 간 공정 기술 및 반도체 생산에서 이룩한 발전의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세 번째는 ‘반도체 스타트업의 재기’라고 말했는데.

 현재 우리는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놀라운 재기를 지켜보고 있다. 벤처캐피털들은 새로운 반도체 기업들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최근의 M&A 활동들로 이루어진 산업 통합으로 IC 제품 로드맵에 투자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기업의 수는 확연히 적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새로운 영역에 반도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핵심 기술을 혁신하는 스타트업들이 구원투수로 나서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 중 대부분은 중국과 미국 기업들이며, 이스라엘, 스위스, 독일에도 몇몇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또한 미국, 중국, 유럽의 최상위 대학들에서 추가적인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스타트업 활동에서 거대한 도약이 이뤄졌다. 중국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기술 개발에 투자하면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즉, 반도체의 인기는 다시 급등하고 있고 현재는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기에 최고의 시기다.

-마지막 트렌드는 ‘머신러닝과 AI’ 이다.

 머신러닝은 인공지능 산업의 한 분야로, 실생활에서 적용되며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간이 해야 하는 반복적인 작업들 중 실무자들 간 깊은 감정적 교류가 필요하지 않은 대부분의 일들이 인공지능 기계로 대체될 것이다. 예를 들어 로봇 공정 자동화 (RPA)를 이용하면 데이터 입력 및 분석, 대량 이메일 송부, ERP 거래, 파일 저장 등 다양한 범위의 비즈니스 과정들을 자동화할 수 있어 지식 노동자들은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머신러닝으로 IoT도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AI는 자율주행도 가능하게 하며 이동수단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자동차들은 이제 이동형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자동차에 클라우드 데이터를 스트리밍하기 보다는 자동차 내 로컬 인공지능을 활용해 즉각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 자율주행 트럭은 상용차 운전자들의 직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AI는 숙련된 실무자에게는 새로운 여러가지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터미네이터(The Terminator)’ 또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같은 영화들과 달리 우리는 AI를 두려워하지 말고 제어해 나가야 한다. 한 예로, 비영리 AI 연구기업인 오픈 AI(Open AI)는 군대나 구글만이 AI를 독점하는 것이 아닌, 모두가 안전한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네 가지 중요한 트렌드들이 다음 10년 간 반도체 산업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수직계열화 시기를 거치고 있다.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파운드리들에게 안정적인 길이 아니기에 기업들은 경쟁력 유지를 위한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 중이다.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인기가 다시 폭발하고 있으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AI와 머신러닝 분야를 혁신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들이 모두 결합되어 세계 경제에, 우리의 생활과 업무에 혁신적인 변화들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실리콘랩스 어떤 회사
성능, 에너지 절약, 커넥티비티, 단순성에 초점

실리콘랩스(Silicon Labs, NASDAQ: SLAB)는 보다 스마트하고 연결된 세상을 위해 선도적인 반도체,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을 공급한다. 다양한 수상 실적을 자랑하는 실리콘랩스의 기술들은 사물인터넷(IoT), 인터넷 인프라, 산업 자동화, 컨수머 및 자동차 시장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실리콘랩스 엔지니어링 팀은 성능, 에너지 절약, 커넥티비티, 단순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si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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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품   #인공지능   #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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